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56 vote 0 2024.03.06 (17:58:16)

    구조론은 수학이다. 우리가 사물의 숫자는 알아도 사건의 숫자는 모른다. 사물의 많고 적음은 헤아려도 사건의 맞물려 있음은 헤아리지 못한다. 헤아린다는 것은 쌓인 것을 풀어서 보는 것이다. 풀어서 헤아릴 줄은 아는데 반대로 맞물리게 쌓을 줄은 모른다.


    푸는 것은 수학이고 풀린 것은 과학이다. 우리는 풀어서 보는 과학적 사고를 배운다. 사건은 맞물려 차원을 이룬다. 낮은 차원의 문제는 높은 차원에서만 풀린다. 풀어서 보는 과학적 사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사건의 맞물림을 보는 차원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


    과학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다. 비판적 사고는 숨겨진 복잡성을 드러낸다. 풀어 헤쳐진 것을 헤아리므로 복잡할 뿐 다시 쌓으면 통합되어 단순하다. 차원적 사고는 직관적 사고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설명하는 직관적 사고방식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수평에서 막힌 것은 수직에서 타개된다. 수직을 보려면 초월자의 눈을 얻어야 한다. 손님은 수평구조의 밖에 있고 주인은 수직구조의 안에 있다. 안을 보려면 주체자의 눈을 얻어야 한다. 안에 가두면 수직이 만들어져 더 높은 차원의 세계로 가는 문이 열린다.


    바둑돌 밖에서 움직이는 전술은 수평에서 교착되고 바둑판 안에서 움직이는 전략은 수직으로 타개한다. 전략은 자원을 가두어 안을 만들고 전술은 거기서 방해자를 제거한다. 내부에 가두면 수직을 세울 수 있고 더 높은 차원에 올라 수평을 장악할 수 있다.


    내부에 가두어져 장악된 것이 절대성이라면 밖으로 풀려난 것이 상대성이다. 문제해결은 밖을 안으로 바꾸는 것이다. 수평으로 흐르는 물은 수직의 그릇에 담아 통제하는 것이다. 보다 높은 차원에 올라 낮은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주의 근본원리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770 힘의 힘 김동렬 2024-02-19 1036
6769 삼체와 문혁 image 김동렬 2024-04-18 1039
6768 한깐족과 황깐족 김동렬 2024-04-22 1039
6767 신의 존재 김동렬 2024-02-26 1042
6766 제갈량이 유비를 따라간 이유 김동렬 2024-04-22 1052
6765 처음의 처음 김동렬 2024-03-12 1055
6764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 볼 김동렬 2024-03-10 1065
6763 바보가 너무나 많아 김동렬 2024-03-21 1073
6762 존재 김동렬 2024-02-23 1076
6761 공자 김동렬 2024-04-23 1076
6760 탁구공과 쇠공 문제 image 김동렬 2024-04-17 1089
6759 동이족은 없다 김동렬 2024-03-05 1092
6758 야당 찍는게 선거다 2 김동렬 2024-03-18 1095
6757 손자병법의 해악 김동렬 2024-02-28 1105
6756 본질적 모순 김동렬 2024-02-19 1126
6755 문명과 야만 김동렬 2024-02-29 1128
6754 말 한마디로 판세가 바뀐다고? 1 김동렬 2024-03-25 1128
6753 지구촌의 빡대가리들 김동렬 2024-03-28 1129
6752 신의 직관 김동렬 2024-03-23 1133
6751 김씨 흉노설 image 김동렬 2024-03-24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