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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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id: 15門15門
read 3436 vote 0 2013.01.06 (02:11:48)


위 영상은 불후의 명곡이란 실력있는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모든 실력있는 가수들을 제치고 개가수(개그맨이 가수를 겸업할 때 

스스로 비하하며 우습게 부르는 명칭)의 대표격인 UV가 우승을 했습니다.


그들 가사 중 인상 깊은 구절이 있는데요.


우리 노랠 듣고 엄정화가 엄청 화가 났을거야.

우리 노랠 듣고 관객들도 엄청 화가 났을거야.

우리 노랠 듣고 시청자가 엄청 화가 났을거야.


이 구절입니다. 아마도 가수도 아닌 개가수가 가수 경연대회에 나온 것 자체가 비난 받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서 이 가사를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리 뻔뻔스러움을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개그맨이라지만 이런 일련의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순 없겠죠. 


하지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들은 개가수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갑자기 무대에서 나와 언제나 엄숙히 무대를 감상하는 불후의 명곡의 원곡자에게 올라가 같이 

춤을 추질 않나 음악이 끝나고도 관객들과 토크쇼를 펼치며 다시 무대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불후의 명곡을 종종 보긴 했지만 처음보는 장면이었고 아마도 가수였다면 어림도 없었을 무대였습니다. 


차원이 다른 무대이기 때문이 아니라 가수이기 때문에 볼 수 없었을 그리고 하지 않았을 무대를

개가수이기 때문에 볼 수 있었고 할 수 있었던 무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가장 감명깊게 느낀 것은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그들의 자유로움이었습니다.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 없지만 파격적이고 관객들과 호흡하는 자유로움이 그들이 관객들에게

우승을 선물받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가수들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유롭기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고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 밖으로 뛰쳐나와 근엄한 원곡자는 물론 관객들과도 춤을 

추며 공간을 확장시키는 이 무대를 보고 뭔가 비슷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으신지요?

저는 이 무대를 보고 이번 구조론 문제에 나왔던 핀란드 가구 즉 북유럽 가구의 인상을 느꼈습니다.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열린 공간을 디자인하고 실용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구이니까요.


어쩌면 세상은 이미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조론의 시선을 어리숙하게나마 빌려 본

세상은 꽤나 즐거운 것 같으니까요.


[레벨:8]상동

2013.01.06 (09:19:25)

기차는 어차피 달립니다. 기차가 멈추면? 신의 책임입니다. 

인간이 신경쓸일 아닙니다.


인간이 할일은 

에너지가 있는 기관차(진보)에 타고 끌고갈거냐?

에너지가 없는 객차(보수)에 타고 끌려갈거냐?

선택뿐이라 봅니다.


바램이 있다면 기관차 한대에 객차 열대가 아니라

기관차만 열한대가 달릴수는 없는가? 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2013.01.06 (11:28:01)

99%는 존엄이 없는 시각으로 1%를 바라볼지언정 
1%는 존엄으로써 99%를 바라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존엄을 가진 1%와 존엄을 가지지 못한 99%의 시선이 
같아선 안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99%를 쉽사리 놓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이고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고통이 우리의 고통으로 그들의 
슬픔이 우리의 슬픔으로 와 닿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진보로 흘러갈 것입니다.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고 세상이 바뀌면 사람들은 당연히 이에 순응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문제이도 합니다. 
하지만 진보의 과정 속에 프랑스처럼 대혁명을 거쳐 진보로 향하느냐 
아니면 영국의 조용한 혁명처럼 피 흘리지 않고 진보로 향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타협이나 양보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입에 숟가락질해서 
떠먹여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그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싸이의 말춤을. 존엄의 멋스러움을. 
진보의 자유로움을. 구조론의 아름다움을. 

그들은 진보가 만든 칼과 총을 사용하기 위해 또 다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진보는 아낌없이 그들에게 내줄 테죠. 
하지만 진보는 이미 또 다른 것을 만들고 있을 겁니다.

99%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두려워하지만 
1%는 미래로 나갈 뿐이라고 신의 방향성을 믿습니다. 
때문에 99%는 과거의 가치에 매몰되어 있지만 
1%는 미래의 가치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두려움이 많은 종자이기에 아직도 과거의 가치에 
연연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핵전쟁이나 종말이 
와서 인간이 과거 선사시대의 상태로 돌아간다 해도 
인간은 과거로 절대 돌아갈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죽었으면 죽었지 존엄을 잃은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1%는 어떤 경우에도 존엄을 잃지 말고 99%를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물론 그것은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노통을 그렇게 잃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매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1%는 우리의 미래를 지필 불씨이자 우리 99%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레벨:8]상동

2013.01.06 (17:29:30)

동감입니다.

그러기에 모두가 기관차에 탔으면 싶은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4]죽어문화개혁

2013.01.06 (10:07:56)

개가수라고 하셔서, 그게 UV 애칭인 줄 모르고.

얼마 전, 나가수 가왕전에서 우승한 그 자식

얘긴 줄 알았습니다. ㅎㅎ


하필 준우승이 문재인 지지 연설했던 이은미이다

보니. 기분이 곱절로 씁쓸했었네요.

파쇼들한테 연패한 기분이라서요. ㅎ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3.01.06 (12:25:33)

이은미는 더원한테 져서 준우승한게 아닙니다. 승부를 초월해서 무대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이은미가 결승까지 올라왔던 무대를 전부보셨다면 아실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승 가능성이

더 큰 곡으로 승부할수 있었고 결승에서 보여준 선곡자체가 승부와는 거리가 먼 곡들 이었다는것을요.

어차피 음악에있어서 이기고 지는거 자체가 말이안되는거죠.. 다만 나가수의 특성상 그게 부각되었을뿐이죠.

결승을 앞두고 이은미는 그저 노래가 가진 본연의 의미에 집중해서 불렀습니다.

마치 나가수 가왕따위는 개나줘버려 라는 듯이...

이은미.. 정말 멋진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4]죽어문화개혁

2013.01.06 (14:23:09)

실질적 1위였으나 2위 한 것까지 비슷하군요. 

이은미의 선택이 문재인의 선택하고도 비슷한 

매락인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가 아니라 예술이니, 이은미의 경우엔 

정말 승리자로 보아도 좋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3.01.06 (21:34:39)

그렇죠.. 그렇기에 이은미를 문재인과 연관시켜서 씁쓸해할 이유도 안타까워할 이유도 없습니다.

제가 전에 게시판에 이은미에 관해 쓴글도 있었지만 저는 이은미가 가왕 안될거라(포기할거라) 예상했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3.01.06 (12:17:29)

제가 어제 그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본문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이지만 UV가 최종우승한거 아니에요^^

엄정화편이 2부 그러니까 2주에 걸쳐서 방송되는데 1부 우승한거에요.. 그나마 마지막으로 나와서 1승한겁니다.

UV한테 패한(음악을 패했다고 표현하니 좀 이상하긴하지만) 브아걸(제아, 나르샤)은 UV에게 패하기전에 3승했습니다.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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