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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864 vote 0 2006.07.15 (14:29:59)

구조를 알아야 한다.
구조는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질서다.

표층의 세계가 있는가 하면 심층의 세계도 있다.
이면의 질서가 표면에 나타날 때는 필름의 음화처럼 반전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구조는 복잡하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내어 복잡을 극복하고 보면

모든 것이 선명해지고 명쾌해진다.
구조를 이해하고 보면

카오스가 혼돈이 아니라 오히려 질서임을 알게 된다.
그것은 거대한 역설의 세계이다.

사진의 음화처럼 반전된다.
유(柔)가 강(剛)을 이기는 원리는 언제나 그러하다.

대양을 항해하는 배가
거센 바람을 만나 기울어지고 말지만

바닥짐의 무게에 의해 다시 복원되고 있듯이
그렇게 바람과 파도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긍정의 힘이 있다.

부드러움에 의한 강함이다.
패배하는듯 승리한다.

굽히는듯 타고넘어 간다.
구조를 알면 역설의 세계를 두려워 하지 않게 된다.

휘발유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누가 혜택을 보게 될까?

1인당 석유 소비가 미국 다음인 한국이다.
(통계를 보시라. 놀랄 것이다. 수출 원자재 수입 때문이지만.)

석유값 인상으로 한국은 대박을 맞게 된다.
이는 80년대 오일쇼크 때 주유소가 대박을 맞은 것과 같다.

이는 역설이다.
87년 3저현상 때 한국은 덕을 봤지만

경쟁력이 죽어서 실제로는 엄청난 재앙이 되었고
그 결과로 IMF 직격탄을 맞았다.

조삼모사다.
석유값 하락으로 인한 3저호황은

완구공장 봉제공장 하는 업자들에겐 기쁜 소식이다.
그러나 그 결과 한국은 경제가 망했다.

당신에게 묻는다.
3저호황의 짭짤함과

석유값 인상으로 인한 경쟁력 제고의 시련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모두가 3저의 짭짤함을 택할 것이다.
그것이 중병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구조를 모르면 그렇게 된다.
독약을 커피인줄 알고 즐겁게 마신다.

3저호황은 한국경제에 거대한 재앙이었다.
물론 반드시 그러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의 측면도 분명히 있다.
IMF를 슬기롭게 피해가는데 성공했다면

3저호황을 기회로 이용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이치가 그렇게 되는 요소들이 분명히 있다.

똑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피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들은 단세포동물이기 때문에
결국 독을 마신다.

풍년이 되면 농민이 몰락한다.
석유풍년이 되면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가 손해본다.

기름을 10원에 수입해서 20원에 파는 것과
100원에 수입해서 200원에 파는 것과 어느 쪽이 돈을 더 벌 것인가?

8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가
일본경제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이 되었다.

소비자들이 기름을 많이 먹는 미국차를 팔고
기름을 적게 먹는 일본차를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구나 만들고 있었던 한국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작금의 오일쇼크가

한국 경제에 플러스가 되느냐 마이너스로 가느냐는
미묘한 밸런스의 원리에 따라 달라진다.

49와 51의 차이는 크다.
1에서 49에 도달할 때 까지 저울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50의 고비를 넘는 순간 갑자기 저울은 정반대로 기울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51을 기다리지 못한다.

1에서 49까지 오도록 아무 소식이 없었는데
50을 넘는다고 달라지랴 하고 49에 와서 포기하고 만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대반전이 일어나는데
마지막 한 걸음을 포기하고 만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느냐
혹은 그렇지 못한가에 따라 정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경쟁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주가 폭락해도 큰손은 돈을 벌고 주가가 폭등해도 큰 손은 돈을 번다.

개미들이 돈 벌 기회는 한 번 뿐이다.
그것은 주가가 서서히 안정적으로 계속 오를 때이다.

