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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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607 vote 0 2016.08.04 (13:47:44)

     

    메갈리아 사태를 즐기는 방법


    지식인은 표정관리를 해야 하지만 때로는 살짝 들켜주는 것도 묘미다. 글자 아는 사람은 원래 이런거 즐긴다. 서구에서는 60년대에 일어났던 일이 한국에서는 2010년대에 일어나니 50년이나 늦었지만 기어이 올 것이 왔다. 어찌 반갑지 않을소냐. 책에서 읽은게 있는데 말이다. 배워둔거 써먹을 찬스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말이다.


    로큰롤이 처음 등장했을 때 미국사회는 완전 뒤집어졌다. 군관민이 일치단결해서 '10대 불량배 음악'인 로큰롤 타도에 앞장섰지만 대세를 꺾지는 못했다. 필자가 워낙 음악을 모르므로 이 정도만 언급하겠다. 하여간 유교주의 빰치는 엄숙한 청교도 정신으로 무장된 미국사회에 진짜 생양아치가 등장한 것이다. 난리도 아니다.


    엘비스를 군대 보내서 해결했다. 무슨 말인가? 여기서 메갈리아 욕하는 자들이 그때 미국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군대 보내고 환호작약한 그 꼰대들이란 말이다. 모르겠는가? 하여간 알아둔 것은 이렇게 또 써먹는 거다. 40년 묵혀둔 지식이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양아치의 원조는 당연히 전쟁으로 옴팡지게 망한 유럽이다.


    유럽 중에서도 서브컬쳐가 발달한 영국의 뒷골목이다. 그런데 비틀즈는 전략을 잘 짰다. 맞다. 미국은 보수꼴통이 판치는 후진나라 중에 꼰대나라지. 양복입고 도련님인척 하자구. 비행기 안에서 구수회의다. 먹혀들었다. 근데 입이 근질거려서 참지 못한다. 마침내 자폭하고 말았다. 사실은 우리가 생양아치거든. 속았지롱. 용용.


    근데 미국사람들이 안 믿었다. 저건 쇼라고. 비틀즈는 점잖은 영국 신사야. 설마 영국 본토 귀족님 나라에서 온 양복 젊은이가 어찌 양아치일 수 있냐고. 말이나 돼?어그로 끌려고 양아치인척 하는 거야. 양아치 동네는 우리 미국이지. 이 썩어빠진 미국똥통 같으니라고. 근데 롤링스톤즈 저놈들은 아무리 봐도 확실히 개새끼 맞아.


    근데 뒤바뀌었다. 양아치인척 했던 롤링스톤즈는 사실 귀족의 후예라고. 칸예가 양아치인척 해도 무려 대학중퇴 학력인 것이 어디 가지 않듯이 말이다. 하여간 미국은 한술 더 떠 갱스터랩까지 가버렸다. 이건 확실히 오버다. 이런 하위층 문화가 좋은건 아니다. 펑크족이 처음 등장할 때 장차 영국의 멸망은 사실상 결정된 거다.


    오갸루가 등장할 때 일본의 몰락은 결정된 거다. 그러나 옳고 그르고를 떠나 역사에는 법칙이 있으니 짚고 넘어갈 것은 결국 짚고 넘어가게 된다. 한국도 언젠가는 학생혁명을 한 번은 거쳐야 하고 양아치 문화가 휩쓸고 지나가는 타이밍이 있다.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는 그렇게 갈짓자로 비틀거리며 조금씩 진보하는 거다.


    양아치 문화는 증오의 배설이다. 증오를 증오로 맞받으면 지는 거다. 관용으로 증오를 이겨야 한다. 그러나 폭력에는 관용이 없다. 폭력은 인정사정없이 조져버려야 한다. 폭력의 본질은 권력이다. 문화는 방조하되 의사결정권은 절대 내주지 않는다. 이건 엄중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총가진 넘이 너 죽일거야 하면 살인미수다.


