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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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6769 vote 0 2012.10.21 (18:06:53)

    정치를 잘 하는 방법

 

    무엇보다 기본모순 파악이 중요하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모순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첫째 한국이 세계최고라는데 있다. 그것은 둘째 한국이 세계최고가 아니라는데 있다. 여기서 모순이 성립한다.

 

    한국의 모든 정치과정은 이 기본모순의 배설양식에 다름 아니다. 한국인의 아이큐는 세계최고다. 한국인의 의사결정 속도는 세계최고다. 한국의 다이내믹함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가 없다.(고려공사 3일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고려시대부터 한국은 그랬다. 중국의 만만디와 다르다.)

 

    일본만 해도 열도가 관동과 관서로 나누어져 있어서 대립하느라 서로 눈치를 보므로 의사결정이 늦어진다. 쓰나미가 오고 원전이 터져도 그게 누구 소관이냐를 다투느라 총리도 의사결정을 못한다.

 

    일본정신은 화(和)다. 일본인들은 화에 맞추느라 결정을 못한다. 내부에서 의사결정이 안 되니까 그들은 바깥을 친다. 일본차가 잘 나가다가 버벅대는 이유는 자동차 모델이 너무 많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화(和) 때문이다.

 

     모든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죄다 들어주다보니 몇 개의 전략모델에 집중 못한다. 도로에서 작은 공사를 해도 지나치게 많은 안전장치와 안전요원을 배치한다. 그러다보니 잘 나가다가 느려졌다. 뒤처진다.

 

    한편으로 한국은 분단국가이며 식민지를 겪은 국가다.(식민지 된 나라 치고 성공한 예 없다시피 하다.) 625로 잿더미가 되었다. 기성세대의 교육수준, 사회화 수준이 낮다. 빈부차가 크다.

 

    이렇게 모순된 상태에서 대중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정답 – 두 가지 결정을 교대로 내린다. 이명박 찍다가 문재인 찍다가 하며 왔다갔다 한다.

 

    지금 한국이 IT와 자동차에서 1위를 하려고 한다. 1등은 못했고 그 언저리에 와 있다. 그렇다면? 새벽부터 삽질해야 한다. 현대, 삼성 밀어야 한다. 허리띠 졸라매야 한다. 저임금 감수해야 한다. 이명박 찍었다.

 

    그런데 이미 한국은 1등을 했다. 김기덕도 1등, 싸이도 1등이다. 이 정도면 할만큼 한 거다. 그렇다면? 그동안 개처럼 벌었으니 이제는 정승의 품격을 닦아야 한다.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에헴해야 한다.

 

    ● 콤플렉스의 한국 ≫ 1등 언저리에 와 있다. 이명박 찍어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삽질하세. 저임금 감수하고 빡세게 일하세. 
    ● 자부심의 한국 ≫ 등수가 중요한가? 본질에서는 이미 앞서 있다. 이 정도면 의식은 족하다. 이제는 예절 차리자. 수준 올리자.

 

    두 얼굴의 한국이 있다. 전자는 노예근성에 찌든 수구꼴통이요 후자는 자부심이 넘치는 젊은한국이다. 전자는 625의 한국이요 후자는 싸이의 한국이다. 전자는 박근혜를 찍고 후자는 문재인을 찍는다.

 

    정답은? 구조론은 선형식 후내용이다. 1등의 예절을 먼저 갖추고 1등의 내용은 다음 갖추는게 맞다. 1등의 마음을 먼저 갖추고 다음에 1등의 달성이다. ‘악으로 깡으로’ 하는건 2등의 마음이다.

 

    1등의 여유와 품격을 닦아야 진정한 1등이 되는 것이다. 자부심의 한국이 정답이다. 식민지 콤플렉스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 내용보다 형식에서 일등을 해야 한다. 일등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상황에서 무뇌좌파는? 이 밥통들은 한국이 1등 근처에 와 있다는 현실을 인정 안 한다. 그들은 서구에서 전략을 배웠다. 서구의 교과서는 한국이 꼴등이라는 전제로 세팅되었다. 그들은 뜬구름을 잡는다.

 

    ● 무뇌좌파의 한국 ≫ 한국은 어차피 후진국을 면할 수 없다. 꿈깨시라. 1등은 포기하고 꽁보리밥은 먹더라도 방귀는 인간답게 뀌자.

 

    현실을 살펴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 그러나 그 사람은 한국이 세계 1위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전제 안에서 찾아야 한다. 625때의 상황을 전제로 인간 어쩌구 하면 곤란하다. 그러다간 자기도 모르게 수구꼴통화 된다.

 

    한국의 모순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낙후되어 있다는 측면과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측면의 공존에서 나온다. 한국은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다. 아직 주가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은 우량주다. 이 현실을 인정하고 이 구조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기본 이데올로기는 한 마디로 ‘의식이 족하니 예절을 차리자’는 것이며, 이는 한국인의 자부심에서 비롯된다. 이는 한국의 현실과 밀접한 것이다. 한국이 1등이다. 구조적으로 그렇다.

