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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914 vote 0 2011.05.23 (12:21:20)

 

구조론은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감기든 뭐든 모든 병은 걍 회로가 끊어져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모든 기계장치의 고장은 관절부분에서 외부 에너지 작용으로 마찰이 일어나 회로가 끊어지는 거죠.

 

뼈마디만 관절이 아니고 혈관이나 소화관 같은 파이프들도 일종의 관절입니다. 막힌데는 뚫어주고 끊어진 데는 이어주면 됩니다. 근본이 그렇다는 말이고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복잡해지죠.

 

뉴턴이 고전역학을 해서 아귀가 맞는 소리를 했는데 아인슈타인이 다 엎은건 아니고 연속선상에서 봐야 합니다. 표층을 보느냐 심층을 보느냐. 결론부터 말한다면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거죠. 감기를 전문가가 복잡하게 설명해도 본질은 같다는 거죠.

 

감기는 체온이 올라간 거고 열을 내려주면 됩니다. 열을 조절하는 부분이 끊어졌다는 거죠. 근데 끊어진 회로를 이어줘도 내부에 이물질이 들어와 있으면 또 끊어집니다. 그러므로 이물질을 밖으로 빼내야 하지요.

 

근데 우리 몸의 바이러스들은 원래 몸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수가 많아서 핀셋으로 일일이 찍어낼 수 없을뿐더러 인간은 원래 바이러스와 공생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걸 막으려면 곤충처럼 갑옷을 입는데 만약 인간이 갑옷을 입는다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겠지만 대신 한번 들어온걸 빼낼 수 없으니 더 치명적이지요. 그러므로 몸은 들어올 놈 들어오고 나갈놈 나가라해서 적당히 조절하게 되어 있는데 슬픈건 인디언이죠.

 

인디언은 옷이 없으니 추운데 맨몸이라 감기에 걸리면 다 죽습니다. 수 천만명이 백인들이 퍼뜨린 감기로 죽었지요. 물론 저항력이 없다는 원인이 크지만 추운데 옷을 안 입으니 더 악화된 거.

 

원래 인간은 겨울에는 활동을 안 하고 겨울잠을 잤습니다. 그래서 원래 서양달력은 3월이 시작입니다. 일년이 열달이고 두 달은 공란이었습니다. 일체의 활동을 안 하는 거죠.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감기 걸릴 일도 없지요.

 

하여간 제 결론은 감기약도 약 나름이지만, 약을 안 먹는게 현명하다고는 안 봅니다. 약 과잉도 문제지만 추운데 옷을 안입으면 인디언처럼 전멸이죠. 약도 일종의 옷입니다. 옷을 얇게 입고 대신 활동을 늘리는게 낫긴 하죠. 아니면 고대인처럼 계속 겨울잠을 자고 외부접촉을 안 하든가.

 

구조적으로 인간은 감기에 걸리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옷을 입음으로서 그 감기의 활동을 조절하게 되어 있지요. 위생을 청결히 해서 감기에 안걸린다거나, 약도 약 나름이지만 약을 안 먹고 버틴다거나 하는건 솔직히 구조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봅니다.

 

건강해서 병에 전혀 안걸린다기보다는, 병이 자기 몸 어디까지 들어와 있는지 그 치열한 전선을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게 구조적으로 맞습니다.

 

나병이나 콜레라, 천연두, 소아마비 등은 어느 면에서 완전퇴치(?)에 가깝게 되었지만, 인간이 모든 병을 완전퇴치한다면서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신종플루에 지나치게 호들갑을 떠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병은 인간과 공생하는 겁니다. 진화의 메커니즘으로 보면 그렇다는 말이지요.

 

감기 한번 안 걸린다고 자랑하는 사람 많은데 그게 과연 좋은 것일까요? 완전퇴치 하려다가 애들 아토피 걸려서 작살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1.05.24 (09:42:56)

감기 한 번 안걸리는 사람든 대략 몸이 민감하지 못하다는 증거이고,  결국 어느날 치명적인 질병으로 한방에 훅 간다고 그러던데..    일리있을지도^^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05.24 (10:41:06)

이 글의 핵심은 구조론적으로 인간과 외부환경 사이의 경계선은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보통 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그 금을 명확히 긋고, 갑옷으로 완전무장하고, 완벽하게 적을 방어한다는 건데 나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경계는 불명하며, 저강도전쟁은 일어나야 하고, 전선은 관측되어야 합니다. 만리장성 쌓아놓고 철통방어 하기보다 국지전을 끝없이 벌이는게 낫습니다. 그 방법은 옷을 입는 것입니다. 옷을 입는다는 것은 조절한다는 것인데, 더우면 하나씩 벗고 추우면 껴입는 거죠.

 

그 옷의 종류에는 위생, 운동, 난방, 휴식, 투약, 격리  등이 있습니다. 근데 약은 절대 안된다거나, 무조건 휴식이 정답이라거나, 운동으로 다 해결본다거나, 하루에 손을 세번씩 씻는 위생전략으로 간다거나 다 밸런스를 잃은 것입니다.

 

구조로 보면 어느 한가지 전략으로 만병통치 하려다가 외통수에 걸려 죽습니다. 절대 막다른 곳으로 가면 안 되고 네거리에서 깔짝거리면서 신경전을 벌여야 합니다.

 

[레벨:15]오세

2011.05.24 (11: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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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로 보면 어느 한가지 전략으로 만병통치 하려다가 외통수에 걸려 죽습니다. 절대 막다른 곳으로 가면 안 되고 네거리에서 깔짝거리면서 신경전을 벌여야 합니다.

[레벨:15]lpet

2011.05.24 (13:05:56)

감기바이러스는 이미 어느정도 인체에 적응이 끝나고 인체와 공생하고 있다고봅니다.

미토콘드리아처럼 중책을 맡고 한자리 차지할 날이 머지않았을겁니다.

얼마전에 인플루엔자를 이용해서 암치료가 가능해질거라는 보도도 있었는데,

어쩌면 아직까지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인체와 바이러스의 공생관계가 있을수도 있고요.

발상의 전환을 한다는게 참 쉽지는 않은것같네요.

[레벨:15]오세

2011.05.24 (13:37:27)

전송됨 : 트위터

인플루엔자를 이용한 암치료라. 멋진 발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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