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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760 vote 0 2009.06.26 (15:24:36)

이상적인 조직이란 무엇인가?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라는 책을 접하고 있다. 번역의 박철현은 서프라이즈와 오마이뉴스에서 활동했던 그 박철현님으로 짐작된다.          참조할만한 링크는 ->       http://blog.daum.net/chamkkaegoon/7924179

일본인 전문가 6명이 2차대전의 패인을 현대 기업경쟁에서도 중요한 ‘조직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양차세계대전은 물량 위주의 소모전으로 진행되었다. 자원이 부족한 일본군의 패배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단지 물량이 부족해서 진 것만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미군에 비해서 일본군은 조직이 약했다. 말단 병사와 하사관, 초급장교는 강했는데 윗대가리 간부들은 대체로 썩어 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연이은 승리에 도취된 일본군이 1차대전에 참여하지 않아서 시류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일본군 조직 내부에서 스스로 자기혁신을 이루지 못한 것이 패전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피상적 관찰이다. 근본을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 보면 일본은 여전히 근대성의 세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라는 개념을 이해하지도, 거기에 적응하지도 못하고 있다.

미국에 비해 일본은 조직이 약하니까 조직을 강화하면 된다? 천만에! 일본조직은 세계최강이다. 전후일본경제의 급속한 발전은 조직의 힘에 기댄 것이다. 일본이 망하는 이유는 오히려 지나친 조직의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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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주목할만한 대목은 미국의 군사조직, 기업조직은 연역적 구조인 반면 일본의 군사조직, 기업조직은 귀납적 구조라는 대목이다. 연역논리 예찬이라 하겠다. 문제는 이 책이 철저한 귀납관찰 위주라는 점이다.

일본인들은 자기네의 단점을 정확히 알아냈지만 그 단점을 스스로 시정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연역논리 하면 구조론이다. 구조론을 모르면 결코 연역할 수 없다. 하려해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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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기는 하나.. 이 책을 본 필자의 소감은.. 여전히 일본인들은 패전의 원인을 모르며 자기부정에 약하다는 점이다. 책 내용에 일본인들이 자기부정에 약하다는 말이 수도 없이 반복되지만.

반성한다며 쓴 책에 제대로 된 반성이 없다. 패전의 원인으로 내놓는 것이 대부분 과도한 정신주의(과학적 군사운용없이 정신력만으로 이긴다는), 내부에서 반목하고 젊은 지휘관이 수시로 항명하는 맹랑한 지휘체계,

어처구니없는 작전지시(구체적인 작전지시 없이 황군의 사명이라거나, 건곤일척의 승부라거나, 천우신조 어쩌고, 성패초월 따위 추상적인 단어만 나열.) 임무도 알려주지 않은채 후퇴는 없다, 무조건 돌격.

육군의 19세기식 총검돌격전술 집착과 해군의 거함거포주의, 조직 내의 보수적인 연공서열문화, 공격력만 극대화한 제로센의 방어력취약 등 한가지 장점만 극대화하는 전술 따위다. 개별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건 잡다한 것이다. 총검돌격전술은 초반에 약한 중국군을 상대로 재미를 봤고, 거함거포주의는 어차피 미국과 물량위주의 소모전으로 가면 승산이 없으니.. 거포 한 방으로 끝내는 단기결전을 꾀할 수 밖에 없다.

당시 일본의 입장은 일격으로 충격을 준 후 유리한 조건으로 강화를 맺는 것이었다. 거함거포에 의한 단기결전은 한번 해볼만한 도박이었다. 어차피 일본 단독으로 미국을 이길 수 없으니..

기적이 일어나서 독일이 러시아군 섬멸하고 대서양에서 미군을 붙잡아 주든가.. 혹은 어수룩한 미군이 공중정찰을 전혀 안하고 있다가 함포대결에 유인되어 몰살되어 주든가 등으로 기적을 바란 것이다.

판돈이 적은 도박꾼은 모험할 수 밖에 없다. 판돈이 없는데 조금씩 잃어주면서 상대방의 허실을 엿본다든가 따위 여유부리기는 상상할 수는 없다. 무조건 블러핑해서 올인해놓고 상대가 낚이기를 기대할 밖에.

