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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6120 vote 0 2012.10.21 (17:34:23)


이번 대선 네거티브가 결정한다.

 

지금 오바마와 롬니의 지지율이 팽팽하다지만 판별분석을 해보면 선거인단이 많은 주를 가진 오바마가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다.

 

올해 미국의 대선은 상당부분 네거티브가 결정한다. 애초에 네거티브가 먹히는 사람이 있고 전혀 먹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오바마나 롬니나 둘 다 원초적으로 네거티브에 약한 후보다.

 

다만 오바마는 4년전 악랄한 네거티브를 극복하고 당선된 현역이라는 점이 차별화된다. 롬니는 운명적으로 네거티브를 부르는 인물이다. 포지션이 그렇다.

 

무엇인가? 인간은 본능적으로 막다른 길을 피하려는 심리가 있다. 네거티브란 상대방의 처한 포지션이 막다른 길임을 드러내는 전술이다. 상대를 궁지에 몰아놓고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부을 때, 외부에서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는 고립된 포지션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컨대 오바마의 피부색은 외부에서 누가 도와준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롬니의 부패전력이나 모르몬교 신앙도 누가 도와준다고 해서 바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개종할 수도 없고. 그러므로 위기에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그러한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 네거티브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사통팔달로 연결된 네거리에 포지셔닝해야 한다. 오른쪽에서 들어오는 공격은 왼쪽으로 흘려보내면 되고 뒤에서 들어오는 공격은 앞으로 흘려보내면 된다.

 

네거리에 위치하면 사방에서 어떤 공격이 와도 막아줄 세력이 있는 것이다. 위기 때 멀리서 달려올 구원군이 있고, 들불처럼 일어날 의병부대가 있다.

 

그러나 막다른 길에 포지셔닝하면 그럴수 없다. 도와줄래도 도와줄 수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 포지셔닝이 있다. 이회창처럼 꼬장꼬장한 사람이나, 엘 고어처럼 색깔없는 사람이 원래 네거티브에 약하다.

 

반면 이명박이나 레이건, 김영삼처럼 유들유들하고 뻔뻔하고 유머러스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네거티브에 강하다. 노무현 대통령도 뚝심이 있어서 상당히 네거티브에 강한 편이고, 김대중 대통령은 네거티브에 약했다.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은 네거티브 때문에 많은 피해를 당했다.

 

매케인도 나이가 많아서 네거티브에 약하다. 나이란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원군이 와도 나이를 깎아주기는 불가능하다. 매케인은 젊은 페일린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해서 어떻게 나이를 깎아보려 했지만 잘 안됐다.

 

박근혜도 네거티브에 약하다. 젊고, 유머있고, 유들유들하고, 뻔뻔하고 사방에 친구가 있는 재롱둥이가 아니다. 박근혜는 우선 나이가 막다른 길이다. 이건 되돌릴 수 없는 거다. 머리를 염색하고 보톡스를 맞는다고 젊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이만 비교하면 문재인보다 한 살 많은건데 문제는 나이+여성+미혼+퍼스트레이디 부재라는 3박자, 4박자다. 이거 치명적이다.

 

박근혜의 패션 또한 네거티브에 약한 패션이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옷을 그렇게 입으면 안 된다. 막다른 길에 막장패션이다. 요즘은 막장에서 일하는 광부도 그런 옷 안 입는다. 변신을 못한다는 인상을 주는 거다. 주변에 반공노인들이 둘러싸고 있는 것도 막다른 길에 포지셔닝한 셈이다.

 

결국 네거티브가 먹히느냐 안 먹히느냐는 그 사람이 다수의 예상을 깨고 신선한 이미지 변신을 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네거티브에 약했던 이유는 지나치게 왼쪽으로 가 있어서 어떤 경우에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 수 없을거라는 인상을 준 데 있다. 김종필과 연합해서 겨우 벗어났다.

 

사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유자재로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이미지작업을 한 것이 뉴DJ플랜이다. 단 한번도 웃는 얼굴이 신문방송에 노출된 적이 없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늘 웃는 모습으로 TV에 나온 거다. (양아치 신문쟁이들이 김영삼은 항상 웃는 얼굴만 실었다.)

