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45 vote 0 2019.09.08 (21:51:12)


    테트라포드의 이동


    태풍이 불면 64톤 무게의 테트라포드가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구조론으로 보면 간단하다. 대칭이다. 64톤을 움직이는 것은 64톤이다. 테트라포드에 다른 테트라포드가 날아와 부딪히면 어떻게 될까? 가장 중요한 힘은 가속도다. 무거운 돌기둥을 쓰러뜨리려면 지그시 밀어야 한다. 이는 차력사의 기술이다.


    기차를 끄는 차력사가 있다. 세게 힘을 쓰면 안 된다. 시간을 두고 지그시 당겨야 한다. 밀기만 하면 안 된다. 일정한 파동을 만들어야 한다. 작용과 반작용의 주파수가 맞을 때 돌기둥은 쓰러진다. 이 과정은 닫힌계를 만드는 과정이다. 작용한 힘이 끝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되돌아오는 힘이 작용한 힘의 제 2파와 충돌하여 코어를 만들게 된다.


    그 코어를 움직이면 기차가 움직인다. 기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코어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세게 밀면 코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그시 밀어야 코어가 만들어진다. 파도가 쳐서 테트라포드가 살짝 흔들렸을 때 옆으로 다른 파도가 치면? 들린다. 그때 제 3의 파도가 치면? 다시 제 4파가 밀어닥치면?


    그런 식으로 테트라포드들이 와글거리며 서로 충돌한다. 그러다가 오지게 정통으로 맞으면 부두 위로 날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원리를 반대로 사용하여 테트라포드들이 서로 충돌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방파제가 무너지지 않게 설계할 수도 있다. 발이 네 개인 것은 위험하다. 거꾸로 선 형태가 될 수 있으므로 쉽게 움직여진다. 


2eeb954.jpg


9f26868d383891c6ef358.jpg


21a06.jpg


c26a.jpg


ee95bd.jpg


maxresdefault.jpg


    관성이 실린 세월호의 수천 톤 에너지를 움직이는 것은 세월호 자신이다. 무엇인가? 테트라포드를 움직이는 것은 테트라포드다. 차력사가 기차를 끄는 원리가 그러하다. 최초에 조금 움직이는 것이 힘들지 그다음은 쉽다. 처음 기차를 조금 움직이는 것은 가속도를 사용한다. 한꺼번에 힘을 몰아쓰면 안 되고 가속적으로 힘을 쓰면 조금 흔들린다.


    그때부터 기차가 기차를 끄는 것이다. 무게중심이 도출되어 살짝 흔들리다가 부딪혀 파도를 타고 공중에 뜨게 된다. 어떻게든 테트라포드를 조금 흔들어야 한다. 만약 테트라포드가 모래 위에 묻혔다면 파도에 밑바닥의 모래가 쓸려나가면서 테트라포드가 살짝 허공에 뜬다. 한 번 미세하게 흔들리면 대세는 결정된 셈이다. 취약해진 것이다.


    이후 흔들리는 테트라포드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공중에 날아다니는 테트라포드를 볼 수 있다. 타격하여 미세한 균열을 낸다음 적들끼리 서로 충돌하게 하면 완강한 적을 무찌를 수 있다. 적의 힘으로 적을 칠 수 있다. 그것이 대칭의 원리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9.09 (02:28:41)

"타격하여 미세한 균열을 낸다음 적들끼리 서로 충돌하게 하면 완강한 적을 무찌를 수 있다. 적의 힘으로 적을 칠 수 있다."

http://gujoron.com/xe/1122003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논란 종결 update 2 김동렬 2024-05-27 2389
4621 정말 알고싶습니다 지역감정 아다리 2002-10-09 12889
4620 진화의 방향성은? image 김동렬 2017-06-22 12883
4619 중용이냐 이용이냐 image 김동렬 2017-08-08 12873
4618 합리적 의사결정은 가능한가? image 김동렬 2017-07-28 12873
4617 이문열이나 이승연 image 김동렬 2004-02-15 12872
4616 노무현은 무엇으로 사는가? 김동렬 2004-10-02 12871
4615 구조론이란? 4 김동렬 2010-01-22 12870
4614 지구 둥글기 확인 image 1 김동렬 2017-03-31 12868
4613 달구벌성에 삭풍이 몰아치니 image 김동렬 2005-02-07 12866
4612 노무현의 리더십 image 김동렬 2004-06-13 12864
4611 노무현독트린 뜨는가? 김동렬 2004-08-16 12860
4610 마이너스의 세계 image 7 김동렬 2011-08-24 12859
4609 인간이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7-08-16 12857
4608 초인이냐 촌놈이냐 image 6 김동렬 2017-10-10 12856
4607 백남준의 유혹 1 김동렬 2006-02-01 12853
4606 종교 믿으면 행복해지나? image 10 김동렬 2018-03-16 12852
4605 신은 우주를 창조할 수 없다. image 1 김동렬 2017-11-07 12848
4604 선은 악이다 image 김동렬 2017-08-02 12843
4603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생각방법 image 12 김동렬 2013-01-23 12843
4602 조선, 박근혜 팽하는가? 김동렬 2004-06-22 12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