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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류비
read 3592 vote 0 2014.01.22 (14:39:17)

안녕하세요.

 

어찌어찌 구조론 연구소와 인연이 닿아

회원가입도하고, 주문한 책도 어서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신입회원입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

 

사실 위의 '어찌어찌'에는 제목에서의 '왕따문제'가 큰 역활을 했습니다.

왜 왕따라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고, 어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이곳까지 이르렀던 것 같습니다.

 

그다지 사교적이지않고 조용하며, 자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아는 저였기에

오랫동안 집에서 혼자할 수 있는 일을 해오며 지냈고, 나름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높은 일당에 혹해 작년에 추석알바를 나가게 되었고,

나름 할만해서, 그 후에도 계속 근무하다, 지금은 그만둔 지 한달여가 지났습니다.

 

노가다성 육체적 노동이 주는 고단함이 꽤나 컸지만,

하루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누울때 느껴지는

뭔가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는 자기 만족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무리속에 어울려 일을 한다는

그 기쁨은 실로 큰 것 같았습니다.

그간에  양식장에 갇혀 안전하지만 무미건조하게 지내다가,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회사에 적응하다보니, 차츰 그곳 조직이 왕따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무리중에  맘에 안드는 사람은 철저히 소외되어 왕따를 당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저를 비롯한 나머지 구성원들은 묘한 긴장감을 갖게 되고, 

특히 무리 우두머리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기위해 눈치보는 모습이었습니다.

 

구조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부족사회의 모습을 띠며, 의사결정을 우두머리에게 이임한듯한 모습이랄까요.

저또한 같이 왕따놀이에 동참할 것을 은근히 강요받았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 그냥 방관자적 입장만 취했습니다.

그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몰라도, 그 다음 타켓이 제가 되더군요.

 

하나의 칼날이 저를 겨누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견디기 힘들었고,

과한 육체적 노동이 주는 신체적 무리와, 또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굳이 고생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에 결국은 그만두게 되엇습니다.

 

그렇게 다시 세달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몇달간의 경험은 제 인생의 이례적인 이벤트로 잘 기억잡을거라 믿었습니다.

 

하루종일 붙잡고  있었던 컴퓨터.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해주는 즐겨찾기 사이트.

팝콘향이 가득한 cgv영화관.

카라멜 마끼야토가 맛있는 할리스 커피.

 

되돌아간 일상은 여전히 여유로운 자태로 저를 맞이하고  있었지만, 그곳을 향유하던 저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웬일인지 이제는 그저 지리멸렬한 일상으로만 다가옵니다.

 

솔직히 다시 선택을 하라면, 다시 알바하던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배운것 없는 티 팍팍 나는 사람들,

초딩들보다 더 유치하게 왕따놀이를 일삼는 사람들.

그러면서 식사시간에 손을 고이 모아 기도 하는 사람들.

이사람들이 왜 그립고, 다시 땀 흘려 일하고 싶은 이 심리는 뭘까요.

막상 다시 돌아간다면, 견디어낼 자신도 없으면서 무작정 돌아가고 싶은 심리

 

여쭙고 싶습니다.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인지,

혹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것이 좋을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1.22 (15:20:28)

왕따문제는 본질에서 벗어난 엉뚱한 접근입니다.

제가 봤을 때 님은 현장에서 조금 더 부딪혀봐야 합니다.

 

리더십 측면에서 본인의 유능함을 증명해야 한다는 거죠.

그냥 일하고, 돈벌고, 먹고 살려고 회사에 다니는 건 40대 이후구요.

 

젊었을 때는 자기 자신을 이곳저곳에 두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험에 드는건 언제나 자신이고, 소득은 자기를 조금 더 잘 알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를 어떤 한계까지 시험해보는 것도 젊었을 때는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직장의 왕따는 관심둘 문제가 아니고 님의 리더십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그 사람들이 왕따놀이를 하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마십시오.

왕따가 각별하게 주목되었다면 님 스스로 을에 포지셔닝하고 있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은 그 사람들의 잘못이지 님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 문제도 아닌 남의 문제를 공으로 훔쳐 자기걸로 만들려고 하지 마십시오. 

[레벨:1]류비

2014.01.23 (03:08:12)

돌이켜보면,  '리더쉽'  혹은  '리더로서의 나'란 모습은 거의 생각지 않았거나 회피하였고,

타고난 성격이 내성적이란 구실을 붙여가며, 애써 튀지않으려고만 했던 같습니다. 

 

말씀감사드립니다.

[레벨:11]비랑가

2014.01.25 (18:23:13)

그런곳은 멀리하셔야 좋습니다.

왜 다시, 그곳으로 가려고 하는지...별로 심하지 않았나 보군요.


어디든지 왕따비슷한 것은 있습니다.

그 정도가 심한 곳은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레벨:1]류비

2014.01.25 (23:39:18)

곰곰히 생각해보건데,


날것 그대로의 삶이랄까,

'체면치레 따윈 개나 줘버려' 식의 처세.

고된 노동으로 인한 유대감.

혼자 고립되어 단절되어 있다, 

세상과 에너지가 교류됨으로 인한 소속감, 안정감


하여튼, 끈적끈적하고 징한 무언가가 저를 잡아 끄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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