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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88 vote 0 2023.11.16 (11:19:28)


    https://v.daum.net/v/20231116063020232


    허생의 명성을 듣고 이완대장이 찾아왔다. 자네의 그 전투에 불편한 넓은 옷소매부터 자르세 하고 가위를 들고 오자니 이완대장이 뒷문으로 도망갔다. 이완대장이 원한 것은 청나라를 정공법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꼼수로 이기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진지하지 않다.


    한국 사람 꼼수 좋아한다. 사기를 당하는 이유다. 극복해야 할 변두리즘이다. 영국은 뉴턴과 세익스피어를 밀었고, 프랑스는 미터법을 만들었고, 독일은 관념론 철학을 밀었다. 꼼수가 아닌 정공법으로 승부했다.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고 중앙을 차지한 사실이 다르다.


    한국인들은 중앙이 되어본 적이 없다. 식민지를 거느려 본 적이 없다. 선진국이 되어서도 후진국 요령주의에 빠져 있다. 피크가 오래 가지 못한다. 한방주의에 빠져서 도박을 한다. 서울대 의대만 붙으면 돼. 사법고시만 붙으면 돼. 시집만 잘 가면 돼. 인생은 한방이야.


    재벌야구가 그렇다. LG, 롯데, 기아, 한화, 삼성이 문제다. 돈야구로 거지볼을 못 이긴다. 한두 팀이 그런게 아니고 거의 그렇다. LG는 마침내 답을 찾았다. 야구를 못할 수도 있지만 못해도 재벌 식으로 못하는게 문제다. 속이 보인다. 노경은 버린 롯데가 그러하다.


    김진성 버린 NC가 그러하다. 노경은 주워가는 것 보고 SSG 이길 줄 알았고 김진성 주워가는 것 보고 LG 우승할 줄 알았다. 공통점은 젊어서 방황하느라 어깨를 덜 갉아먹었기 때문에 아직 뼈가 제자리에 붙어있다는 점이다. 노익장은 이유가 있다. 이건 간단한 산수다.


    LG 살린 것은 차명석이다. 야구는 단장이 하는 거라고 알린 사람은 GM 연재한 웹툰작가 최훈이다. GM 배경은 2006년 스토브리그다. 아는 사람은 2006년에 이미 야구는 단장이 하는 것이야 하고 정답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10년이 넘게 걸려서 재벌 귀에도 들어갔다.


    아직 안 들어간 귀는 기아귀, 롯데귀, 한화귀, 삼성귀다. 20년 묵은 뉴스지만 그 귓구멍에도 넣어주고 싶다. 필자는 옛날부터 프런트 야구를 이야기했다. 키움야구가 증명한다. 이상한 무명감독 데려와도 밥값은 한다. 선수를 다 팔았지만 그래도 상위권에 오래 버텼다.


    차명석이 단장 역할은 아키텍트라고 했다. 아키텍처가 구조다. 이기려면 이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8위를 1위 만드는 데는 5년이 걸린다. 그래도 그 길로 가야 한다. 사실 누구나 안다. 안 할 뿐. 안 하는 이유는 주변에서 다들 안 하기 때문이다. 남이 하면 따라한다.


    LG가 했으니까 이제 다른 재벌도 단장야구를 할 것이다. 한국 야구는 명장병에 걸려 있다. 메시아병이다. 윤석열 복병을 만났다. 망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요령과 꼼수 좋아한다. 식민지 거느린 영국, 프랑스, 독일은 그렇게 안 했잖아. 본국이 꼼수면 식민지가 말 듣나?


    왜 우리는 식민지가 없나? 식민지를 거느려 본 경험이 있었다면, 식민지 아니라도 주변에 많은 동맹국이 있다면 한국인들도 진작에 내 말을 들었을 것이다. 식민지는 죽어보자고 본국 말을 안 듣는다. 미국인들이 영국왕 조지 말을 듣던가? 죽어보자고 말 안 듣는다.


    그럴수록 원칙대로 가고 기본을 지켜야 한다. 꼼수를 부리면 식민지와 동맹국은 더 말을 안 듣는다. 제갈량이 칠종칠금을 하는 이유가 있다. 꼼수로 이긴게 아니라는걸 증명하려고 맹획을 7번 풀어준 것이다. 김응룡은 용장이고, 김인식은 덕장, 김성근은 지장이다. 


    명장 아니다. 명장병에 걸려서 아무나 붙잡고 넌 오늘부터 명장이야. 아니라고 하지마 하고 윽박지른다. 대중이 각본을 써주니 명장인 척하며 강연 다니고 연기를 한다. 남들이 나더러 명장이라던데 아마 명장인가봐. 착각이다. 명장에 의지하려는게 비겁한 자세다.


    선수빨로 우승해야 진짜다. 실력으로 이겨야 상대가 복종한다. 98퍼센트 갖추어졌을 때 부족한 2퍼센트는 감독 역량으로 가능하지만 다음 해에 후유증을 남긴다. 우승전력으로 지는 바보감독은 있지만 전력이 안 되는데 꼼수로 우승하는 감독은 없다. 원칙이 답이다.


    이기주의 버리고 아시아 각국을 끌어들여 심리적 식민지로 삼고 동맹국으로 삼아야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 식민지도 없고 동맹국도 없으니까 불안해서 간을 보고 테스트를 하고 요령을 부리고 지름길을 찾는다. 스스로를 변방으로 규정하는 정신자세가 썩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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