애초에 잘못된 전쟁이고 이기는 방법은 기적 밖에 없으며,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서 진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기적은 거의 일어날 뻔 했다. 러시아가 초반 6개월에 500만 병력을 잃었는데 그대로 항복했다면?

유럽은 독일이 석권이다. 미국은 대서양에서 발목이 잡혀 일본과 휴전을 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작전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이 비판한대로 일본이 조직의 단점을 시정하고 잘했다면 이겼을까?

천만에! 단지 패배의 시점을 앞당겼을 뿐이다. 일본식이 틀렸고 미국식이 옳다는건 미국이 하는대로 일본도 따라하면 된다는건데, 일본과 미국과 똑같은 전술로 가서는 어차피 생산력 경쟁에서 게임이 안 된다.

일본은 독일이 항복한 시점에서 전쟁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일본해군의 작전은 미끼함대를 풀어서 적의 대함대를 필리핀 레이테만 안쪽으로 살살 유인한 다음 거함거포로 몰살시켜서 한 방에 끝내는 거다.

이게 이순신 전법이다. 일부 성공할 뻔 했다. 구리타함대가 막판에 머뭇거려서 완패한 것인데, 그때 돌격하여 부분성공을 거두었다면? 그게 더 위험하다. 그런 식의 우연한 승리는 착시를 심화시킬 뿐이다.

일본군은 어차피 도박이었고 거함거포주의는 잘못된 전략이지만 그래도 그게 도박이므로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주어서 전쟁을 오래 끈 것이다. 초장에 다걸기 했다면 초장에 박살나고 44년에 항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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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패전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일본은 근대국가가 아니라 봉건국가였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서구의 기술을 빌려왔을 뿐 내용은 빌려오지 않았다. 이 책은 조직의 관점, 경영의 관점에서 쓴 것이다.

거품경제 몰락으로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에서 다시 ‘미국을 배우자’ 하는 바람이 불 때가 되었다. 결국 미국의 조직이 일본의 조직보다 뛰어나다는 결론. 그러나 그게 될까? 천만에!

봉건국가와 근대국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강한 개인’에서 찾는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개인의 경쟁력이다. 서구의 농부라면 ‘우리집 치즈는 이렇다’인데 한국농부는 아직도 ‘나도 치즈 만들줄 안다’이다.

그 차이다. 개인의 경쟁력이 상승해야 한다. 이 책은 일본인의 조직이 서구의 조직에 비해 열등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직집착을 보이고 있다. 나는 말한다. 일본인 개인이 열등하다고.

개인기가 안되는 일본팀이 조직력만 가지고 월드컵 16강 못가듯이 -조직력 하나는 일본팀이 20년 전부터 최고- 개인의 약점을 조직의 힘으로 커버하려 하는 한 일본은 절대 서구를 따라잡을 수 없다.

지금 일본의 위치 - 그게 조직력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계다. 결국 개인이 강해야 한다. 물론 한국인들은 ‘개인 대 개인’으로 붙으면 일본보다 낫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개인이 강하다는 것은 개인이 자기 신뢰를 가진다는 것이다. 자기 신용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미학적 관점에서 자기스타일을 꾸려간다는 것이다. 이건 결국 문화의 문제다. 문화의 나무는 서서히 자란다.

로버트 그린의 ‘권력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사람들은 절대 말로 설득하려 해서 안 된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배웠다는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과학계 내부의 경쟁에서 진실이 승리하는게 아니라.

대결하고 있는 두 그룹 중에서 어느 한쪽이 다 늙어죽으면 대가 끊어져서 상대방 그룹이 승리한다. 많은 과학적 성과들이 과학계 내부에서 공격받고 좌절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진실을 밝히면 많은 제자들이 모여든다.

결국 새로운 쪽은 제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드는데 비해 반대쪽은 전부 늙어죽어서 겨우 게임이 끝나는 것이다. 이 정도로 인간은 말을 안듣는 존재이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한쪽이 늙어죽어야 문화가 바뀐다.

필자가 밝히려는 핵심은 근원의 경쟁력은 문화이며 문화는 개인의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며 교육이나 조직은 그 문화의 일부인 거다. 한 집단의 문화수준은 그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이 가진 신뢰의 총합이다.