문제는 개미들에게는 그러한 인내심이 없다는 거다.
세상은 역설의 장에 지배되고

그 역설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정도 이상의 자본과 정보력과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조삼모사에 지배된다.
그들은 단세포들이다.

북한은 그들이 회담에 나와서 한나라당을 비난하면
한나라당이 손해를 본다고 믿는다.

북한은 그런 발상으로
한나라당과 일본에 큰 선물을 주고 간다.

이런 단세포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
이 글의 독자 중에서 몇이나 단세포를 극복했겠는가?

역설의 구조가 있다.
구조는 심층에 매커니즘으로 있어서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심층구조의 중간 단계에서 반전되고 역설하지만
더 큰 흐름으로 보면 반전도 역설도 없다.

역사는 강물처럼 흐른다.
역설을 넘어 그 큰 흐름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전체를 보는가
중간을 보는가 말단을 보는가에 따라 결론은 완전히 달라진다.

정치예측으로 말하면
정치를 조금도 모르는 사람은 50퍼센트의 확률로 맞힐 수 있다.

어차피 50 대 50이기 때문이다.
YES냐 NO냐.

중간이 제일 위험하다.
그들은 쉬운 문제를 계속 틀린다.

절묘하게 오답만 찾아다닌다.
영삼이처럼 전설적인 오답킬러가 된다.

조중동처럼 민첩하게 정답을 잘도 피해간다.
눈감고 찍어도 50프로 확률인데 그들의 예상은 100프로 빗나간다.

약간 알기 때문에 그러하다.
역설의 장 안에서 약간의 정보로 판단하는 것이 극도로 위험하다.

표면에서의 팩트로 판단하면 치명적이다.
내면의 구조로 판단해야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팩트가 많을 수록 점점 예측은 빗나간다.
정확한 사실을 논할수록 사실에서 더욱 멀어지고 만다.

팩트를 지배하고 있는
언론인의 예측이 가장 크게 빗나간다.

최근 EU통합으로
유럽 여러나라들의 물가는 비슷해졌다.

이태리의 싼 물가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물가만 비슷해진 것이 아니라 국가별 특색도 없어졌다.

영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이나 이태리나 비슷한 나라로 되어간다.
이는 역사의 진보일까 퇴행일까?

유럽은 점차 중국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은 통합한 결과 망했다.

통합이 진행되는 동안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만
통합이 완성되는 순간 경쟁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침체하게 된다.

EU는 유럽의 단기적 번영을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 망하는 원인이 된다.

EU통합은 진보일까 퇴보일까?
단기적인 진보이고 장기적인 퇴보이며 더 장기적으로는 진보다.

한국과 주변국의 FTA는 진보일까 퇴보일까?
세계화는 진보일까 반동일까?

좌파들이 먼저 세계주의를 외쳤지만
지금은 앞장서서 세계화를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왜 세계주의를 주장하면서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것일까?

각자 제 위치에서 완성되지 않은 통합은 독약과도 같다.
한국은 한국의 현재위치에서 완성된 다음에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제 이름을 세우고 제 깃발을 들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맹목적인 세계주의는 자살과도 같다.

그러므로 진정한 세계주의자라면
먼저 민족주의자여야 한다.

한국풍을 완성하고 난 다음에
한국류를 완성하고 난 다음에

그 성공모델을 들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진정한 세계의 통합은

각자가 각기 제 위치에서 완성된 후
그 제각기 완성된 것들의 전체집합이어야 한다.

무질서한 군중의 통합은 재앙이다.
무분별한 세계주의와 세계화는 죽음이다.

제 각기 제 위치에서 완성된
강한 개인만이 참된 세계의 통합을 이룰 수 있다.

한국이 진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변에 본받을만한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은 일방적인 관계이다.
일방적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술이 넘어온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그러하다.
수평적인 상호관계가 아니다.

미국과도 그렇고 북한과도 그렇다.
주변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쟁상대가 없다.