 

박근혜도 근래에 일부 변신을 해서 답답한 이미지를 깨긴 했다. 새누리를 창당하고 빨간색을 쓴 것이 그러하다. 그러나 총선을 이기자 사흘을 못가서 구태의연해져버렸다. 일시적으로 한번쯤 변신의 흉내를 내는 정도는 박근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처럼 써니춤을 출 정도는 못된다. 시장에서 흙묻은 오이를 먹을 수 있다는 정도의 변신은 박근혜도 가능하다.

 

결국 네거티브가 문제가 아니고 대중들 앞에서 상황변화에 맞게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핵심이다. 이회창이 김대업의 네거티브에 맛이 갔다는 판단은 착각이다. 네거티브가 딱 먹히는 포지션에 가 있는 인물을 후보로 올린게 한나라당의 미친 짓이었던 거다.

 

박근혜의 되돌릴 수 없는 막다른 길은 숫자가 너무 많다.

 

1) 독재자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바꿀 수 없다. (516평가문제가 예)
2) 나이가 많은데다 패션감각이 어둡다. (나라를 걱정하는 우울한 이미지)
3) 주변의 반공노인을 물리칠 수 없다. (정서적으로 그쪽과 통한다.)
4) 인터넷과 IT에 어둡다.
5) 여자이고 미혼에 퍼스트레이디 부재라는 한계를 넘을 수 없다. 
6) 주변에 똑똑한 사람이 없다. 
7) 중간보스들이 전멸했다.

 

박근혜가 막판 궁지에 몰리면 핫팬티를 입고 나오는 생쇼를 할지도 모른다. 그 정도 변신은 아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한계다. 써니춤은 못 춘다. 박근혜는 네거티브로 쉽게 넘어간다.

 

지금은 사람들이 인물 하나만 쳐다보지만 막판에는 그 인물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본다. 절대적으로 지켜줄 패거리가 있어야 한다. 고립되면 죽는다. 노무현 대통령도 초반돌풍은 패거리가 하나도 없는 정치적 고아라는 혈혈단신의 장점으로 떴는데 곧 상황이 반전되어 후단협이 뜨자 패거리의 부재가 약점이 되었다.

 

강점이 약점으로 바뀌는데 며칠이 걸리지 않는다. 한 순간에 넘어가는 수가 있다. 유시민이 ‘노무현 뒤에 패거리 여기 있다’고 선언해서 겨우 살려낸 거다. 그때 노사모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원래 네거티브에 강한 인물이 있다.

 

◎ 젊은 인물은 네거티브에 강하다.
◎ 유머있는 인물은 네거티브에 강하다.
◎ 주변에 연합할 인물이 많으면 네거티브에 강하다.
◎ 서민적인 이미지를 얻으면 네거티브에 강하다.
◎ 자수성가한 독립적인 정치인 이미지를 얻으면 네거티브에 강하다.
◎ 반항아적인 이미지를 얻으면 네거티브에 강하다.

 

원래 네거티브에 약한 인물이 있다.

 

◎ 소수파종교신도, 소수파지역 인물은 네거티브에 약하다.
◎ 서울이나 어중간한 지역 출신은 네거티브에 약하다. 
◎ 지식인 꽁생원 이미지는 네거티브에 약하다.
◎ 친구가 별로 없는 사람은 네거티브에 약하다.
◎ 뒤에 배후세력이 있다는 인상을 주면 네거티브에 약하다.
◎ 말이 잘 안 통하는 꽉 막힌 사람은 네거티브에 약하다.

 

퍼즐맞추기와 같다.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이 네거티브에 강하다. 궁합이 있다. 타인과의 결합성이 좋은 인물이 네거티브에 강하다.

 

안철수는 계속 출마를 미루면 네거티브 한 방에 넘어갈 위험이 있다. 안철수는 여러모로 네거티브에 강한 인물이지만 결정적으로 소속된 당이 없다. 정당이 없다는건 그야말로 네거티브를 부르는 거다. 그 외에는 여러모로 네거티브에 강한 포지션이다. 소라없는 소라게 안철수는 빨리 그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세력이 없는 독립적인 정치인 이미지가 강점이 되어 떴는데 뜨고난 다음에는 바로 그것이 약점으로 돌변했다. 독립적인 이미지가 주변에 아무도 도와줄 사람없는 고아 이미지로 바뀐 것이다. 안철수도 이거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지금의 장점이 추석 넘어가면 바로 약점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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