일본군이 패전한 진짜 이유는 계속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우선 노몬한 전투에서의 패전을 감추었다. 일본인들은 원자폭탄 맞고 전쟁이 끝나고서야 1939년에 2만명 이상이 만주에서 몰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드웨이 패전도 승전으로 둔갑했다. 그 이외에도 무수한 거짓보고가 있었다. 국민 개개인을 바보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래서는 경쟁력이 생길 수 없다. 문제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이다.

중국도 거짓공화국이다. 모택동의 대약진운동 때 농촌에서는 수천만명이 굶어죽었는데도 정작 모택동은 모르고 있었다. 거짓보고가 일상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국인구도 몇억인지 정확하지 않다.

중국관료의 거짓말관습은 오래되었다. 청나라 때 복건성이나 광동성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이것이 북경까지 전해지는데 최소 3개월이 걸린다. 한족관리들이 만주족 병사들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제가 알고 군대를 보낼때쯤은 이미 전투가 종결되어 있다. 그래서 만사 늦을수록 좋다는 만만디철학이 생겨난 거다. ‘늦을수록 좋다’는 논리가 ‘속일수록 좋다’는 논리로 발전한다. 청나라는 거대한 거짓의 성을 쌓다가 붕괴했다.

왜 아시아에 연고주의, 정실주의, 학벌주의, 지역차별, 성별차별 이런게 있을까? 거짓 때문이다. 서로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뿐이다. 중국은 아직도 회사는 가족이 하는 걸로 되어 있다.

세계로 뻗어나간 차이나타운도 가족공동체 위주로 조직되어 있다. 중국음식점이라도 열려면 장로들의 회의를 통과해야 하고, 그러려면 유력한 장로의 사위가 되어야 한다. 정략결혼을 해야 점포라도 구한다.

대만에 대재벌이 없는 이유는 역시 가족주의경영 때문이다. 중국의 향진기업도 역시 가족개념이다. 중국당국에서 재벌을 키우려고 독려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믿을건 가족밖에 없다는 한계를 넘으려면 재벌을 키워야 한다.

일본은 일찍부터 재벌을 키웠지만 역시 봉건영주가 그 자산을 가지고 그대로 재벌로 변한 것이므로 여전히 가족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족은 믿는다. 가족이 아니면 배척한다. 그럴때 유사가족이 발생한다.

학벌가족, 연고가족, 지연가족, 혈연가족, 교회가족. 이러다가 망하는게 아시아다. 이명박 역시 교회가족 수준으로 정부를 꾸리고 있다. 이건 코드정치도 아니고 그 이하의 패거리정치다. 한 줌도 안 되는 패거리.

조직의 문제에서 가장 큰 본질은 좋은 인적자원의 확보다. 그 다음이 내부소통을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 획득이며 그 다음은 외부와의 개방이다. 우선 인적자원이 우수해야 한다.

일본군은 사병이 강했지만 이는 반복훈련으로 교육시켜서 그런 것이다. 즉 조직된 사병이 강한 것이지 사병 개개인의 의식수준은 미군보다 훨씬 낮았다. 이건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다.

히딩크의 정신력과 한국의 정신력은 개념이 달랐다. 히딩크가 말한 정신력은 개인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종합적으로 상황을 처리하는 여유인데 한국의 정신력은 독기품고 죽고살기로 달려드는 거다.

결국 일본군의 조직정신력은 강했지만 개인정신력은 약했다. 우선 신뢰가 없었다. 그들은 조직된 패거리로 기능할 때만 강했고 이 경우 조직을 통제할수 있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관성의 법칙이 생겨난다.

일본군이 진 이유는 후퇴할 경우에 대비한 전술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후퇴하는 군대는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을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만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다.

후퇴는 그 자체로 내부분란의 소지가 된다. 책임소재 때문에. 그러므로 무조건 돌격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전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다. 일본이 패한 원인은 인적자원이 함량미달이었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 돌파하려 했지만 말단병사나 하사관 교육만 열심히 했을 뿐 우수한 장교를 양성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불신에 따른 연고주의, 가족주의다. 국가를 거대한 가족공동체로 본 것이다.

가족들에게 애정과 신뢰를 보내고 가족이 아닌 이방인에 대해서는 배척과 차별로 나타난다. 결국 가족처럼 행동하다보니 공과 사의 기준이 무너졌다. 가족 안에서는 철저한 신뢰 가족 밖에서는 철저한 불신.

