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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867 vote 0 2002.12.11 (09:34:56)

사람 사는 곳엔 우연한 인연으로 잠깐이나 또는 일생동안 관계가 유지되듯 외람된 소리지만 캐나다 노무현 후원회를 만든 동기가 있다는 필자는 영원한 상처를 지울 수 없는 일이 있다.

지금부터 34년전 1968년 초봄 창원 신병훈련소에서 신병훈련을 끝내고 동부전선 을지부대(당시 12사단)로 배치돼 복무하는 동안 얼마 후 훈련소 동기인 노무현씨가 같은 부대로 전출 왔다.

전병부대에서 이럭저럭 졸병생활을 엮어가며 시간이 흘러 제대를 얼마 안 남기고 사소한 일로 필자는 뒤집어쓰고 2개월 간 영창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

졸병이 군 감방에 들어가면 표현하기 조차 힘든 처절한 입장에 되는데 이때 동기인 노무현 상병이 이리뛰고 저리뛰다 직송상관부관을 변호인으로 내세워 군법회의때 열변 덕분에 다행히 남한산성에 가지 않고 집행유예로 풀려나 제대를 할 수 있었다.

제대 후 헤어져 필자는 복학을 해 졸업하고 기술 3급으로 대한석탄공사에 근무하다 괜찮은 직장 팽개치고 1978년 이민와 공장을 다니다 편의점을 시작할 무렵 5공 청문회가 열렸다.

그때 10여년이 지나 TV에서 노무현씨를 접했을 땐 벌컥 군대 생활이 떠올라 한없는 눈물을 흘린 것은 지금까지 필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위의 사실은 필자 개인적인 일이었지만 같은 졸병으로서 심한 곤궁에 처한 동기를 살려 무사히 제대를 할 수 있게 발버둥친 노무현씨는 이후 힘없는 사람들의 인권을 대변하는 일이며, 기업이나 단체의 골칫거리 문제만 터지면 스스로 몸을 던져 풀어가는 천상 하늘이 내린 사람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위 글은 군대 동기인 고천석(캐나다 거주)씨가 지난 12월 2일자 중앙일보 미주판 독자 투고에 실은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 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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