 

    등수가 중요한게 아니다. 가능성만 보여주면 된다. 월드컵 우승 안해도 된다. 4강 했으면 가능성은 보여준거다. 뭐든 가능하다는 것을 다섯 박씨와 두 김씨가 증명했다. 박찬호와 박세리와 박지성과 박태환과 박재상과 김연아와 김기덕이다. 물론 현대차와 삼성폰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

 

    중요한건 자부심과 열등감 중에서 커다란 방향성이 정해진다는 거다. 젊은이는 자부심을 선택하고 노인네는 열등감을 선택한다. 열등감의 보상심리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인정받자는 인정투쟁이다.

 

    이런 구조는 후보 개인과는 상관없다. 문재인이나 노무현이 자부심주의자는 아니다. 중요한건 문재인세력, 노무현세력이다. 네티즌이 유시민을 밀었지만 유시민이 인터넷 전문가는 아니다.

 

    중요한건 세력이다. 사람 한 명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두 명이 같은 곳을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 명이 같은 곳을 쳐다보고 있으면 모두가 하늘을 쳐다보며 UFO를 찾는다.

 

    방향성은 세력에서 나온다. 에너지는 세력에서 나온다. 이상주의는 세력에서 나온다. 문재인, 안철수 개인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시대가 그것을 결정하며 정치인은 그 흐름의 결을 타는 것이다.

 

    운으로도 타고 로또로도 탄다. 어떻게 보면 노무현도 운이 좋았던 것이다. 문재인도 운명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흐름이 자기 앞에 왔을 때 잽싸게 올라타는게 장땡이다. 문재인은 생각도 안 했는데 흐름이 온 거다. 냉큼 탔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케네디 시대만 해도 소련이 앞서 있었다. 독일을 쳐부수고 동독과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 등 동구권을 집어삼킨 것은 소련이다. 여세를 몰아 중국과 북한을 먹고 베트남으로 진출했다. 거대한 영토를 얻었다.

 

    미국은? 얻은 게 없다.

 

    소련이 세계를 지배하려 할 때, 미국인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준 사람은 케네디였다. 닉슨과 케네디는 무엇이 다른가? 닉슨은 소련에 대한 공포심과 열등감을 의미하고, 케네디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상징한다.

 

    이건 닉슨이나 케네디 개인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지지자들이 결정한다. 여기서 방향성이 나오는 것이며, 자부심과 열등감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열등감은 복수심을 낳는다. 자부심은 구원을 낳는다.

 

    안철수가 열심히 해도 실패한다. 방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는 사람이 만드는게 아니다. 시대가 만든다. 두 사람이 꿈을 공유하면 그것이 이데올로기다. 세 사람이 하늘을 쳐다보면 그게 이념이다.

 

    한국의 이데올로기는 한국인이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저절로 박자를 맞추는 것이다. 다리가 출렁대기 때문에 저절로 박자가 맞아버린다. 박자를 맞추려고 해서 맞추는게 아니다. 토대를 공유하므로 박자가 맞는다.

 

    한국인의 이념은 한국인끼리 무의식적으로 박자를 맞추는 것이다. 왜 박자가 맞는가? 하필 그 시점에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필 그 시점에 월드컵 사강을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하필 그 시점에 장준하 선생이 무덤에서 걸어나왔기 때문이다. 하필 그 시점에 김어준과 나꼼수가 떠버렸기 때문이다. 하필 그 시점에 손흥민이 4호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하필 그 시점에 싸이가 떠버렸기 때문이다.

 

    이건 인위로 안 된다. 하필 그 시점에 바람이 불었고 그래서 다리가 출렁거렸고 그래서 박자가 맞아버린 것이다. 하필 그 시점에 김기덕 바람, 월드컵 바람, 싸이바람, 나꼼수바람이 불어서 박자가 맞아버린 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그때마다 절묘하게 때를 맞추어서 바람이 불까? 그것은 확률 때문이다. 그 확률은 한국인의 아이큐 때문이다. 빌딩사이로 빌딩풀이 불 듯이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그 바람의 통로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명이다. 그것은 필연이다. 그것은 구조다. 그것은 관계다. 한국이 인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유럽이 못한 것을 한국이 하게 된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바람의 통로에 있기 때문이다. 가을 태풍은 항상 일본으로 가듯이 그렇게 길이 정해져 있다.

 

   


        문재인의 승리는 이데올로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가 방향성을 결정한다. 안철수는 그 이데올로기가 없다. 문재인이 거창한 이데올로기를 내세운 것은 아니다. 이게 다 웨이터 때문이다.

 

       그 순간에 웨이터가 쟁반을 들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전진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쟁반이고 너와 나는 그 위에 올려진 와인잔이다. 누가 대한민국이라는 쟁반을 들고 뛰고 있는가? 바로 그것이 전부 결정한다.

 

    안철수는 와인잔에 채워진 와인의 높이를 잘 맞추어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지만 허당이다. 무엇보다 웨이터가 쟁반을 들고 뛰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박자는 맞지 않는다. 미리 웨이터와 친해두어야 한다. 역사가 웨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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