결국 속임수와 거짓이 만연했다. 조직을 살리는 방법은 조직을 귀납적 구조가 아니라 연역적 구조로 꾸리는 것이며 이것을 가능케 하려면 우수한 자원을 양성해야 한다. 개인이 신뢰가 있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를 모으면 되는데 신뢰가 없으므로 믿을만한 가족, 믿을만한 후배, 믿을만한 지역연고 안에서 자원을 구하다보니 결국 망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조직이 약해서 진 것이 아니라 조직에 의존하다가 졌다.

열등한 자원을 매우 교육시키고 밤낮으로 훈련시켜서 이길 수 있다는 망상은 버려야 한다. 타고난 천재를 발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의 문화, 신뢰의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개인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처음보는, 언어도 문화도 성별도 지역도 다른, 일체의 연고가 없는 사람을 완벽하게 믿을 수 있을 때 진짜 조직은 탄생한다. 그것은 이심전심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되지 않은 조직이다.

개개인이 신뢰를 축적하고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합리적인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강한 개인이 되어야 한다. 하여간 이 책은 중요한 대목을 짚고 있으나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여전히 조직의존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06.26 (16:54:06)

존재와 팀플이 가능한 조직.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06.27 (05:39:28)

1.인재확보==> 2. 내부소통 ==> 3. 외부와의 연결통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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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관계 가능하지 않을까? 술먹고 형 동생 하지 않아도

차한잔 두고도 천하를 얻은것 같은 그런 관계 가능하지 않을까?

답없는 논쟁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해결책 가지고 어께 맞대고 토론할

그런 벗 존재하지 않을까?

조직을 이야기하지만, 그건 신의 본령을 '전이'한 '문명'

우리 문명이 우리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이 필요한것.

간단한바, 조직의 효율성만을 외치는 자는 거짓말쟁이.

혼내고 다그치더라도, 먹여놓고 훈련시켜야하는법.

그리고, 그 훈련은 다분히 연역적이어야하고, 논리적이어야 하지.

교육을 이야기하지만, 교육의 핵은 '논리학'과 '수학'.

그걸 '컨트롤'하는 구조론은 김동렬 선생이 끝까지 가기로 했으니,

그걸로 천하를 얻은 느낌이네.

다만, 각자의 위치에서 그 구조의 적실함과 적용가능성을 펼쳐보일뿐.

다시 돌아와, 그렇게 마주하고도 마음 뿌듯한 그런 벗이 있다면

그런 사람과 함께 사회를 살아간다면,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6.27 (09:07:15)

이 글의 골자는
우선 자원의 질이 낮고
그 질을 하루 아침에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원의 질이 낮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소.
그것은 문화의 나무를 키워가면서 점진적으로 달성되는 것이오.

자원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그 그룹 중 가장 수준이 높은 사람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오.
그것이 문화고 양식이고 현대성이오.
징기스칸 알렉산더 한니발 이순신이 해낸 것.

일본군은 시골 농부들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쳤지만 그건 쓸데없는 짓.
모든 병사가 그 부대의 가장 뛰어난 장군과 수평적으로 대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오.
그것이 가장 유능한 조직이오.

일본군은 시골 멍청이들을 억지로 가르쳐서
무조건 돌격밖에 모르는 단세포로 만들어 놓았소.
그러니 그 병사들에게 차마 작전상후퇴라는 말을 못 꺼내고
그 병사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만 작전을 짜다보니 동선이 읽혔소.

후퇴를 말하는 순간 와르르 무너진다는 두려움.
그만큼 서로간의 불신이 강했다는 거.

이순신이 후퇴를 말하면 질서정연하게 울돌목까지 후퇴하여 반격을 준비하지만
원균이 후퇴를 말하는 순간 아수라장이 되어서 그 시점에 전투 끝난거.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06.27 (11:48:10)

미국 NBA가 잘 나가는건, ...
마이클 조던만 덩크슛하는게 아니라,
이름 없는 대학의 어느 플레이어도 덩크슛이 가능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어느 이름없는 흑인 농구선수가 덩크슛을 넣기 전에는, 미국 농구게임에서
덩크슛은 평론가들의 암묵적인 금기사항이었을겁니다.

누군가, 끝까지 그것을 보여주었고, 룰상에서 그것이 안착되었던거죠.