그러므로 국가들 사이에서 제대로된 질서를 만들지 못한다.
중국에서 당송때 일찍이 폐지된 노예제도가

한국에서 조선까지 오래간 이유는
조선이 섬처럼 고립된 국가였기 때문이다.

그 경우 내부에서 전체적인 계의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
섬나라들이 왕실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내부에서 분쟁이 벌어질 경우 최후의 중재자가 없기 때문이다.
대륙국가들은 중재자가 있기 때문에 왕실이 필요없다.

한국이 진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부에 질서를 만들려고 하는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점차 섬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 내부에 귀족과 평민과 노예의 계급질서를 만들려고 하는 힘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힘을 외부로 분출해야지만

북구의 강소국들과 같은 수준의 진보가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에 비슷한 수준의 경쟁상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의 에너지가 외부로 분출되어
내부에서의 억압이 약해진다.

두 사람이 싸우다가 승부가 나지 않을 때
한쪽이 외부로 빠져줘야 결말이 나는 것이다.

한국은 섬나라가 되어서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구조에서는 패배자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

인간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데
섬처럼 고립된 한국에서 패자는 죽는 길 외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불승복이
섬나라 영국에서 스코틀랜드와 에이레, 웨일즈, 잉글랜드의 세력균형을 낳았고

일본에서 관동과 관서의 대결을 낳았고
한국에서 지역주의를 낳았다.

그러나 대륙국가에는 그러한 불승복이 없다.
패자가 승복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다.

좋은 구조의 원칙이 있다.
첫째 최상위에 중재자가 있어야 한다.

UN이나 과거 미소의 군사균형이 그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간의 경쟁구조가 있어야 한다.

섬처럼 고립된 국가들은
계 내부에서 중재자와 경쟁구조를 동시에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서

내부적인 압력이 밖으로 분출되지 않고
내적인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혁신은 그러한 내부균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섬나라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가진다.

18세기 영국은 그러한 내부압력을
광범위한 식민지 개척으로 해소하고 있다.

지금 한국은 점차 섬이 되어가고 있다.
위에는 중재자가 없고 주변에는 수준이 맞는 경쟁자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은 어렵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연을 늘려야 한다.

FTA가 그 하나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 해도 가야만 한다.
나아가야 시행착오에 따른 오류시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섬나라 일본처럼 수구세력이 지배하게 된다.

계 내부에 중재자와 경쟁자를 만들 때 까지
진보를 멈추게 된다.

혁신으로 하여 높아진 내부의 압력을 외부로 발산하지 않고
지역감정과 같은 내적억압을 통해 무마하려고 한다.

적절한 외연의 확대야 말로 진보의 숨통이다.
진정한 진보주의자는 바깥을 향한 시선을 가지는 법이다.

고립된 곳에는 반드시 지역토호들이 등장하게 되어 있고
토호들은 아프리카의 부족국가와 같이

주변에 조상대대로 이어지는 원수집단을 만들게 되어 있다.
그 원수집단과 복수를 되풀이하며 힘의 평형을 유지하고 진보를 차단한다.

그러한 평형계 안에서 지역토호에 의한
착취와 압제의 독재와 지배는 영속적으로 유지된다.

세계사의 시선으로 볼 때
한국은 변방의 토호들이 지배하는 부족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외연이 차단되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우루과이라운드도 그렇고 김영삼의 세계화도 그렇다.

섣부른 개방으로 IMF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렇지만 옳은 방향이었다.

결국은 개방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었다.
요는 개방을 기술적으로 잘 해내는가 아니면 충격요법을 쓰는가이다.

김영삼의 세계화와 우루과이라운드는
결과적으로 충격요법이 되었다.

충격요법은 많은 희생자를 낳게 되지만
일정부분 성공사례를 낳고 있다.

고르바초프에 의한 연착륙인가
아니면 옐친에 의한 경착륙인가?

러시아는 결국 충격요법을 선택했다.
그 결과로 망했다.

