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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5 vote 0 2024.04.18 (09:33:22)

    체중이 50킬로인 먹방 유튜버가 5킬로나 되는 음식을 먹고 저울에 올라 체중을 잰다. 정확히 5키로가 증가했다. 다음날 아침에 체중을 재니 5킬로가 빠져 있다. 하룻밤 사이에 5킬로가 사라졌다. 배설되었다면 화장실에서 5키로 빼는데 적어도 3시간이 걸린다. 화장실에서 밤을 샌 것이다. 5킬로를 대장에 모아 한꺼번에 배설할 수 없다. 변기 터진다. 300그램씩 뺀다면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한다. 그렇다면 뻔하다. 밑으로 뺀 것이 아니라 위로 뺀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야바위가 무슨 트릭을 썼는지는 몰라도 트릭을 쓴 것은 확실하다. 국힘당 총선 참패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보통사람의 분별력을 가졌다면 당연히 결과를 예상했어야 한다. 스프링을 누르면 반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언론에 나오는 자칭 전문가 중에는 이 결과를 예상한 사람이 없더라. 일본의 2차대전 패배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인간은 생각이 틀리는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다. 쫄아서 그렇다. 그것은 동물의 본능이다.


    집단사고는 집단의 우두머리에게 판단을 위임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종교가 그렇다. 늑대가 우두머리 수컷에게 판단을 위임하는 것과 원리가 같다. 그것은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다.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길게 보면 그것이 집단의 생존확률을 높인다. 문화혁명은 집단사고의 대표적 예다. 반중정서 없이 냉정하게 보면 그게 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 중국이 여럿으로 갈라서 내전을 하는게 최악이다. 중국은 청조멸망 이후 30년 동안 전쟁했다.


    문화혁명이 최악을 막았다. 중국인의 동질성을 획득한 것이다. 산둥성과 장쑤성은 서로 이웃해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문화혁명에 의해 보통화로 말이 통하는 하나의 중국이 탄생한 것이다. 대학생들이 시골로 가서 보통화를 가르쳤다. 중국인이 처음 중국어를 배운 것이다. 당시 중국은 취업 못한 대졸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며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녀서 골치를 앓았다. 모택동이 혁명하자고 꼬셔서 충성맹세를 받고 시골로 보내서 조용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등소평이 미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 문제를 해결했다. 문화혁명이 아니었으면 중국은 아직도 내전 중일 것이다. 미국의 남북전쟁과 같다. 전쟁과 혁명에 의해 국가는 진정한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은 집단사고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얻어 전쟁 이후에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집단사고는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선택하는 집단적 생존본능이다. 집단사고는 본능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지식인이 동물의 수준에 머무른다면 문제가 있다.


    스티브 잡스가 작은 스마트폰을 고집한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었다. 폐쇄적 생태계도 좋지 않다.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말한다. '네가 잡스보다 잘났냐?' '너 잡스보다 돈 많아?' 이런 식이면 대화할 수 없다. 보스의 카리스마에 제압되어 흥분해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일론 머스크의 하이퍼루프가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KTX가 1천 명 수송할 때 하이퍼루프는 10명 수송한다. KTX 따라잡으려면 2초에 1 편성이 도착해야 한다.


    2초에 한 대씩 줄줄이 도착하면 그 많은 차량들을 어디에 세워놓지? 플랫폼에 도착하면서 속도를 줄이는데 이미 2초 지났다. 엄청한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여의도 10배 면적의 거대한 기차역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난제가 백 가지다. 스페이스 X의 화성여행도 현실성 없다. 일단 출발기회가 2년 2개월에 한 번이다. 억지로는 가능하지만 합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전기자동차는 20퍼센트 장벽이 있다. 석유값이 내려가고 보조금이 사라지는데 균형선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사회적 영역과 추론의 영역이 나뉘어 있으며 한쪽이 활성화되면 다른 쪽이 꺼진다.[나무위키]


    중요한 것은 생각이 틀리는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동물의 본능이다.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고 집단의 에너지가 강하게 걸려 흥분했을 때다. 인간은 위기에 빠지면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우두머리를 쳐다본다. 그것이 집단의 생존확률을 높인다. 보스기질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굴복한다. 윤석열이 돌인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에게는 동물의 카리스마가 있다. 지식인들도 넘어간다. 서정주가 전두환에게 감격하고 김용옥이 노태우한테 꺼뻑 죽는다.


    류현진은 올시즌 10승 정도를 기대하는게 정상이다. 미국에서는 기교피칭이 먹혔지만 한국에서는 누구나 기교로 던진다. 막연히 류현진이 크보를 씹어먹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카리스마에 제압되어 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아직도 김성근 신화를 믿는 사람이 있다. 생각하지 않는 자와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왜 생각하지 않을까?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우주는 밸런스다. 균형감각만 사용해도 50퍼센트는 맞추는데 인간은 타고난 직관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에너지가 걸리면 집단적 오판을 저지르므로 그런 부분만 골라서 공략하면 높은 확률로 맞출 수 있다. 세월호 사건, 천안함 사건, 한강 의대생 사건이 대표적이다. 음모론이 판치는 이유는 그것을 빌미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사실에 흥분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이면 동지가 생겨서 기쁨을 얻는다. 이미 얻을 것을 얻었는데 생각이 틀리면 어때? 인간은 호르몬에 지배되는 나약한 동물이다. 지식인도 예외가 없다. 이를 역으로 찌르고 들어가면 이길 수 있다.


    - 사소한 일은 전문가들이 잘 맞춘다.
    - 에너지가 강하게 걸리면 집단적 오판을 저지른다.
    - 에너지가 강하게 걸린 부분만 예측하면 거의 맞출 수 있다.
    - 에너지가 강하게 걸릴수록 정해진 법칙대로 흘러간다.
    - 집단적 오판이 최악을 막아주는 역설이 있다.


    인간이 합리적 판단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 행위에 맞추어 판단을 왜곡하는 것이 인지부조화 행동이다. 집단에 에너지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끌어모은 집단의 에너지를 흩어버리지 않는 쪽으로 결정한다. 이미 군대가 광장에 모였으므로 싸우기로 결정한다. 그냥 해산하자니 고통스럽다. 어리석은 전쟁이 역사에 반복되는 이유다. 지성인이라면 동물의 생존본능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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