내부의 논리구조 (리그의 전체적인 규칙)은 놔두고,
뉴욕 뒷골목의 길거리 농구건, 미 대학농구단의 짜여진 농구건,
이탈리아 프로리그의  베테랑선수건, 아님, 중국 10억인구중의 타고난 야오밍이건

그 리그 내에서는 충분히 소통되게 하는겁니다.
저는, 야오밍이, 휴스턴 로케츠 선수들과 언어가 소통되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워할수 있다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렇게 '연결'될수 있다는게 깊은 인상이었죠.

오해하는데,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고 1번이겠죠.
하지만, 2번으로 리그자체를 유지하려는 신뢰의 투자구조 2번도 중요합니다.
그게 되어야, 신뢰하고, 후속세대들이 따라옵니다.
그리고, 언제나 내부의 모순은 외부에서 해결책이 오므로,
외부로의 소통이 갖춰져야합니다.

NBA는 그부분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 추종이 절대 아니라는것은 아실테구요., 구조자체만 건조하게 보고 있습니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06.27 (18:06:25)

오타인듯.

'우수한 인재를 모으면 되는데 신뢰가 있으므로 믿을만한 가족, 믿을만한 후배, 믿을만한 지역연고 안에서 자원을 구하다보니 결국 망하게 되는 것이다.'

===> 없으므로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6.27 (21:23:42)

감솨~ 고쳤음돠.
[레벨:0]매력

2009.06.27 (21:41:44)

그렇군요. 미국하고는 전력, 자원, 과학적사고, 문화 상대가 안된다는 입장이었는데 뭐 이런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순신은 정부지원도 없고 함대도 턱없이 부족한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해냈군요. 객관적 전력이란게 늘 이기는건 아닌가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09.06.27 (21:53:05)

 이심전심에 의해 움직이는 강한 개인들이 활짝 제 스타일을 꽃피우고 소통할 수 있는 조직되지 않은 조직.

지난 세월 속에 본의 아니게 책임있는 위치에서  조직의 생존을 항상 고민해 왔었는데...
일정부분 위기를 해결하기는 했으나 더 나아갈 수 없는 한계와 괴로움.
성공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싶었지만 수많은 성공담과 신화가 넘쳐도
자신을 극복하고 자기로부터 출발할 수 있는 원리는 읽혀지지 않았었는데...

아무님의 모습과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깨닫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불안증에 떠는 소아적 이기심에서 벗어나 권력을 나누고 내려놓을 수 있는 신뢰의 실험.
그 신뢰의 바탕이 되는 세상을 상대하는 건강한 자존감.

문화와 민주의 자원이 성숙되지 않은 나라의 백성들이 선구자를 죽음으로 내몰수 밖에 없었지만...
그가 뿌린 씨앗을 퍼트리고 키우는 일이 계속 이어지겠죠. 이어질 수 밖에 없겠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6.27 (23:54:06)

제가 지식인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이 불신의 게임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차대전 말기의 일본 대본영 분위기. 서로를 불신하고.. 체면 뭐 이런거 따지고 합리적인 결정보다는
분위기를 따라가는데.. 그 분위기는 일본말로 공기라고 하는건데(책에)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어도 어차피 상대를 설득할 수 없으므로
설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는 거.. 예컨대 해군과 육군이 서로 후퇴하자는 말을 못 꺼내고
상대방이 후퇴하자고 말할줄 알았지 .. 이러고 우왕좌왕.. 용기있게 말하는 사람은 없고
진실을 말하면 단결을 해친다 그러고 ..
결국 우리나라 지식인은 노무현이 옳다는거 알면서도 그러한 흐름에 빠져 있었던 거죠.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 거죠.
그런 조직은 당연히 망하는 거. 왜? 진실을 말하지 않으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09.06.28 (10:04:28)


각자 내부속에서 막을 수 없을만큼 스스로 분출(몸으로 부딪혀 깨닫는...)되어 나오는 에너지. 
그 에너지 하나하나(개인)가 큰 숲을 이루어 가는 것.



구조론- 에너지와 구조

산계곡.jpg
에너지와 구조

산과 강은 다르지만 큰 산을 뒤집어 보면 거기에 큰 강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숨어 있는
구조가 드러나 보인다.
이렇듯 구조를 알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만큼 시야기 넓어지는 거다.   



