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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960 vote 0 2009.08.27 (16:27:24)

계를 발견하기
(내부용 글입니다)

구조론은 일단 닫힌계를 성립시키고, 계(동그라미, 에너지 순환의 1사이클 범위) 안에서 스위치 켜기(센터, 주도권)와 짝짓기(밸런스), 역할나누기(포지션)을 차례로 작동시켜 문제를 해결한다.

● 동그라미 만들기(계에 밀도를 주어 에너지 형성)

● 스위치 켜기(에너지에 방향성 부여하여 센터로 결집)

● 짝짓기(밸런스를 이루어 통제가능한 상태 유도)

● 역할나누기(포지션을 통한 우선순위 지정)

● 문제의 해결(침투, 반복, 소멸)

고수는 본능적으로 계가 성립하는 지점을 안다. 계를 발견하는 쉬운 방법은 계가 나설때까지 사건을 키우는 것이다. 불이 났을 때 자기 힘으로 끌 수 없다면 오히려 더 크게 질러버린다.

동네사람이 연기를 보고 달려오게해야 마침내 초가마을 동네가 전소되는 재앙을 막을 수 있다. 형과 아우가 말다툼을 한다면 언성이 높아져서 엄마가 개입하는 지점에서 계가 발견된다.

아기들의 삐치기, 떼쓰기는 상부구조가 개입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건넌방 할머니 귀에 들릴때까지 떼장을 부린다. 판을 키운다. 도박꾼은 상대방이 나가떨어질 때까지 판돈을 올리는 수법을 쓴다.

계는 외부에서 개입하는 지점이다. 정치가들은 외부에 적을 만들어 위기를 조장한다. 필자가 신당을 지지하는 이유도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사즉생의 공멸상황을 유도한다.

다죽기 직전까지 가야 인간들이 정신차린다. 조금이라도 살아날 구멍이 있다 싶으면 그 혼자살길 찾아 헤매다가 오히려 다 죽는다. 한신의 배수진이다. 좋은 군대는 유방이 가져가고 한신은 형편없는 부대를 받았다.

그나마 우수한 병사는 적이 비운 성을 기습하도록 따로 빼돌려 놓았다. 최악의 군대로 최악의 지형에 포진하여 병사들이 생각할수도 선택할 수도 없도록 상황을 단순화 시켰다.

전진하는 길 외에 모든 다른 가능성을 막아버렸다. 병사들이 공격이냐 후퇴냐 망설일 수 없게 한 것이다. 출구를 봉쇄하고 외부에서 타격을 가하면 상황은 극도로 단순해진다.

신사와 양아치가 섞여 있는 방에 강도가 들어와서 총을 들이대면 단순화 된다. 그 죽음직전의 상황에서 다 같은 벌거숭이 인간에 불과하다. 양반도 상놈도 없다. 그 상황이 계에 밀도가 주어지는 순간이다.

보통 김정일이 핵개발하듯 위기를 조성하여 외부세력이 개입하게 한다.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국제사회가 개입하도록 유도한다. 전두환의 학살만행 역시 본능적으로 그 방향으로 간 것이다.

파시스트들의 공격행동 역시 상부구조(공동체, 리더, 국가, 지식인집단)을 개입시키기 위한 본능적인 몸부림이다. 보통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공격,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난다.

현장경험없는 책상물림 지식인들은 계몽되지 않은 하층민들이 무식해서 같은 하층민들끼리 서로 돕지는 못할망정 서로 해치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고 믿지만 그렇게 피상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

햄스터가 동료를 먹어버리는 것은 공간이 비좁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행동이다. 하층민들은 상당히 억울해하면서 자신들의 딱한 처지를 지식인들이 알아주지 못함을 원망하면서, 알아줄때까지 자해행위를 한다.

외국인 노동자 공격은 타자에 대한 폭력이지만 본질에서는 자해행위다. 어린이가 오줌을 싸는 등 자해를 하는 이유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다. 파시스트들의 폭력과 본질은 같다.