그러나 옳은 방향이었다.
고르바초프에 의한 연착륙을 시도했다면

지금 러시아는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에 정답은 없다.

문제는 고르바초프의 주장이 일리있다 해도
그에게 현실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는데 있다.

이론으로는 고르바초프가 옳지만
역사에 이론으로 성공한 경우가 없다.

한국의 FTA는 점점 충격요법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인들이 지도자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은 문제해결 능력이다.
FTA 반대는 노무현을 믿지 않는다는 거다.

노무현과 그 정권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러므로 점차 충격요법이 되어가고 있다.

김영삼의 무능으로 하여 그의 세계화는
결과적으로 충격요법이 되어버렸다.  

방향은 옳았지만 테크닉이 없었던 것이다.
노무현의 FTA 역시 방향은 옳지만 임기말년 레임덕에 걸려

테크닉 부족으로 충격요법이 되어가고 있다.
충격요법은 성공사례가 많지만 반드시 희생자를 낳는다.

어떻게 보면 혁명이라는 것이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어떤 혁명이든 혁명을 한 나라들은
역사의 주무대로 돌아왔고

혁명을 하지 않은 나라들은 여전히 제 3세계로 남아있다.
미국의 독립혁명이든 영국의 명예혁명이든 프랑스의 대혁명이든

러시아의 붉은혁명이든 한국의 민주화투쟁이든
봉건사회에서 시민사회로 이행하기 앞서 피해갈 수 없는 충격요법이다.

혁명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옳지 않다는 이유로 혁명을 하지 않은 나라들 보다는

옳지 않은 혁명이라도 혁명을 한 나라들이 더 발전하고 있다.
적어도 봉건사회에서 시민사회로 이행하는 데는 성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혁명을 하지 않았다면
러시아는 여전히 제 3세계로 남아있을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충격요법은 비극적 재앙과 함께 하지만

충격요법을 슬기롭게 피해가는데 성공한 나라들이 없다.
인간이 어리석기 때문이다.

FTA는 재앙일지도 모르지만
그 재앙의 강을 건너야 미래가 있다.

재앙이 두려워서 문을 닫아걸면
수구세력의 지배로 깊은 잠에 빠지게 될 뿐이다.

대원군은 개방을 반대했다.
그 당시 기준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개방은 곧 천연두와 콜레라와 매독과 장티부스의 만연을 의미한다.
개방도 되기 전에 수백만명의 조선인이 죽었다.

개방으로 얻을 것은 매독과 콜레라 뿐인데도 개방을 해야한다.
한 번은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한다.

유럽의 통합은 진보적인 결정이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인류문명의 다양성을 질식시키는 것이다.

더 긴 호흡으로 보면 어차피 통합을 피해갈 수 없다.
문명의 중심축이 유럽을 떠났기 때문이다.

청나라는 대정복사업을 펼쳐 중국의 크기를 두배로 늘려놓았다.
그 결과 청나라는 부유하게 되었다.

한때는 청나라가 세계의 은을 다 가져갔다.
도자기와 비단으로 청은 세계 최강의 부유한 나라가 되었지만

그로부터 200년간 긴 잠을 자게 된다.
유럽은 통합으로 강해졌지만 그 결과로 300년의 긴 잠을 자게 된다.

문명의 중심축이 유럽을 떠나 아시아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국은 주변나라들과 지리적으로 격리되어 있다.

결코 물리적으로 통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통합해야 한다.

통합하지 않는 방식의 통합이 가장 좋은 효과를 낸다.
그리이스의 작은 도시국가들이

통합하지 않으면서 연맹하여 문명을 일으켰듯이
전제왕조의 절대적인 지배가 아닌

속주와 자치도시로 된 복잡한 식민지 구조의 로마가
팍스로마나의 황금시대를 열었듯이

최상위에 중재자를 두고 주변에 경쟁자를 두는
복잡한 구조의 평형계를 만드는데 성공한 나라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다.