콩밭.jpg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어지고 있지만 물질 속에 구조가 있다.
그 내부 구조는 보이지 않으므로 에너지라 한다. energy는 안(en)에서+일(ergy) 한다는 뜻이다.

보이지 않는 안쪽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 물질은 질》입자》힘》운동》량의 다섯구조를 가진다.
다섯 가지 일을 한다. 이들이 각각 맡아서 하는 일을 모르므로 막연히 에너지라 일컫는 것이다.

●질- 물질: 에너지의 장- 순환/비순환 결정
●입자- 인력: 위치 에너지-분할/비분할 결정
●힘- 척력: 팽창에너지-가역/비가역 결정
● 운동- 변화: 운동에너지- 연속/불연속 결정
●량- 정보: 바닥에너지- 반복/비반복 결정

구조론은 에너지가 하는 일을 규명한다. 그것은 '결정'이다. 물질은 순환》분할》가역》연속》반복의 다섯을 결정한다.
각각의 단계에서 판정하여 판정하여 YES면 계속하고(↓), NO면 상위 단계(↑)로 이첩시킨다.

●질- 결합한다- 순환↓ -비순환↑ 결정
●입자- 독립한다 -분할↓ -비분할↑ 결정
●힘 -교섭한다- 가역↓- 비가역↑ 결정
●운동- 변화한다↓ - 연속- 불연속↑ 결정
●량- 침투한다 -반복↓ -비반복↑ 결정


인간이 실제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운동에너지다. 바닥에너지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사용할 수 없다.
밖에서 일을 투입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시킬수 있으나 그 자체로는 사용할 수 없다.

사용할 수 있는 형태는 질》입자》힘》운동》량의 일방향뿐이다. 그 역은 사용할 수 없다. 물질을 위치에너지로,
위치에너지를 팽창에너지로, 팽창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켜 운동에너지만 사용할 수 있다.

최종단계에서 운동에너지를 정보로 변환시키는 것이 에너지의 사용이다. 우리가 실제로 얻는 것은 정보다. 값이다.
우리는 에너지를 빛이나 열이나 소리의 형태로 정보로 변환시켜 사용한다.

밥은 먹지만 실제로는 칼로리를 먹는다.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믿지만, 에너지는 밥을 뜨는 숟가락의 역할이고
실제로 인간이 먹는 것은 칼로리가 아니라 정보다.data다. 최종단계에서만 실제로 사용된다.

정보는 1회 사용될 뿐 계속 사용할 수 없다. 숟가각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고 밥은 1회용으로 사용되는 정보다.
밥은 먹어서 없어진다. 양은 침투한다. 정보는 소비되어 완전히 사라진다. 

운동에너지만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나머지 물질과 위치에너지, 팽창에너지는 그 운동에너지를 유도하는 절차다.
최종단계에의 양은 침투하며 그 침투대상에 붙잡혀 있기 때문에 재사용되지 않는다.*****

물질, 에너지, 정보는 같으면서도 다르다. 물질은 덩어리로 본 것이고,
정보는 낱낱이 해체해서 본 것이고 에너지는.... <에너지와 구조론-김동렬>에서 옮기다.

여기까지만 옮겨 적으며 더 궁금하신 분들은 구조론 책을 참조하세요...^^


'에너지와 구조론'을 읽은 후, 사과(씨), 호박(씨), 콩(씨).... 이런 식으로 이 글을 생각해 보았다.(얼토당토않은 접근이겠지만)
일상에서 막연하게 에너지, 에너지라고 쓰는, 그 에너지가 이 글을 읽는 순간, 더 강하게 메아리쳐 온 기분이다.
나는 구조론을 이렇게 공부하고 있다. 우선 책이 보이면 바로 아무곳이나 펼친다. 그리고 본다. 보다가 전화도 받고 
일어나 컴도 하고... 밥도 하고 여하튼 나의 일에 몰두 하다가도 본 적이 많다. 어려운 부분은 눈으로 훑고 그냥 지나쳐간다.
다시 나오면 반복해 본다. 별도로 시간을 내서 공부한다는 말은 하나의 게으름이라는 생각,  언제 어디서건 보이면 본다.
이렇게 해서 어디나 대입시켜 생각해보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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