인간이 화를 내는 이유도 역시 계를 발견하려는 본능이다. 극도로 화가 난 상태에서 판단력이 높아진다. 미봉책이 아닌 더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게 된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큰 승부에서 이긴다.

위기시에 침착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오히려 내부에 근원의 분노를 감추고 있다. 겉으로 펄펄 뛰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은 오히려 근원의 분노가 없는 사람이다. 분노가 표출되어 소멸되기 때문이다.

분노가 없는 사람이 ‘참으면 돼’ 하면서 참다가 문제해결의 타이밍을 놓치고 혼자 끙끙 앓으며 문제를 악화시킨다. 작은 마찰에서 단서를 얻어 근원적인 대립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문제가 풀린다.

화는 자신의 상태를 외부에 알려 개인의 문제를 모두의 문제로 환원하는 전략이다. 미네르바 혼자 당했지만 결국 모든 네티즌이 당한 것이며, 광주가 혼자 아팠지만 결국 대한민국 전체가 인질로 잡힌 것이다.

근본주의 역시 계를 이용하는 본능이다. 아랍의 근본주의는 극단적인 환경 때문이다.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한 명이 잘못해도 모두가 죽는 비극이 일어난다. 전쟁이 특히 그러하다.

로마에서는 한 명의 병사가 잘못하면 10명에 한명꼴로 추첨해서 죽인다.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가 아니라 그와 무관한 전우들을 죽인다. 한 명의 보초가 경계에 실패하면 죄없는 전우가 죽기 때문이다.

프러시아군이나 흉노족, 몽골군도 이와 유사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모든게 뭐뭐 때문이다’는 환원주의 논법 역시 같은 패러다임에 속한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 맞다. 노무현 물러나니 이꼴 되었다.

앞에서 이야기한(칼럼게시판 - 쪼잔한건 촌스럽다)

● 평균을 끌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뛰어난 1인에 맞출 것인가?

좌파들은 평균을 끌어올리고 우리는 뛰어난 노무현 1인, 김대중 1인에 맞춘다. 음악이라면 한국인들은 모두 함께 노래방에서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를 즐겨한다. 평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미국이라면 노래가 난해해서 따라부를 수 없다. 모두가 베토벤, 모짜르트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준을 높인다는 것은 따라부르지 못하더라도 좋은 청중이 되어 뛰어난 곡을 감상하는 것이다.

● 흑백논리, 이항대립적 사고, 대칭적 사고, 선형적 사고로 교착될 것인가 아니면 깨달음, 통합의 관점, 비대칭적 사고, 입체적 사고로 바깥으로 난 출구를 획득할 것인가?

무뇌좌파들이 전세낸 선형적 사고, 흑백논리, 대칭적 사고는 모두 같은 포지션을 가지려 한다. 모두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음치에게도 억지로 노래를 시키려 한다.

이건 수준이 낮은 거다. 반드시 포지션 간에 충돌이 일어난다. 사태는 교착되고 만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비대칭적 사고는 단계를 두어 포지션을 나눈다. 부를 사람 부르고 들을 사람 듣는다.

공격수는 드리블이요 수비수는 마크요 따로간다. 각자 역할을 찾아 따로가므로 지휘자 1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우리가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지휘자 1인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뛰어난 리더가 있으면 개인의 자유도가 커진다. 리더가 없으면 평균에 맞추어야 하므로 자유를 잃는다. 인물 필요없고 정책이 중요하다지만 그 정책에 맞추려면 딜이 안되므로 개인이 자유를 잃는다.

인물은 딜을 성사시키므로 정책에 맞출 필요없다. 말하자면 사건의 시작과 끝 사이의 간격을 크게 하여 일괄타결로 가는 것이다. 시점을 잘게 쪼개어 행동대 행동원칙으로 가면 교착되어 진도 안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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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09.08.28 (01:05:57)

와..... 날마다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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