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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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854 vote 0 2010.08.31 (19:42:51)

 

 

  홍준표, 정동영, 문성근

 

 

  홍준표 머리 좀 쓰네

  홍준표가 이명박을 아주 보내려고 수를 쓰고 있다. 이명박이 바보인줄 알고 ‘한 방에 진보 10년 훅간다’며 떡밥을 살살 풀고 있다. 어쨌든 홍준표는 꽃놀이패를 잡은 것이며 이명박은 지금 시험에 들었다. 전직과 싸우는 현직? 최악이다. 이게 일종의 하극상 형태이기 때문이다.  

 

  보통 리더가 레임덕에 빠지고 힘을 잃게 되는 것은 하극상을 당하고 아랫사람을 통제하지 못할 때이다. 아주 망신을 당하는 거다. 박근혜가 김무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하게 하여 박근혜를 치는 이명박의 솜씨가 그렇다. 하극상 당하면 한 방에 훅 간다. 그것이 가족일 때는 더 치명적이다. 현철을 통제하지 못한 김영삼, 홍삼을 통제하지 못한 김대중 대통령, 노건평을 통제하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 역시 곤욕을 치렀다. 그리고 부하 이회창에게 하극상을 당하고 꼼짝 못한 김영삼의 모습, 부하 김태정에게 하극상을 당하고 꼼짝못한 김영삼의 모습.. 지지도 5프로까지 떨어졌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매우 많다.

 

  어른이 어린이와 싸우면 그 자체로 망신이다. 힘이 있는 자가 힘이 없는 자와 싸우는 그 자체로 최악이다. 힘이 있는 현직이, 힘이 없는 전직과 싸운다면? 이건 정말 넌더리가 나는 일이다. 지긋지긋한 일이다. 이명박이 집권초 촛불시위로 지지도가 10퍼센트 대로 떨어진 것은 여고생과 싸우는 모양새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 미네르바와 싸우고, 김제동과도 싸우고, 김미화와도 싸워서 지지도 까먹은 것이 지자체선거 참패로 나타났다. 군주는 위엄으로 다스려야지 진흙탕에서 너죽고 나죽기로 싸우면 안 된다. 현직이 위고 전직은 아래다. 돌아가신 전직을 치는 것은 그 자체로 하극상을 당하는 것과 같다. 개망신이다. 국민은 암담함을 느낄 뿐이다. 환멸 그 자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장 좋은 계책은 상대방의 구심점을 고립시키는 것이다. 진평이 스파이를 풀어 이간질함으로써 범증과 항우 사이를 떼놓듯이 말이다. 이명박은 호남세력과 개혁세력을 갈라놓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쳐서 고립시키는 것 까지는 병법에 나오는 전술이 된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어야 했다. 천안함도 비슷하다. 알게 모르게 안개를 피우는 선에서 멈추어야 전술이 된다. 그러나 선을 넘었다. 선거 직전에 ‘실은 전쟁이 일어났었다’고 선포를 해버리니 역풍이 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이 안 계시는 상황이다. 적의 구심점을 분리, 고립시키는 데서 멈추어야 정답이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 버리면 그쪽에 새로운 구심점이 형성된다. 지금은 건드릴수록 이쪽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의 핵이 투하될 뿐이다.

 

  차명계좌가 있든 없든 개혁세력이 뭉치는 계기가 된다. 이건 정치 좀 해 본 사람이면 본능적으로 아는 거다. 홍준표는 돌 하나를 던져서 친노세력과 이명박을 동시에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친노세력은 피해가 없다. 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는 귀신과 싸움을 거는 형세다. 결국 당하는건 이명박 뿐이다. 결과는 여권 주류질서의 재편으로 나타나고 그 이득의 상당부분은 홍준표에게 돌아간다. 차도살인의 계라! 짜식 머리 좋네!

