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3]생글방글
read 2672 vote 0 2017.05.17 (22:41:20)

 

 

재인왕 1년, 불혹에 처음 술을 배운 순한 계집이 살았다 어느 한 날
누구에게 한 번도 등을 내보인 적 없다는 하루 덜 찬 보름달이
누구에게 한 번도 속을 내비친 적 없다는 저 닮은 계집을
동리 밖 개울가 유채밭으로 끌고 들어가더란다
바람도 물도 흙도 오지게 착한 오월의 밤인 데다
달도 계집도 저마다 속에 셈을 하나씩은 숨기고 있던 터라
멀리 샛별도 근처를 지나던 물오리도 숨은 죽이고 귀는 세우고

 

곱게 빗어넘긴 유채밭 가름마길에 흘려놓은 가락지라도 있는지
애저녁 살짝 베어 문 잔술에 취한 계집 가다 서다를 네댓 번
뒤쫓던 하루 모자란 보름달 애간장이 다 녹을 판이다
검지 중지 두 손가락을 쭉 당겨 올라치면 철 지난 코스모스 모가지가
제 손끝에 알맞게 딱 걸리는데도 차마 따지 못했던 순한 계집
아까 낮에 땜통한 아이 쥐불놀이 깡통 신세가 된 유채꽃을
공갈 반 애원 반 빼앗아 여기 어디다 몰래 심어둔 터였다

 

돌부리에 발이 걸렸나 꽃뱀한테 발목이 물렸나 거기 무슨 일인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봉숭아 아린 물 채 들기도 전에 깨져버린 손톱
물어뜯고 있는 계집 어깨너머 밭이랑에
허리가 꺾이고 목이 부러진 유채꽃 한 송이
안 그래도 흰 얼굴 하얀 달빛에 남은 핏기마저 다 씻기우고
밭고랑에 눈물 망태기로 보태고 어디 남은 눈물 또 있었는지
밤새 베갯잇 적시우니 그러게 불혹에 술이 다 무어냐 저 순한 계집

 

 

 


[레벨:3]생글방글

2017.05.17 (22:41:35)





세상은 노다지 밭이다

왜요

너보다 무지한 사람이
아직도 이렇게 많으니
네게 세상은 온통 노다지 밭 아니냐

[레벨:3]생글방글

2017.05.17 (23:36:34)

 

네 경쟁 상대는
오래전에 죽은 사람도 아니고
지금 너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다

 

그럼 제가 극복해야 할 상대는 누구인가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5.18 (13:10:47)

이런 성차별적 제목 쓰지 마시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4892 정몽준 명필이다 image 4 김동렬 2014-06-02 7828
4891 새로운 교육실험-전문가 인터뷰 4 이상우 2010-08-14 7822
4890 국민명령 ░담 2010-08-30 7819
4889 이 황당한 통신비~ 지금까지 얼마야~ image 4 Rou 2010-08-24 7816
4888 추석은 잘들 쇠셨소? image 8 양을 쫓는 모험 2010-09-27 7809
4887 소녀들의 심리학 - 어떻게 생각하시오? 14 이상우 2013-03-25 7778
4886 우체국 image 2 곱슬이 2010-08-04 7778
4885 깨달음을 그리다..... 4 아란도 2010-08-16 7766
4884 펄펄 살아있다. 6 아제 2010-07-31 7758
4883 자율과 규율 3 water 2010-08-12 7756
4882 투자, 음모를 읽어라 9 약속 2010-09-28 7755
4881 감기걸릴듯한 분 여기 한번 가보소 5 곱슬이 2010-09-30 7738
4880 아빠 어디가냥 image 2 솔숲길 2013-02-21 7730
4879 무엇이 신앙인가 image 1 Ra.D 2009-05-24 7729
4878 처음으로 김동렬님에게 묻습니다. 4 까뮈 2012-04-16 7728
4877 이판사판의 유래? 4 sus4 2013-01-18 7712
4876 피겨여왕과 스승 - 연아에게 쓰는 편지 image 2 아란도 2010-08-28 7668
4875 솔로탈출을 원한다면 2 솔숲길 2013-01-08 7664
4874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중에서 image 6 안단테 2009-07-09 7663
4873 북미 여행 image 6 큰바위 2013-07-19 7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