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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080 vote 0 2003.11.11 (13:47:58)

가을비가 소리도 없이 내리는군요. 부시의 군대가 연일 깨지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약간의 위안이 됩니다. 오늘은 럼즈펠드가 죽는 소리를 했군요. 힘을 냅시다.

『민주당의 마지막 양심 추미애의원에게 한 번은 더 기회를 줘야한다. 더 추해지기 전에..』

‘오십보백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말입니다. 맹자선생이 과연 이 말의 참된 의미를 알고 사용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저는 본질을 강조하곤 합니다. 약간의 비교우위는 의미없다는 말이에요. 우리당의 10억이 한나라당 100억보다 깨끗한 것은 아닙니다.  

최돈웅은 집금에 있어서 더 유능한 사람이었고, 최도술은 돈 받는 솜씨가 신통치 않았던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지요. 본질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입니다. 우리당은 차기 대선후보가 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없다는 점이 본질입니다. 이게 크지요.

특검, 정도로 가야 합니다. 국회가 의결하면 대통령은 수용해야 합니다. 왜? 권력이 국회에 있으니까요. 권력이 대통령에게 있다면 뭐하러 선거날 놀러 안가고 투표장에 갑니까? 권력이 국회에 있으므로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하는 겁니다.

의회권력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통령? 조또 아니에요. 대통령 걸고 자빠지지 마세요. 대통령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억울하면 권력있는 한나라당에 가서 호소하세요. 조또 무능한 우리당에 와서 드러누워 봤자입니다.

‘오십보백보’입니다. 바꾸려면 완전히 바꾸어야 먹힌다는 논리가 패러다임입니다. 약간 바꿀 바에야 차라리 1000억씩 넙죽넙죽 잘도 받아먹는 유능한(?) 이회창씨에게 맡기지, 뭐하러 고린돈 10억 겨우 뜯어내는 무능한(?) 노무현에게 맡깁니까?

거부권 행사해서 검찰 사기를 높이고 한번 더 국회표결을 해서 민주당이 한나라당 2중대임을 확인도장 받아오는게 작은 정치적 승리가 되겠지만 총선에서 이겨야 이긴거지 이런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5개월이면 긴 시간입니다. 타이밍 안좋아요.

총선에서 이기는 길은 하나 뿐입니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국회에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겨버려야 유권자들이 국회의원 제대로 뽑습니다. 권력 나눠가지자 이거에요.

아직은 민주당의 본실력이 100프로 노출된 것이 아닙니다. 감추어진 힘이 잠복해 있으면 예측가능성이 낮아지죠. 이 경우 하수의 꽁수가 먹힐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당이 고수이므로 난전으로 가지 말고 정석대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민주당 아직 힘 있습니다. 그 힘을 전부 드러나게 해야합니다. 민주당에 한번 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지켜보는 관객들의 눈에 이슬이 맺힐 때 까지.

승부는 본질에서 갈린다
흔히 말하기로는 옷로비 사건이 직격탄이 되어 413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고 합니다. 착각입니다. 본질은 따로 있습니다. 구로을 보선에서 한광옥이 돈을 쓴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민주당의 유일한 자산인 도덕적 우위에 치명상을 입혔습니다.

50억을 썼다는 설이 사실인지는 증거가 없지요. 의심에 가득차 있던 국민들이 옷로비로 꼬투리를 잡은 겁니다. 유권자는 결코 어리석지 않습니다. 옷로비가 사실은 별거 아니라는거 몰라서 그걸 물고 늘어지는거 아닙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보세요. 한나라당은 유능합니다. 유능한 사람들이 1000억만 먹었겠습니까? 노무현? 무능하잖아요. 무능한 인간이니 100억도 못 먹었겠지요. 유권자들은 이런 식으로 윤곽만 보고 판단합니다.

다 알고있는 유권자들에게, 구태여 민주당이 한나라당 이중대라는 확인도장 찍는답시고 특검에 거부권행사는 안됩니다. 새정치 하려면 확실히 해야 합니다. 국회의 권력을 인정하는 것이 새정치입니다. 밤의 여당은 한나라당입니다.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새정치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막강하다. 아직은 은폐되어 있는 적의 힘을 온전히 드러나게 하라!"


노동자들의 시위에 관하여
저 같은 사람이 나설 계제가 못되지만, 한마디 한다면 우리당에 불리하지는 않습니다. 유리하게 이용하지 못한다면 노무현이 무능한 거지요.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노동자들과 각을 세워서는 안됩니다.

'노무현이나 되니까' 이 정도로 선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은 압니다. 시위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지율이 밥먹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본질을 봐야 하고 본질은 이회창이 되었으면 지금 쯤 '최루탄 날았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단점까지 역이용할 수 있어야 고수입니다. 노동자들의 결집된 힘을 역으로 한나라당을 압박하는데 이용하는 것이 정도입니다. 노동자들과 각을 세운다면 비겁한 태도입니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지요.


럼즈펠드씨, 왜 똥줄이 타는겨?
미군 철수시키고 나토군이나 유엔군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군요. 이 마당에 부시가 자신의 실패를 공식화하지 않으려면, 한국에 엎드려서 싹싹 빌어야 합니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노무현이 큰 양보를 받아낼 수 있었을텐데 아쉽군요.

이라크전이 이런 식으로 반전될지는 저도 몰랐습니다. 고수는 확률만 보고 가는 겁니다. 상대방이 무슨 패를 들고 있는지는 귀신도 모르지요. 오직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이며, 그 시점에서는 일단 시간을 끄는 것이 확률을 높이는 길이었습니다.

특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검을 거부하면 정치적 승리를 얻을 수 있지만 대신 장기적으로 우리당에 유리한 돌발변수가 나타날 확률을 낮추게 됩니다. 5개월이면 깁니다. 요즘 청와대에 웃음꽃이 피었다는데 안좋습니다. 이 지점에서 한번 더 패배하는 길을 택하므로서, 조금 더 팽팽한 긴장상태로 끌고가야 합니다. 숨이 턱에 차오를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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