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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2760 vote 0 2015.02.23 (03:04:38)

<영화 - 호스트>

자정이 넘어 일요일이 된 자정이 넘은 깊은 밤.... 누워 뒹굴다...리모콘을 만지작 만지작...
무료영화를 보다.

<당첨된 영화는 호스트>
때로는 로맨스나 좀 더 철학적인 영화를 보고 싶을 때도 있으나...
언제나,이럴때 선택된 영화는 SF스릴러이다.

SF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뭔가의 충족 때문이기도 하고, 또 깊게 들어가는 것보다는 시각적 만족 때문인거 같기도 하다.

이런 영화들은 대체로 인간의 가장 기본적 명제들을 질문하곤 한다. 평소엔 그저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는 명제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다가 그렇게 또 끝난다.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답변이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는 과정으로 내용을 채우곤 한다.

영화 '호스트'도 영혼에 관한, 영혼의 순수성이 어떻게 그 가치를 지켜가는가에 관한 얘기이고, 영혼체로 존재하는 소울도 하나의 지적 생명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이 자기 정신과 몸에 대하여 어떤 형태로 인간적인 형태를 유지시키는가에 관한 얘기이다.

'소울'이라 이름 붙여진 외계 생명체들이 정신체 형태로만 존재하고 있는데, 숙주를 찾아 기생하는데, 인간이란 숙주에 기생하면서부터는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숙주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숙주의 정신이 저항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의 마음을 느끼게 되는 가운데 협력하게 된다. 또, 소울은 인간의 심리와 마음을 느끼게 됨으로 인하여 영원한 생존이 현재 사랑하는 이들과 같이 한 생을 보내지 못하게 된다면 영원한 생존이 무의미 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소울이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된 데에는 인간의 몸이라는 표현도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영원히 이 행성 저행성 떠도느니 지구에서의 정착과 인간의 몸에 동화되는 것을 선택한다.

어찌보면, 정신체인 소울의 관점을 지극히 인간의 관점에 맞춰 놓은것 같기도 하다. 소울이 몸을 소유하게 되는 것에서 보자면, 정신이 바라는 것을 몸이 실행해 준다는 것에서, '정신체'와 '정신과 몸을 통한 느낌의 인간'이라는 것에서 보자면, 정신체가 몸을 소유했을때 , 또 그 몸이 감정이 발달했다면, 영혼 형태의 정신체도 몸을 소유하게 된다면 몸의 영향을 받는다는 가정하에서는 소울의 관점을 인간적 관점에 맞춰 얘기를 풀어낸다 해도 그 가정은 성립할수 있다고 여긴다.

순수한 정신체가 순수성으로 다시 관계를 복원시킬때, 이것은 아마도 인간이 인간의 정신과 손을 다시 잡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불교적 관점에서 봤을때 색계와 욕계가 손을 잡고 다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색계와 욕계는 불교적 관점에서 다른 차원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지적 생명체인 소울이 지구로 이동해 왔다면, 이도 차원을 넘어선 얘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현재로서 어려운 일이지만.

전반적으로 영화의 구성은 그리 탄탄하지는 않은거 같으나, 디테일 면에서 보자면, 사막의 거대한 암석 산맥아래 있는 거대한 자연 동굴안에 인간이 숨어 살면서 그 안에서 문명을 실험하는 형태는 시각적 만족과 상상력을 조금은 충족시켜 주는거 같다. 문명이 파괴되거나 혹은 원하지 않아도 문명을 등져야 할때, 이때 인간의 생존본능은 발현되는데, 거기서 차차로 뭔가를 시도해 가는 가운데 문명이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명은 언제나, 그동안 이미 있는 상태를 베이스로 놓고 생각한다. 비록 물질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그 시점에서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여겨진다.

정신체로 존재하는 외계 생명체 소울과 인간 정신의 대결....
그리고 하나의 몸을 공유하며 그 안에서 부딪히며 공존...
그리고 다시 하나의 정신에 하나의 몸이라는 원칙으로 풀어 낸다.
정신체는 곧 생명체이므로....호흡을 불어 넣어 주는 것과 같다.
해서, 반드시 인간의 몸에 이식된 외계생명체인 소울을 거부만 하는 것도 아니다. 바로 동화되기도 한다. 소울은 그런 숙주를 자기 몸으로 삼아서 소울다운 정신으로 또 살게 된다.

이리 보자면, 이런 소울의 이식은 동양적 무속과도 상통한다. 그러나, 이는 어떤 신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신 그자체가 몸을 지배하는 것이고, 인간이 자기몸을 총괄하는 정신과 같은 역할일 뿐이다. 결국, 외계생명체도 인간도, 지적 생명체일 뿐인 것이며, 몸을 소유하게 된 소울도 지향점은 인간화라는 것이다. 이 영화의 맥은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 것을 다루고 있다. 그 안에 이성이 담긴 정신이자 감정이 살아 있는 느낌체로서의 인간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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