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동렬님 글 중에서
존재를 다섯 가지로 설명한 글이 있는데 도통 기억이 안 나오. 비교적 최근에 쓴 글 같기도 한데,,,,
존재의 다섯 가지 정의를 다룬 것 같은데......

암튼 좀 도와주시오

[레벨:15]오세

2010.09.09 (16:10:36)

● 에너지가 외부에서 유도될 때 - 이다(아니다).
● 에너지가 내부에서 유지될 때 - 있다(없다).
● 에너지가 짝짓기로 작용할 때 - 같다(다르다).
● 에너지가 작용하여 이탈할 때 - 옳다(그르다).
● 에너지가 이탈하여 소멸할 때 - 맞다(틀리다).

이거 말고, 우리가 무엇을 존재한다고 할 때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한 게 있었소. 아는 분들은 찾아주시면 감사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9.10 (03:10:32)

일단 찾은 것이 이것입니다.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조금 오래되었네요. 
아래 글에서의  존재는 인간만을 가리키는 존재만을 의미함이 아니라...존재하는 모든 것에서의 접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올려봅니다.



2007.12.10 22:37:5   존재, 생명, 자연



우리가 존재를 궁구함은 결국 많은 존재들 중에서 잎 보다는 가지, 가지 보다는 줄기, 줄기 보다는 뿌리를 찾아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보려는 것이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세상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정보를 전하려면?

한자어로 말하면 空(공), 存(존), 在(재), 事(사), 像(상)의 개념들이 있다. 存在(존재)는 이 중에서 둘째와 셋째다. 空(공)은 불교개념이요 여기에 반대되는 色(색)은 像(상)과 같다. 事(사)는 사건이다.

● 空(공) - 추상적 場(장)의 존재.
● 存(존) - 명목을 가지며 다른 많은 것들을 아우른다.
● 在(재) - 형태를 가지며 시공간 상의 장소에 존재한다.
● 事(사) - 현재 진행되는 시간 상의 사건의 존재, 무형의 존재이다.
● 像(상) - 색깔과 냄새, 소리처럼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예컨대 자본주의 시장의 존재는 우리가 통상 말하는 존재와 다르다. 시장은 남대문에도 있지만 증권시장처럼 인간의 추상적 약속들 속에 모호하게 존재하기도 한다. 유령처럼 존재하는 그것이 空(공)의 존재이다.

存(존)은 인간이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가문의 존재나 국가의 존재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역시 인간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추상적 존재이지만 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파괴하여 없앨 수는 없다.

存(존)은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형태를 바꾸더라도 보존된다. 가문의 구성원이 일시에 모두 죽어도 한 명의 후손이 살아있으면 명맥이 보존된다. 국가가 멸망해도 왕조가 교체될 뿐 나라들은 국명을 바꾸어 보존된다.

在(재)는 눈으로 볼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다. 형태를 가지며 항상 어떤 시공간적인 장소에 있다. 여기에 있거나 아니면 저기에 있다. 쟁여져 있다. 파괴할 수 있고 없앨 수도 있다.

事(사)는 사건이다. 사건은 시간 상에서 진행한다. 사건이 완료되면 저절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새로 시작된다. 오늘은 매일 아침에 생겨나고 저녁에 사라져서 어제가 된다. 많은 존재들이 그러하다.  

像(상)은 곧 눈에 보이는 형상이다. 색깔이나 냄새, 소리 등으로 존재한다. 상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항상 다른 것에 빌붙어 있다. 옷처럼 입혀지는 것이다. 옷은 갈아입을 수 있으므로 상은 언제라도 변한다.

像(상)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금방 변하고 事(사)는 유지되지만 언젠가 완결되고 만다. 在(재)는 파괴될 수 있다. 그러므로 미약한 존재들이다. 가을이면 잎이 지듯이 사라져 버리는 약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다른 것에 빌붙어 있다. 강한 것은 명목이 있는 것이다. 이름이 있는 것이다. 존이 강하다. 존에 재가 종속되고 재에 사가 종속되며 사에 상이 종속된다. 우리가 흔히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곧 존의 존재이다.   

본질에서 존재란 인간이 대응할 수 있는 존재이다. 진정한 존재는 최고수준의 대응이 가능한 존재이다. 단 하나의 스위치를 눌러서 단 한 번에 전부 통제할 수 있는 존재이다. 나머지는 그 하나가 만든 거품과 같은 것이다.

왜 우리는 존재를 철학하는가? 그 하나를 찾아내어 단 한 번의 스위치를 켜서, 단 한 번 부싯돌을 쳐서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단 한번 양초 심지에 불을 당겨서 요원의 들불을 일으키기 위해서이다.

실존이란 바로 그러한 개념이다. 묻노니 당신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단 하나를 말하라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당신의 실존이다. 단 한 마디로 나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면? 한번에 나의 모든 것을 바꾼다면? 내 인생의 승부수는?

[레벨:15]오세

2010.09.10 (06:51:10)

아란도님 감사!!!!!!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9.10 (13:15:11)

 
空(공), 存(존), 在(재), 事(사), 像(상)이라는 글자에 집착하면 안 되오.
그건 제가 적당히 골라다 놓은 것이고 진실되게 말하자면 언어를 새로 만들어야 하오.

포지션이 중요하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은 없는듯 있는 것이고
상은 있는둣 없는 것이오.

우리는 사과가 빨갛다고 하지만
빨강은 사과에 있는게 아니라 사과를 만나고 온 빛에 있는 것이오.(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뇌에 있고 마음에 있음)

사과에 빨강은 없소.
그럼 뭐가 있는가?

뭐라도 있을 것이오.
그것이 공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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