    총 없는 사람이 너 죽일거야 하면 농담이다. 같은 말을 여자가 하면 농담이고 남자가 하면 성희롱이다. 왜냐하면 남자는 기본 흉기를 하나씩 달고 다니거든. 이렇게 말하면 평등하지 않다고 이의제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기계적인 평등은 평등이 아니다. 장애인은 승강기를 이용하고 비장애인은 계단을 이용하는 분별이 평등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대생 10퍼센트 정도가 메갈리아 문제있다고 했고 남대생 40퍼센트 이상이 메갈리아 문제있다고 했다. 여자문제는 여자가 잘 아는 거다. 여대생 10퍼센트가 문제있다고 했으니 그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그걸 안 받아들이고 골내는 자가 꼴마초다. 흥분하면 지는 거다. 글자 아는 사람은 이런거 즐겨야 한다.


    일전에 여중생 대여섯명이 길을 가면서 수다 떠는걸 목격했는데 내용이 기가 막혀! ‘씨박새키. 어쩌고 하는데 사방에서 ’씨박‘이 날아와 귀에 막 꽂히는 거다. 일순간 당황했다. 그러나 정신차려야 한다. 흔들리면 지는 거다. 내가 이기지 왜 지냐고? 그래 여중생이니까 그러는 거지. 한국 여중생 참 패기가 있네. 좋아좋아! 더 해봐!


    문제는 목소리톤이 남자목소리였다는 거다. 그래서 더 충격받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내 여동생도 그랬다. 집안에 오빠만 넷이라 말투가 남자다. 어느날 포착하고야 말았다. 전화를 받는데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톤이었다. 다정한 여자 목소리로 돌아가 있지 않은가? 저래서 남자나 사귀겠나 하는 나의 걱정은 순전히 기우였다.


    왜 그런지는 모르나 여자들 중 일부는 목소리가 둘이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는 판단유보. 어쨌든 글자 아는 사람은 이런 상황을 즐긴다. 폭주하는 일베를 통제하는 수단이 생겼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고, 서브컬쳐라는 단어 배워둔거 써먹을 찬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쫄리면 지는 거다. 즐기며 견제와 균형으로 간다.


    메갈리아는 일베를 견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고 한편으로 일베와 묶어서 서브컬쳐로 몰아가며 오유를 거기서 빼낼 논리를 제공한다. 오유가 메갈리아와 맞싸우면 지는 거다. 서브컬쳐는 따로 서식지가 있는 법이다. 같이 똥통에서 탭댄스 추면 안 된다. 하여간 엘비스 프레슬리 괴롭히던 그 미국인과 똑같은 넘들이 한국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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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문제는 여자들의 판단에 맡기면 됩니다. 내 생각은 이런데 하고 안 물어본 자기소개 하면 곤란하죠. 메갈리아 문제있다면서 퍼나르는 똥글 중에서 피식 하고 웃어주는 선을 넘어 진짜 문제가 되는 글은 저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하여간 내가 여자라면 커피 타오라고 시키는 개새끼에게는 반드시 뭐를 타도 탑니다. 그런 새끼는 일단 인간이 아닙니다. 공자왈 극기복례라 했습니다. 화가 나면 그 화를 이길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때는 공자한테 한 수 배워둬야 합니다.


[레벨:30]이산

2016.08.04 (14:39:18)

수개월전에 메갈을 알고 들어 가봤는데  신종용어로 도배되어 있어서 기가 막혔는데

만약 제 주변에 메갈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창피 할거 같습니다.

여성의격 을 여성이 낮추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레벨:6]Nomad

2016.08.04 (14:48:05)

메갈리아 문제는 여자들한테 맡기고
여자들이 메갈리아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냥 여자들 수준이 메갈 수준인 거고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면 어떻게든 할 거고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면 되고
[레벨:4]고다르

2016.08.04 (18:38:07)

10년전 된장녀 사태의 반복이군요. 10년이 지났는데 한국인들 수준이 좀 올라갔는지 모르겠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8.04 (18:46:53)

아는 사람은 서로 대등하게 쌈붙여놓고 

거기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수확하며 즐깁니다.


여자파가 너무 세다 남자파를 도와다오 하면 

고려해 보겠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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