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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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6707 vote 0 2012.10.21 (18:09:12)


    박근혜, 한 방에 가다

 

    황당한 전개다. 이거 하극상이다. 하극상 일어나면 권력은 기초부터 붕괴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답 - 정치를 몰라서 그렇다. 김종인, 이상돈, 안대희들은 정치경험이 일천한 아마추어들이다.

 

    박근혜 역시 아마추어다. 국회 출석도 하지 않고 공주놀이에나 빠져 있었다. 행정부에서 공직을 맡아본 일도 없다. 정치를 알 리가 없다. 한광옥 영입은 안대희에게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정치의 기초도 모른다.

 

    하부구조에서 하나가 들어오면 반드시 하나가 빠져나가는 구조론의 법칙을 알려줬는데도 말이다.

 

    물론 젊은 정치인이 저돌적으로 개혁을 밀어붙일 때는 절차를 무시하고 노무현처럼 좌충우돌 해도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한광옥 영입같은 구태를 휘두르면서 밀실야합의 절차를 안 밟는다? 이건 미친 짓이다.

 

    ‘개혁은 절차무시 전광석화처럼 야합은 절차밟아 만만디로’.. 이게 공식이다.

 

    아마추어의 문제는? ‘한 방’에 집착한다는 거다. 정치라는 것은 여러 가지 요소의 대립구도 안에서 절묘한 황금률을 추구하는 거다. 그러나 안대희는 정치를 모른다. 한광옥을 쳐내고 대쪽 이미지만 쌓으면 총리 자리는 따논 당상이 되고 박근혜도 탄탄대로를 달리게 된다고 믿는다.

 

    안대희.. “공주님! 제가 한 방으로 끝내겠습니다. 한광옥만 쳐내면 다시 지지율 올라갑니다. 저만 믿으라니깐요.”

 

    그러나 정치를 아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런 식의 한 방이 성공해도 더 문제다. 모두가 한 방을 노리고 각개약진 할 것이 아닌가? 지난 총선 직전의 민주당 진영처럼 말이다.

 

    “구럼비 한 방으로 총선 이길 수 있어.”
    “FTA 반대 한 방이면 총선 이긴다니깐.”
    “민간인사찰 폭로 한 방 성공 게임끝! 만세.”

 

    그러나 세상만사 역설의 법칙에 지배된다.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다. 바람에는 역풍이 있다. 한 방으로 절대 안 간다. 한 방 믿다가 거꾸로 한 방에 간다. 그게 정치다. 그게 유권자의 균형감각이다.

 

    왜? 그것은 유권자의 입지를 흔들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시시비비는 못 가려도 자기 영역 건드리는 것은 귀신같이 알아챈다.

 

    김종인, 안대희는 지금 이한구, 한광옥을 패는게 아니라 박근혜를 패고 있다. 모두가 공유하는 토대를 흔드는 거다. 이거 배신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나경원씩 한방주의 폭로전은 유권자의 입지를 빼앗는 거다. 유권자를 패는 거다.

 

    결정권은 유권자에게 있는데 지들이 권한을 행사한 셈으로 되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재판장인데 제멋대로 ‘당신은 요렇게 판결하시오.’ 하고 겁주는 형세다. 당연히 그 반대로 판결한다.

 

    폭로를 하려면 석달 전에 해야 한다. 선거 직전의 폭로는 상대방의 변론기회를 빼앗기 때문에 유권자의 권한을 침범하는 결과가 된다. 왜? 유권자는 자기 생각대로 판단하는게 아니고 상대방의 대응을 보고 상대적으로 결정하는데 시일이 촉박하여 그 상대의 대응을 알수없기 때문이다.

 

    구럼비, FTA, 민간인사찰, 나경원의 폭로전과 같은 선거 직전의 과도한 공세는 유권자를 두들겨 팬 셈으로 된 것이다. 유권자를 바보취급 한 셈이 된다.

 

    한방주의가 민주주의 기초를 흔든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사실여부를 떠나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유권자의 판단기회를 빼앗음으로써 유권자의 결정권한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보 정치인은 온갖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로부터의 도피를 위하여 한 방의 환상에 집착한다. 실패한 자영업자들이 로또만 사들이듯이 말이다. 스트레스 받으면 시야가 좁아지고 한 방에 몰입하게 된다. 딴 생각 안 난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거다. ‘다 쟤 때문이야. 쟤만 없으면 돼.’ 이렇게 된다.

 

    한 방 정치는 필연 독재로 치닫는다. 프랑스 대혁명 직후처럼 정치 아마추어들이 살인파티를 벌인다. 너도 나도 한 방씩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한 방으로 되는건 박정희의 쿠데타나 전두환의 싹쓸이 살인극 외에 없다.

 

    안철수도 지금 한 방 정치에 빠져 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동시에 보내는 절묘한 공식을 찾았어. 히히히..’ 이러고 있다. 쪽만 팔고 끝난 3자회동 제안이나 작금의 정치쇄신 요구가 그렇다.

 

    CEO가 부하직원에게 지시하듯이 그게 지시한다고 되나? 입법에는 절차가 있는데 말이다. 국회의원을 해봤어야 절차를 알지. 청문회는 생략하고? 쇄신은 본인이 창당하고 국회에 들어가서 쇄신하면 된다. 왜 절차를 밟지 않나 말이다.

 

    한 방에 집착할수록 그 초조함을 들키고 만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얼굴을 읽는다. 의연하면 이기고 초조하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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