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10 vote 0 2023.01.27 (12:50:38)

     세상은 변화의 집합이다. 변화로 모두 설명된다. 그러나 인류는 그동안 변화를 규명하지 않았다. 우리가 변화로 아는 것은 대부분 이미 일어난 변화의 중간 전달이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는 것은 변화가 아니다. 태양이 바람을 데워서 팽창시키고 중력이 물을 잡아당기는 것이 변화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의 논리로 변화를 설명하지만 틀렸다. 인과율은 이미 일어난 변화의 전달만 해명한다. 우리는 사건의 원인 단계에서 결과가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틀렸다. 결정론의 오류는 변화의 중간 전달을 변화 그 자체로 착각한 것이다. 인류는 변화를 탐구한 적이 없다.


    도미노가 연속적으로 쓰러지는 것은 변화가 아니다. 최초에 가만 있는 도미노를 쓰러뜨린 것이 변화다. 우리가 현실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이미 일어난 변화의 중간 전달이다. 그러나 인생에 한 번은 최초 격발의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인간은 당황하고 주변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


    첫 만남, 첫 등교, 첫 키스, 첫 소풍, 첫 시합과 같이 처음 일어난 일은 잊지 못한다. 그럴 때 인간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댄다. 다행히 부모와 선배가 챙겨주므로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인생에 한 번은 혼자 고독하게 변화의 최초 격발과 대면하는 곤란한 상황을 만나고 좌절하게 된다.


    모든 것이 변화다. 그런데 우리는 변화를 모른다. 우리가 물질이라고 믿고 의지하는 것은 변화의 중간 전달자에 불과하다. 성질이 존재의 본래 모습이다. 성질은 궁극적으로 밸런스의 복원이다. 변화는 밸런스 갈아타기다. 모든 변화는 둘의 자리바꿈이다. 변화를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819 구조론 동영상 1 김동렬 2010-03-22 196722
6818 LK99 과학 사기단 image 김동렬 2023-08-07 71242
6817 진보와 보수 2 김동렬 2013-07-18 58392
6816 진화에서 진보로 3 김동렬 2013-12-03 58302
6815 '돈오'와 구조론 image 2 김동렬 2013-01-17 56225
6814 소통의 이유 image 4 김동렬 2012-01-19 55580
6813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image 13 김동렬 2013-08-15 55154
6812 관계를 창의하라 image 1 김동렬 2012-10-29 48801
6811 답 - 이태리가구와 북유럽가구 image 8 김동렬 2013-01-04 45666
6810 독자 제위께 - 사람이 다르다. image 17 김동렬 2012-03-28 44834
6809 청포도가 길쭉한 이유 image 3 김동렬 2012-02-21 42272
6808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3 김동렬 2012-11-27 42202
6807 구조론교과서를 펴내며 image 3 김동렬 2017-01-08 42062
6806 아줌마패션의 문제 image 12 김동렬 2009-06-10 41877
6805 포지션의 겹침 image 김동렬 2011-07-08 41310
6804 정의와 평등 image 김동렬 2013-08-22 40987
6803 비대칭의 제어 김동렬 2013-07-17 39020
6802 구조론의 이해 image 6 김동렬 2012-05-03 38934
6801 비판적 긍정주의 image 6 김동렬 2013-05-16 38075
6800 세상은 철학과 비철학의 투쟁이다. 7 김동렬 2014-03-18 37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