중국처럼 전제적으로 통일하면 전제국가로 망한다.
일본처럼 섬으로 고립되어도 망한다.

하나로 합쳐도 망하고 제각기 분열해도 망한다.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한다.

손을 잡되 하나로 합치지는 않고
서로 분리하되 한편으로 길을 열어 소통하는

절묘한 구조를 성공시킨 나라들이 흥했다.
문명이 주로 섬을 끼고 반도를 따라 이동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문명이 이집트에서 메소포타미아로 나와서
지중해를 건너 그리이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을 따라

항상 바다와 섬과 반도를 끼고 움직인다.
네덜란드와 영국과 프랑스를 거쳐 다시 북구의 강소국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통합해도 안되고 분열해도 안되는
시스템 구조적 최적화를 따라가는 것이다.  

합치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져서 답답해서 죽고
분열하면 소통이 안되어 기가 막혀 죽는다.

한국은 의사결정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이다.
그 어떤 나라보다 의사소통이 활발한 나라이다.

그러나 친일친미 봉건토호 조중동에 막히고
서구 사대주의 시골샌님 좌파에 막혀서 소통이 되지 않는다.

한국의 의사결정 속도는 다시 느려지고 있다.
절묘한 시스템 구조는 망가지고 있다.

어쩔 것인가?
바깥으로 향하는 숨통을 열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어차피 개방은 해야 한다.
FTA의 성패는 정권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지도자가 무능하면 FTA는 실패할 것이다.
국민이 지도자를 따르지 않으면 역시 실패할 것이다.

그 결과로 FTA는 최악의 충격요법이 될 것이다.
가장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이 먼저 피해를 입을 것이다.

한국의 단세포 조삼모사들은 결국 재앙을 선택했다.
고르바초프의 합리적인 개방을 포기하고 옐친의 충격요법을 채택했다.

이윽고 난세를 평정할 푸틴이 등장할 때 까지
한국인들은 다투어 서로를 비난하고 저주할 것이다.

상처는 더욱 깊어질 것이며
그 투쟁의 와중에 가장 낮은 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맛볼 것이다.

북으로 막혀서 본의 아니게 섬나라가 된
주변에서 성공사례를 수입할 수 없는

고립된 반도국가의 숙명이다.
최근에 이태리를 여행하고 온 사람에 의하면

2002년 한국의 시청앞 길거리 응원은 어린이 장난이었고
2006년의 이태리의 광기는 거의 내전 수준이었다고 한다.

한국과 같은 반도국가인 이태리 사람의 언행이 거친 것이 이유가 있다.
주변에 중재자가 없고 모범을 학습할 수평적 비교대상이 없으면

의도적으로 갈등을 증폭시켜야만 문제가 해결되는 법이다.
작은 일도 핏대를 세우고 목청을 높여야만 해결이 된다.

지금 한국이 그렇다.
찬성이든 반대든 목청을 높여야 답이 나온다.

돌을 던지고 화염병을 던지고
전경을 패고 몇 사람이 죽어야만 답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항상 그렇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은 지금 옐친의 충격요법을 선택했다.

찬성하는 자도 그렇고 반대하는 자도 그렇다.
반드시 희생자가 나올 것이며 슬기로운 연착륙의 방법은 없다.

10년 동안 끈질기게 토론하여 온건하게 결정하기 보다는
석달동안 생난리를 쳐서 극단적으로 결정하는 쪽을 한국인들은 선택했다.

항상 전쟁의 긴장 속에 사는
이스라엘 사람들과의 대화는 섬찟함을 느끼게 한다.

그들은 까칠해져 있다.
그들의 표정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한국인들의 표정 또한 점차 사나와지고 있다.
그들은 지금 폭발 일보 직전이다.

기어이 터지고 말 것인가?
복장이 터지면 죽고 도가 터지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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