 

 

  정동영 당대표 당선을 축하함

  전당대회는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남들 다 축하할 때 축하해봤자 늦는 거다. 어차피 공치사로 헛인심 쓰는 건데 이르게 한다고 잘못될 일은 없다. 이건 비아냥이 아니고 신사적으로 하는 이야기다. 정동영의 당권장악은 지역당인 민주당이 제대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간 것이다. 민주당이 어렵게 용기를 내서 차기 대선 욕심을 버리고 대선후보 양보의 겸손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어찌 박수가 없으랴!

 

  한나라당은 패권적 지역당이고 민주당은 방어적 지역당이니 다 같은 지역당이기는 하지만 그 악행의 레벨은 다르다. 한나라당은 전국적으로 행패를 부리지만 민주당은 호남 안에서만 행패를 부린다. 민주당의 지역당화는 확실히 호남의 인재를 말려죽이는 효과가 있다. 이광철 의원만 봐도 훌륭한 인물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정동영 패밀리에 의해 공천에서 배제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호남의 인재를 죽이는 것이며, 그 피해는 호남이 받을 뿐이다. 이는 호남인이 근심할 사안이며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정동영 대표의 당권장악은 민주당이 차기 대선을 포기했다는 신호가 된다.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내놓든 국민에게는 그렇게 인식된다. 정치에는 방향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본의가 아니더라도 한번 삐끗해버리면 계속 그쪽으로 굴러가버리는 수가 있다. 영화 칠수와 만수처럼! 정동영의 당권장악에 의해 필자가 주장하는 공동집권 구상의 확률이 올라갔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축하하는 것이다. 참으로 잘된 일이다.

 

 

  문성근의 유쾌한 민란

  개인적으로는 유시민보다 문성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유시민은 확실히 논객냄새가 나지만 문성근은 마음씨 좋은 큰형님 느낌이 있다. 정치를 안 해서 탈이지. 어쨌든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이는 일이니 민주당에 어필하는 결과가 될테고, 일이 잘 되면 아주 민주당에 영입이 되어서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문성근 대 유시민의 단일화로 가려나? 한 번 써먹은 단일화 전술이 두 번은 안 먹힌다고 내가 미리 초를 쳐놨지만 문성근 대 유시민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건 나의 유쾌한 상상이다. 하여간 문짝님의 민주당 입당을 미리 축하한다. 이건 초를 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냥 한 여름 밤의 상상이다.

 

   야권단일정당이 안 되는 것은 이념이 달라서 안 되는 것이 아니고, 기득권 때문에 안 되는 거다. 이광철 의원이 친노라는 이유로 배척되듯이, 이병완이 호남에서 공천되기를 기대할 수 없듯이, 공천에서 배제되니까 안 되는 거다. 이런 문제는 김대중, 노무현 같은 강력한 리더의 교통정리에 의해서만 해결된다. 이런 내막을 잘 아는 문성근이 단일정당운동을 벌이는 것은 현실성을 떠나 그저 정치를 하겠다는 신호로 읽혀질 뿐이다. 어쨌든 정치를 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16]노매드

2010.09.01 (02:55:19)

이광철의원, 2008년 총선에서는 현역인데 오히려 물갈이 명분으로 정동영 세력에 의해 공천 탈락, 이어 2009년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공천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정동영과 세트로 무소속 출마한 신건 전국정원장에게 패배. 현재는 민주당 탈당하고 국민참여당 활동.

재선거 당시 정세균대표가 정동영을 공천 안 주자 무소속 출마. 그러면서 옆동네 신건까지 부추겨 세트로 출마해서 정세균 민주당을 엿을 먹임. 이 와중에서 당선이 무난하던 이광철 후보자는 유탄 맞아 또 낙마.

이광철의원은 정동영과는 지긋지긋한 악연 형성. 아울러, 재선거 때는 민주당 공천까지 받았는데도 무소속 정동영 세력에게 패배했다는 것은 힘의 한계를 인정해야함.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9.01 (05:13:44)

웃긴넘, 이상한넘, 잘생긴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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