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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940 vote 0 2013.05.16 (00:12:20)

 


    자투리글 모음입니다.


    생각하는 수준의 3단계


    (전략) 무지한 자의 맹목적 긍정주의 혹은 맹목적 낙관주의는 경계되어야 한다. 미국식 자기계발서나 질 낮은 처세술 서적이 저급한 맹종주의를 퍼뜨린다. 그들은 고립된 개인으로 존재하며 엮임을 지배하는 거대 시스템에 이용당한다.

 

    ◎ 맹종주의 - 맹목적 긍정과 낙관은 지양되어야 한다.
    ◎ 비관주의 - 고립된 서생의 회의와 비관은 극복되어야 한다.
    ◎ 비판적 긍정주의 - 비판적 긍정, 근원의 낙관이 정답이다.


    조금 아는 자의 회의주의와 비관주의도 극복되어야 한다. 그들은 현장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급변하는 현장과의 엮임을 상실하고 서생의 골방에 유폐되어 있다. 그들의 비관은 객관적인 현실진단이 아니라 사사로운 신세한탄이다.


    올바른 태도는 비판적 긍정주의이며 근원의 낙관주의다. 우리는 긍정하고 또 낙관해야 하지만 의심과 비판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리로 하여금 낙관하게 하는 힘은 현장과의 엮임에서 얻어진다. 엮임은 부단히 재조직되어야 한다. 잘못된 엮임을 끊어내고 바른 엮임을 창의하는데 우리의 희망이 있다.


    직관의 방법


    (전략) 아이가 문법을 아는 이유는 언어로 소통하는데 성공한 경험이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축구시합에서 국가대표팀이 이겼을 때 환호한다. 내가 환호할 때 친구도 환호한다. 둘이 동시에 환호하고 있음을 발견했을 때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그 순간 이심전심에 의한 소통이 일어났다.


    그 장면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그와 같은 패턴은 반복된다. 연주자는 화음에서 그러한 하이파이브를 발견하고 시인은 대구對句에서 하이파이브를 발견하고 축구선수는 원터치패스에서 하이파이브를 발견한다. 어떤 일치의 지점에서 일의성이 포착된 것이다.


    진리를 탐구하는 수단은 엮임이다. 엮임의 포착은 일의성이다. 일의성이 나타나는 장면은 일치다. 음악이면 화음의 일치, 그림이면 구도의 일치, 문학이면 대구의 일치, 사격이면 탄착점의 일치, 사랑이면 키스의 일치, 친구면 취미의 일치, 모든 일치의 지점에서 인간은 전율한다.


    일치로 소통한다. 소통에 성공할 때 짜릿하고 흥분된다. 좋은 음악을 듣거나 걸작을 감상할 때 가슴 벅차오르는 느낌에서 인간의 직관은 형성된다. 그 직관을 생각에 활용해야 한다.


    연주자가 전율했던 기억을 잊어버린다면, 타자가 타격밸런스가 맞았던 때의 기분좋은 느낌을 잊어버린다면, 투수가 컨디션이 좋을 때의 느낌을 잊어버린다면, 시인이 호연지기를 느꼈을 때의 느낌을 잊어버린다면 창의할 수 없다.


    뇌가 있어도 써먹을 수 없다. 뇌는 그 순간의 전율을 불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 전율해야 하고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해야 하며 필요한 때 그 느낌을 다시 불러내야 한다. 그것이 직관이다.


    ◎ 전율하라.

    ◎ 기억하라.

    ◎ 불러내라.


    문제는 그 직관의 모형이 여럿이라는 데 있다. 그 중에는 고급한 모형도 있고 저급한 모형도 있다. 고급한 모형은 복잡한 생각에 이용되고 저급한 모형은 단순한 생각에 이용된다.


    어느 모형을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하는게 중요하다. 깨달음이라는 고급모형을 적용해야 할 사안에 흑백논리라는 단순한 모형을 적용하는 데서 실패는 일어난다. 물론 사안이 지극히 단순하다면 단순한 모형을 사용해도 된다. 새누리당의 실정을 응징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이슈에 이중의 반전을 담아내는 고도의 복잡한 모형은 필요없다.


