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read 4045 vote 0 2007.09.14 (05:42:50)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현실에 도전해보고, 가치있는 이상을 품고, 자기의 꿈을 이루어 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그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막연한 생각이며 희망으로 끝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바쁘고 처해 있는 상황이 제각각 그러한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의 삶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을 갖지 못합니다.  생활이 너무나 바쁘거든요.  하루종일 직장에서 시달리고 싫튼 좋튼간에 각종의 회식이다 모임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그리고나서도 노래방에서 한곡조라도 부르고 집에 가지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술로 달래고 욕으로 씹어댑니다.

저 역시 그러한 생활을 미국에 오기 전까지 15년간이나 했습니다.  종합상사 생활 15년에 일본주재원 생활도 5년동안 했습니다.  1992년 말 대선에서 정주영 회장의 대통령 출마로 현대그룹의 모든 임직원이 선거운동에 동원되었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회사의 분위기는 어수선 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습니다.  직장에서의 현실적인 고민이었지요.  내가 회사에서 앞으로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가, 회사에 그냥 남아 있다면 10년 후에 나는 어떠한 지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때에 가서 하는 일이 지금과는 다른 보다 의미있는 일일까, 나는 회사생활에 만족하고 있을 까 등등을 생각 했지요.  모든 게 부정적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당연히 사표를 생각하게 되지요.  1년 이상을 끙끙거리면서 회사를 계속 다녔습니다.  회사일에 적극적이 될 수가 없고 지각도 자주 하게 됩니다.  15년간 다니던 회사를 대책없이 그만두면 무엇을 해먹고 살 수가 있을까,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시절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미친 짓 한다고 난리를 치고 야단들이고.  그러나 마음이 떠난 회사에 계속 출근한다는 것이 정말 미치도록 싫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새로운 인생에의 도전을 꿈 꾸었습니다.  나 자신을 계발하고 진정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찾아서 새로운 인생을 열어보겠노라고.  결국 나이 40에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미국 로스쿨에의 유학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걱정과 불안은 계속 됩니다.  과연 내가, 내가, 미국에서는 단 하루도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내가, 3년과정의 미국 로스쿨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을지.  불안은 있지만 저는 이 것을 내 능력에 대한 시험으로, 그리고 새로운 인생에의 도전으로 보았습니다.  공부하다 죽어 문드러지더라고 한번 해 보겠노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1995년 여름에 영어 알파벳도 모르는 6학년, 2학년짜리 두 아들과 와이프를 데리고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을 뒤로 하고 미국길에 올랐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지 2주일 만에 수업은 시작되었습니다.  3년간의 Juris Doctor과정을 이수하면서 겪은 참담한 심정이나 어려움을 여기에서 글로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1998년 여름에 무사히 졸업과 함께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로스쿨을 다니고 있던 중에 우리나라에서는 IMF 사태가 오고, 뒤이어 많은 회사들의 구조조정이다 하여 한창 일을 더 해야 하는 젊은 나이에 회사를 등지게 된 과거 직장 선배, 동료, 후배, 친지들을 생각하면 나는 정말 그 때에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나 한테는 퇴직해야 할 정년이 없으니까요.      

제가 개인적인 글을 여기에 올리는 이유는 김동열님의 글들을 읽고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냥 공감한다고 하면 무얼 공감하는 건지 모르지요.  저는 매일 아침 저녁 기차로 통근합니다.  뉴욕 롱아일랜드 집에서 맨하탄사무실까지 출퇴근하는데 약 40분간씩 기차를 탑니다.  신문이나 책을 보기도 하고 아니면 창밖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합니다.  지나온 나의 삶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현재의 상황을 고민도 해 보고, 미래의 인생을 또한 그려보기도 합니다.  올바른 삶이 무엇이고,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가, 죽음에 닥치었을 때에 나는 행복할 수가 있는가.  

김동열님은 열린 삶을 살도록 설파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열린 삶이고 그 것을 깨닫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사색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세계관, 가치관등에 대해서 우리들에게도 부단히 개인적인 노력을 하도록 요구합니다.  동시에 인생에서의 도전을 중요시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미래를 그리지 않고 과거서에서 배우지않는 태도 역시 질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저는 공감합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대부분은 아직 많이 젊은 연령층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여러분들은 김동열님의 사이트에 자주 들리어 님의 글에 공감하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해서 배우고, 깨닫고, 이를 실행해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이슈에 집중되어 있는 서프에는 가고 여기 사이트에는 알면서도 오지 않는 사람들과는 달리 또다른 깊은 면이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분들을 위해서 사이트 운영에 조그만 보탬이 되라고 후원금을 약정하는 것입니다.  향후 1년간 분기별로 천불씩 도합 사천불을 후원 약정합니다.

뉴욕에서
고 성 철

김동렬

2007.09.14 (10:14:20)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4952 이것이 76미리 포탄이다 image 김동렬 2010-12-01 8742
4951 유투브동영상 올리는 방법.(수정) image 68 배태현 2016-01-04 8722
4950 청주맛나게 마시기 13 곱슬이 2010-03-09 8713
4949 화두(話頭)란 무엇인가? 10 아란도 2010-08-10 8665
4948 역사의 반복, 비극과 희극.. 약수동목장갑 2013-06-19 8648
4947 강병규 그리고 선수협의 진실 1 김동렬 2011-09-22 8635
4946 백발종군 - 만평의 신, 장도리 image 1 이상우 2012-12-05 8631
4945 유명인사가 된 소매치기 image 3 김동렬 2009-02-11 8614
4944 구조강론 사진 & 영상_20130509 image 3 냥모 2013-05-14 8603
4943 유혹 8 鄭敬和 2010-08-20 8593
4942 뜬금없지만 PUA 이론도 구조론으로 설명이 되는거 같네요. 4 귤알갱이 2012-02-08 8592
4941 낙차, 대한민국 무한도전 3 ░담 2010-08-18 8535
4940 대선 포스터 image 9 지명 2012-11-26 8530
4939 컴퓨터의 죽음 image 6 양을 쫓는 모험 2010-09-19 8471
4938 네안데르탈인의 조각상? image 김동렬 2009-05-14 8462
4937 연주자의 꿈 김동렬 2006-06-27 8455
4936 화학에서 가역적인 반응과 비가역적인 반응 2 이은지 2014-11-08 8448
4935 운명의 바닥 또는 低點(저점)에 관하여 (2) _ 2010.9.28 (펌글) 7 곱슬이 2010-09-29 8436
4934 시스템을 여는자들 image 눈내리는 마을 2010-05-08 8422
4933 서프 글쓰기에 대하여 1 열수 2005-10-03 8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