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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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229 vote 0 2012.03.15 (11:28:19)

 

FTA 발효에 부쳐

 

FTA 논쟁은 선거에 조금도 보탬이 안 된다. 그러나 어차피 이 사이트는 영향력이 없는 사이트이므로 간단히 짚어보고 넘어가기로 하자. FTA 라는게 뭘까? 간단히 말하면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공장을 짓는 것과도 같고, 도로를 개설하는 것과도 같다.

 

(왜 그런지는 과거에 무수히 이야기했다. 옛글을 참조하시라.)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돈 찍어내면 경제에 보탬되나?’ 물론 안 될 수도 있다. 짐바브웨를 보라. 돈 찍어내니 물가만 올라갔다. 공장 지으면 경제 돌아가나? 안 될 수도 있다. 공장 지었다가 망하는 예도 많다.

 

박정희가 독도 판 돈으로 200여개의 공장을 지었는데 한 회사만 살아남고 다 망했다는 말도 있다. 구한말 청나라는 양무운동을 펼치면서 전국에 무기공장을 짓고 산업화를 시작했다. 그 공장들 다 망했다.

 

◎ 공장 지으면? - > 망한다.
◎ 돈 찍어내면? - > 물가만 올라간다.

 

근데 왜 하나? FTA 해봤자 나빠질 뿐이라는 증거 수백 가지 댈 수 있다. 그러나 구조론으로 봐야 한다. 경제는 시스템이다. 발동이 걸리면 모든게 효과를 내고 발동이 꺼지면 모든게 역효과를 낸다.

 

바보들은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된다고 믿지만 그게 다 구조론을 모르고 하는 소리고,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그 에너지를 모아놨다가 나중 한 곳에다 왕창 몰아준다. 그게 법칙이다.

 

좀 배워라 밥통들은.

 

나경원은 열심히 박원순을 깠지만 그 에너지 모아놨다가 박원순에게 몰아줬다. 결국 나경원은 박원순 선거운동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FTA가 이득이다 손해다 하고 따지는 단세포 주장은 하지 않는게 맞다.

 

FTA가 이득이 되든 손해가 되든 그 에너지를 모아놨다가 나중에 한 넘에게 몰아준다. 구조론으로 보면 시스템은 외부에서의 어떤 작용이든 무조건 시스템 자신을 보호하는 쪽으로 결과를 도출한다.

 

경마장에서 누가 돈을 따든 결국은 마사회가 돈을 번다. 누가 마사회냐다. 한국과 미국 중에서 누가 마사회지? ‘경마해봤자 미국이 돈 딴다 하지 마라, 아니다 한국이 돈 딴다 FTA 하자’ 이건 초딩이다.

 

FTA의 마사회는 세계경제 단위로 작동한다. 한국은 세계경제의 중심부로 쳐들어가서 노른자위를 차지하게 된다. FTA의 효과는 중국과 러시아 쪽에서 더 크게 얻어진다. 이걸 알아야 한다.

 

FTA로 미국과 무역해서 흑자보자는 생각은 초딩 중에서 개초딩이다. FTA는 미국과 중국을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중간에서 트래픽만 늘리면 빨대 꽂아놓고 이익을 얻는다.

 

무엇인가? 여러분이 고속도로 가면 통행료 낸다. FTA는 미국과 중국의 상호작용을 늘리며 한국은 중간에서 통행료만 받는다. 무역량을 늘리자는 것이며 그 무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일어난다.

 

한국은 중간에서 삥 뜯는다. 고스톱은 중국과 미국이 치고 한국은 고리만 뜯는다. 하우스장이 먹는 거다. 모르겠나? 중국을 키워야 미국이 살고, 미국이 살면 낙차가 생기고 그 낙차만큼 수입이 생긴다.

 

FTA는 도로를 닦는 것과도 같다. 도로 닦으면 경제 성장하나? 아니다? 북한 고속도로 텅텅 비었다. 누더기 도로에 차선도 안 그어놨다. 아프리카 가보면 도로만 있고 차는 없는 곳 졸라 많다.

 

경제란 모든 것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뭐만 하면 다된다는건 착각이다. 뭣도 하고, 뭣도 하고, 뭣도 해야 겨우 시너지가 작동한다. 그러므로 단지 확률을 올릴 뿐이다.

