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29 vote 0 2022.05.07 (20:40:07)

    부처님도 뭔가 할 말이 있었던 듯하다. 발품을 팔아 구석진 지구까지 기어코 찾아온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깨달음은 초능력이 아니다. 부파불교, 소승불교, 남방불교는 6신통을 추구하는 초능력 숭배집단이라 하겠다. 깨달음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하다. 


    깨달음은 인간 특유의 복제능력이다. 직관력을 체험하는게 중요하다. 예술가들은 늘 체험한다. 좋은 것을 보면 임팩트를 느껴줘야 한다. 머리에 전기가 오는 것을 체험해야 한다. 발바닥에서 머리꼭지까지 차오르는 그윽한 느낌을 경험해야 한다. 센스가 뛰어나야 한다. 


    좋은 그림을 보고도 시큰둥하다면? 좋은 음악을 듣고도 끌리지 않는다면? 평론가들이 추천하는 명작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액션영화나 찾는다면? 그것은 당신 안의 깨달음 센서가 고장나 있는 것이다. 무협지 보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 좋은게 있는데 왜 나쁜 것을 찾지? 


    대중의 기호는 평론가와 다르다. 평론가는 대중이 보지 못하는 것을 포착한다. 그들은 촉이 발달해 있다. 무소유 운운 개소리하면서 명성을 풀소유 하는 짓은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름 알리려고 노력하는게 집착이다. 법정이 깨달았을 가능성은 없다. 


    나를 만나려면 3천 배를 하라고 다그치는 성철 삽질도 문제가 있다. 명성에 집착하는 것이 깨달음과 멀다. 장가도 안 가고 산중에서 불쌍하게 그러고 있는게 부처님이 가르친게 아니다. 먹는거 가지고 시비하는게 치사한 짓이다. 그게 부처 팔아먹는 장사꾼들의 행동이다. 


    장좌불와 필요 없고 면벽구년 필요 없다. 계율장사 천박하다. 계율은 참고만 하면 된다. 지키라고 있는게 아니다. 자신을 돌이켜 보라는 깨우침이다. 진정한 깨달음은 이래라저래라하면서 사람 괴롭히지 말고 다만 인간이 누구나 복제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일러줄 뿐이다. 


    중요한 것은 반응했다는 점이다. 누가 처음 그것을 지적했고 인류는 상당히 반응했다. 반응했으면 된 거지 그걸로 장사하려고 돗자리 펴는 것은 이상하다. 부름에는 응답이 있어야 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신한테 잘 보여서 뭘 어쩌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비참한 것이다. 신은 꽤 똑똑하다. 아무나 상대해주지 않는다. 신과의 일대일이라야 한다. 신에게 초대받을 자격이 되는지 생각하라. 신은 예스맨, 충성분자 싫어한다. 일단 대화 안 되니깐. 신과 만나서 무슨 이야기 할래?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깨달아서 실천할 다음 단계의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신을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만나서 할 이야기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벨:11]큰바위

2022.05.07 (22:43:28)

99%의 노력이 아니라 1%의 영감이다. 

깨달음이 중요한거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813 구조론 동영상 1 김동렬 2010-03-22 196675
6812 LK99 과학 사기단 image 김동렬 2023-08-07 71202
6811 진보와 보수 2 김동렬 2013-07-18 58364
6810 진화에서 진보로 3 김동렬 2013-12-03 58272
6809 '돈오'와 구조론 image 2 김동렬 2013-01-17 56189
6808 소통의 이유 image 4 김동렬 2012-01-19 55542
6807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image 13 김동렬 2013-08-15 55124
6806 관계를 창의하라 image 1 김동렬 2012-10-29 48763
6805 답 - 이태리가구와 북유럽가구 image 8 김동렬 2013-01-04 45613
6804 독자 제위께 - 사람이 다르다. image 17 김동렬 2012-03-28 44793
6803 청포도가 길쭉한 이유 image 3 김동렬 2012-02-21 42225
6802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3 김동렬 2012-11-27 42157
6801 구조론교과서를 펴내며 image 3 김동렬 2017-01-08 42012
6800 아줌마패션의 문제 image 12 김동렬 2009-06-10 41819
6799 포지션의 겹침 image 김동렬 2011-07-08 41273
6798 정의와 평등 image 김동렬 2013-08-22 40947
6797 비대칭의 제어 김동렬 2013-07-17 38988
6796 구조론의 이해 image 6 김동렬 2012-05-03 38908
6795 비판적 긍정주의 image 6 김동렬 2013-05-16 38051
6794 세상은 철학과 비철학의 투쟁이다. 7 김동렬 2014-03-18 37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