    직관이냐 반응이냐

 

    ◎ 동물 – 대상의 반응에 대응하는 패턴으로 뇌를 사용한다.
    ◎ 인간 – 대상의 반응이 없더라도 상상을 통해 스스로 반응을 생산한다. 대상이 반응했을 때의 전율하는 느낌을 불러와서 설레임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인간은 직관한다.


    (전략) 사람이라도 인격이 모자라는 사람은 동물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들은 상대가 먼저 움직일 때에 한해서 거기에 대응하는 방법으로만 자기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자신이 능동적으로 사건을 계획하거나 상황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끝없이 가만있는 상대를 자극하는 공격행동을 한다. 보수주의가 그러하다. 젊은이는 상대적으로 설레임의 크기가 강하고 더 많이 상상하므로 진보적인 경향을 보인다. 젊은이가 더 직관의 방법으로 사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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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연한 낙관이나 비관, 혹은 긍정이나 부정의 태도는 사건의 복잡성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는 선동렬이나 이만수가 '너희는 왜 나처럼 못하느냐'고 다그치는 것과 같습니다. 선동렬이나 되는거고 이만수니까 되는거죠.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에 써먹는 낙관주의, 긍정주의가 그렇습니다. 성공사례를 열거하지만 그 사람들이니까 되는 거죠. 아는 사람은 낙관할수록 흥하고, 모르는 사람은 낙관할수록 망합니다. 우리는 개인으로 안 되고 팀으로 이겨보여야 합니다. 맹목적 낙관과 긍정은 개인플레이입니다. 팀으로 이기려면 비판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진정한 낙관은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입장, 오늘 하루의 낙관이 아니라 역사 전체로 본 낙관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관하고 긍정하기 위하여 한 단계 더 위로 올라서야 합니다. 밖에서 깨지고 와서 집안에서 가장노릇 한다며 군기잡기 곤란합니다. 한국에서 졌으면 밖으로 나가 세계에서 이겨보여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pinkwalking

2013.05.16 (00:22:48)

전.

기.

불.

 

켜라.

[레벨:10]다원이

2013.05.16 (00:31:54)

기승전결의 '기'의 입장은 연역의 위치이므로 수동형 말을 하면 안됩니다. 능동형으로 말해야 합니다. '극복되어야 한다' 따위는 아니죠. '극복해야 한다'라고 해야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5.16 (01:07:46)

문법에 안 맞는 엉뚱한 시비입니다.

이명박은 매장되어야 한다가 맞지 

이명박을 파묻어야 한다가 맞습니까?

누굴 살인범 만들려고?

맥락을 보고 말씀하세요.

본문의 '되어야 한다'는 모두 적절한 표현입니다.

주어가 무지한 자인데 능동으로 쓰면 내가 무지한 자로 됩니다.


[레벨:10]다원이

2013.05.17 (09:52:39)

요즘 신문 방송 할것 없이 무분별한 수동형 문장, 엉터리 사역형 문장의 남용 사례가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말이 바로 서야 하는데, 이런 현실에 무지 화가 납니다. 저의 까칠한 표현에 맘 상하셨군요~
[레벨:10]다원이

2013.05.16 (00:43:59)

구조론에서 느끼는 강한 임팩트 중 하나는 '기'의 입장. 어떤 사건에 반응하는게 아니라 사건 그자체의 시초의 입장에 선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사건입니다...!!
[레벨:30]스마일

2013.05.16 (09:46:52)

오늘 아침 하늘은 푸른 바다를 닮았다.

버스 창 위로 보이는 하늘에

하얀 손수건을 담구면

푸르 게 물든 것 같은 파란 하늘이

허공에 걸려 있었다.

 

김환기.jpg

 

위의 김환기화백의 그림처럼 푸른 하늘

태초에 우주가 태었났을 때의

시공간으로 불러들이는 하늘이

오늘 아침의 출근 길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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