 

FTA는 확실히 경제성장의 확률을 올린다. 이건 명확하다. 복지확충도 마찬가지다. 복지지출의 확대는 경제성장의 확률을 올린다. 필자가 주장하는 다핵구도 재편 역시 같은 효과를 낸다.

 

지금의 서울중심 단핵구도는 매우 위험하다. 왜 모든게 서울편중이 되었을까? 그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의 밸런스 원리로 보면 효율의 추구만큼 비효율적인 것은 없다. 내부 포메이션이 갖추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은 비효율적이다.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둘씩이나 만들어놓고 있으면 두 배로 비효율적이다. 그런데 말이다. 하나만 있으면 시스템이 죽는다. 자궁이 죽는다.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예비병력 부족이다.

 

예컨대 이런 거다. 코미디언들은 특히 군기가 세다. 개그맨실에서는 선배의 심부름도 해야하고 깎듯이 인사도 해야 한다. 왜? 개그 아이디어는 처음 한 사람의 입에서 우연히 나오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입으로 옮겨다니다가, 문득 개콘에 픽업되어 코너 하나가 생겨난다. 그 아이디어의 주인은 누구일까?

 

개콘에서 하는 코너들은 사실 누군가의 입에서 나와서 설익은 것이, 이 입에서 저 입으로 옮겨가면서 아이디어가 추가되어 마침내 완성된 것이다. 이수근 아이디어는 김병만이 따먹고 김병만 아이디어는 이수근이 해먹는다.

 

자기 아이디어지만 자기에게 안 맞을 수도 있고 미완성 아이디어도 있다. 이거 저작권 따지면 피곤해진다.

 

연예인들은 개그맨들이 워낙 화성인이라서 군기 안 잡으면 개판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핑계고, 실제로는 옛날부터 고참들이 신참을 자기집에 몇 십명씩 합숙시키는 풍토가 있었다. 왜? 아이디어 훔치려고.

 

애들을 모아놓아야 아이디어가 나온다. 결국 모든 아이디어는 훔친 것이며 그 때문에 군기를 잡지 않으면 난리가 나는 것이다. 팀플레이 해야 한다는 거다.

 

경쟁은 비효율적이다. 개그는 혼자 하면 되는데 왜 자기집에다 애들 몇 십명씩 모아서 군기잡아가며 합숙을 시키냐 말이다. 그 비용은 누가 대고? 매우 비효율적인 것이 실은 효율적인 것이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서울편중 단핵구도이므로 대체재가 없어서 비효율적이며 이러한 비효율은 지나치게 효율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 비효율은 평소에 관측되지 않다가 어떤 변화의 시점에 나타난다.

 

구조의 자궁은 둘 이상이 있어야 작동한다. 생물도 그렇다. 엄마는 필요하다. 근데 왜 수컷은 존재하지? 수컷은 생태계에 필요없는 존재다. 단성생식을 하면 되잖나 말이다. 유전자가 필요하다고? 유전자를 돌려 쓰는 방법은 많다.

 

어떤 심해어는 수컷이 작게 쪼그라들어서 암컷 몸에 기생한다. 혈관이 연결되어 기생충처럼 암컷의 신체일부로 되어버린다. 실제로는 단성생식과 같다. 수컷은 먹이활동을 못하고 정자만 공급할 뿐 역할이 없다.

 

수컷은 없어도 되는 존재인데도 자연계에 있다. 비효율인데도 효율이다.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세상의 모든 비효율은 효율의 추구과정에서 구조의 자궁을 파괴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창의성의 자궁을 파괴했는지 생각해야 한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FTA는 자궁을 만드는 것이며 상부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만 하면 경제가 살아나는게 아니고 그 외에도 많은 것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고립되어 있으면 자궁이 죽는다.

 

고립의 타개만이 한국의 살길이다. 한국은 세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는 개방을 통한 상부구조의 건설. 둘째는 다핵구도 재편으로 내부에 시소구조 세팅, 세 번째는 복지확대를 통한 내부 상호작용 증대. 이 셋이 맞아떨어져야 경제가 살아난다. 엔진이 돌아가는 것이다.

