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4]RI.JAE
read 2603 vote 0 2011.08.24 (17:42:11)

구조를 몰라도 본능적으로 구조(혹은 포지션)을 안다는 것이 이런 걸까요?

 

구조론을 알기 전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어 입시미술을 하고 대학교에 들어와서 느낀 것은 "아, 디자인을 하고싶으면 디자인을 하면 안되겠구나."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최종 디자인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디자인을 직접 한 디자이너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겠죠.

 

일개 사원 디자이너가 열심히 쎄가 빠지게 그림 그리고 아이디어 내서 디자인을 해도 디자인 팀장이 까던지 그중에 몇개 골라서 결정하고 팀장이 고르고 골라도 디자인에 D자도 모르는 윗사람이 공장에서 찍어낼 상품이 무엇일지 고르던가 까던가하고... 그렇게 계속 반복되는걸 보면... 아 그럼 나는 '디자인에 대한 안목을 가진 건희(=스티브 잡스)' 가 되야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국 상위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그 때 어렴풋이 느끼게 되어서 교수에게 이에 대해 물어보니 "일단 배우는 4년동안은 닥치고 까라는데로 까라.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렴. 지금은 점심 먹으러 가야되니 나중에 오렴." 이라는 말 밖에.....

 

그런 말을 듣다보니 내가 들어온 대학이 군대는 아니겠지? 하고 의심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구조를 알고 난 후,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있는 건희가 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뭔가 더 구조적으로 갈아엎을만한게 필요한거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고 행동하고 실현시키는 것이 제가 할 일이겠군요.

 

아랫글에 양모님이 달아주신 댓글 보고 저 일이 다시 생각이 났네요. 밥만도 못한 대학생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1.08.24 (17:50:17)

"대학은 왜 가는데?" / "가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으니 일단 가고나서 생각하자"

거기에서 시작해서, 교수도 일단은 닥치고 배워라!, 취직해도 일단은 닥치고 일해라! 그러다보면 인생 계속 끌려다니게 됩니다. 적당히 잘리지 않을 정도로 일하고, 적당히 욕망을 충족시키고...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 본능적으로 1 RI.JAE 2011-08-24 2603
3891 주민투표 출구조사는 왜 안했을까? 1 노매드 2011-08-25 3330
3890 정의란 무엇인가? 20 RI.JAE 2011-08-29 3629
3889 안철수 단상 4 노매드 2011-09-03 3119
3888 갤럭시노트가 최후의 도구 6 김동렬 2011-09-04 4619
3887 자우림 뭐가 문제? 9 김동렬 2011-09-05 4127
3886 김기덕의 '아리랑' image 6 아란도 2011-09-05 4217
3885 arthur 2011 image 눈내리는 마을 2011-09-06 3598
3884 옥주현의 착각 image 5 김동렬 2011-09-06 6767
3883 배달 전단지 어플이라... 2 이상우 2011-09-09 3322
3882 구글 써클 초대장 필요하신 분 2 ahmoo 2011-09-09 2408
3881 진보를 이념으로 접근하지 말고 '흐름'으로 인식하기... 5 아란도 2011-09-09 2621
3880 진보와 진보자유주의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아란도 2011-09-10 3190
3879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문 2 양을 쫓는 모험 2011-09-10 2676
3878 오바마는 실망스런 대통령 2 율리 2011-09-11 2581
3877 도마복음 율리 2011-09-11 4489
3876 철학이 필요한 이유 2 일반이론 2011-09-12 3736
3875 마옥당(磨玉堂 : 구슬을 가는 집) 꼬레아 2011-09-13 10220
3874 정소라가 미스코리아 진? image 9 김동렬 2011-09-14 8001
3873 명절 지나고 단상... 세 가지... 8 아란도 2011-09-15 3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