 

◎ 개방을 통한 상부구조 건설
◎ 다핵구도 재편을 통한 내부구조 건설(내륙 대 해양구도로 재편)
◎ 복지확충을 통한 내부 상호작용 증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옛날 경운기처럼 발동이 걸릴 듯 걸릴 듯 하다가 피시시시 꺼져버린다. 고립되면 죽는다. 지금까지는 괜찮았는데 왜 그러냐고?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미일경제의 하부구조로 편입되어 있었다.

 

지금은? 미일이라는 천장을 뚫고 한국경제가 독립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경제를 선도해야 한다.

 

FTA하면 농민은 어쩌고? 농업의 GDP비중은 3프로 이하이고 조만간 1프로까지 떨어지며 경작농업에서 관광농업으로 바뀐다. 필자가 농가주택개량을 주장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조만간 관광농업비중이 30프로 이상으로 올라간다.

 

대기업이 세금 더 내고 그 돈으로 복지 확충하고 농민 보조해도 충분하다. 이건 방향성의 문제다. 이쪽을 포기하고 저쪽으로 길을 열어간다. 이쪽은 희생되는게 아니냐고? 저쪽에서 얻은 것으로 이쪽을 보완한다.

 

구조론은 한 방향으로 풀어가는 것이며 그 방향은 마이너스다. 닫힌 것을 열고 방해자를 제거한다. 낙차를 이용한다. 낙차가 없으면? 죽는다. 낙차는 어디에 있느냐고? 오른쪽 미일과 왼쪽 중러 사이에 있다.

 

가끔 보면 몽골과 우리나라를 합쳐야 된다는둥 개소리 하는 사람 있다. 자원대국 몽골의 1인당 GDP는 조만간 스위스를 능가한다.(1년에 25프로성장) 부가티 타는 몽골부자들이 한국에서 쇼핑한다. 멀지 않았다. 정신차려야 한다.

 

방향을 똑바로 보고 핸들을 잡아야 한다. 그렇게들 보이는게 없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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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오세

2012.03.15 (11:47:44)

전송됨 : 트위터

고립의 타개만이 한국의 살길이다. 한국은 세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는 개방을 통한 상부구조의 건설. 둘째는 다핵구도 재편으로 내부에 시소구조 세팅, 세 번째는 복지확대를 통한 내부 상호작용 증대. 이 셋이 맞아떨어져야 경제가 살아난다. 엔진이 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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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경제는 생태계로구려. 물만 있어도 안되고 비옥한 토양만 있어도 안되고, 빛만 있어도 안 되고, 씨앗만 있어도 안되고 이 모든게 다 갖춰져야 싹이 트는. 

[레벨:2]호롱

2012.03.15 (13:24:47)

MB는 이제 쫄은 것 같습니다.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시작됐죠. 어제 이 생각을 했어요.

[레벨:4]토마스

2012.03.16 (12:11:47)

 

과거 미국영화 직배로 들어오며 우리나라 영화 다 망한다고 떠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직배영화체계로 어차피 갈 수 밖에 없다고 하면 매국노취급 받았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영화는 비약적 발전을 했고 영화시장도 훨씬 커졌고

특히 '배급과 제작 분리'시스템이 한국 영화 시장을 크게 발전시켰지요.

물론 아직도 영화만들어서 망하는 제작사가 훨씬 많지만 전체적인 한국영화산업의

구조와 질적 향상이 획기적으로 발전했죠.

 

FTA한다고 미국에게 잡혀먹힐거라는 것은 아프라카 후진국에서나 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적 특성이 평소 게을러서 대충 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잘하는 것 같습니다.  위기라고 느끼면 좋은 기술도 개발하고 좋은 제품도 출시하고...

 

제가 걱정되는 것은 FTA 폐지를 절대공약으로 함부로 내세웠다가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그걸 어떻게 감당할거냐라는 것입니다.   적당히 '재협상'쪽으로 발을 빼 놓아야 정권교체

이후로도 빠져나갈 구멍이 생기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16]노매드

2012.03.17 (12:41:08)

강남을에 정동영 대 김종훈 저들이 원하는 FTA 쟁점 구도가 만들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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