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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6728 vote 0 2012.10.21 (17:57:48)


    열등감 놀이

 

    열등감은 열등한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노무현이나 김기덕, 이외수 같이 뛰어난 사람에게 열등감이라는 족쇄가 채워졌다. 이상한 일이다. 그 반대여야 한다.

 

    글재주가 없어서 남의 글을 훔친 전여옥 같은 사람이야말로 열등감의 화신이 아니겠는가? 재주가 있는데 무슨 열등감? 말이 안 되잖아? 결국 여기에는 개인을 꺾으려는 집단의 의지가 작동하고 있는 거다.

 

    노무현의 어릴 때 별명은 노천재였다. 사람들은 천재를 싫어한다. 천재가 자신에게 확실한 이득을 가져다주기 전 까지는.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다. 친해지자는 거다.

 

    천재들은 오만하다. 오만한 이유는 같이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같이 놀아주지 않는 이유는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는 이유는 너무나 많은 잡다한 계획들 때문이다.

 

    필자도 밀어둔 계획이 한 백여가지인데 시간이 없어서 어쩌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가끔 쓰는 말 중의 하나가 “왜 내 시간을 뺏으려고 해?” 이런 건데 이건 내가 생각해도 밉살스러운 말투다.

 

    그들은 자신이 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타협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싫어한다. 김기덕 감독은 시나리오만 쓰고 연출력 있는 다른 감독들이 함께 작업했으면 300만 정도 들이는 것은 문제없다.

 

    실제로 장훈 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성공했다. 여기에 대형 투자사가 붙어서 50억 정도만 지원하면 1천만 관객 들여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가능하다.

 

    그런데 왜 안 해? 왜 말을 안 들어? 내 말이 다 맞잖아? 근데 왜 똥고집을 피워? 뭐 이런 거다. 근데 안 한다. 그리고 안 하는게 맞다. 그런 식으로는 황금사자상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구태여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1천만 관객 들여서 뭐해? 돈 번다구? 돈 벌어서 뭐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알아주는 좋은 친구만 있다면 나머지는 생략해도 된다.

 

    좋은 친구를 얻는 방법은 자기 스토리를 가지는 거다. 남들이 하자는대로 다 하면 스토리를 잃는다. 스토리를 잃으면 진짜 친구를 못 사귄다. 도움이 안 되는 쓸데없는 인간만 꼬이는 거다.

 

    그래서 그들은 타협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기승전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주제가 있고 컨셉이 있고 스타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 스타일이 그들의 의사결정을 쉽게 한다.

 

    산만하지 않게 한다. 집중하게 한다. 거기에 중독되어 있다. 그러므로 꺾을 수 없다. 물론 열등감이라고 부를만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능력에 비해 대접을 못 받았다고 사회를 향해 화를 내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역시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왕년에 한 십년간 밑바닥에서 굴러먹었는데 그거 굉장한 이야깃거리다. 국내의 어디를 여행해도 그 지역과 관련된 추억을 말할 수 있다.

 

    별의 별 이상한 아저씨를 다 만나 보았고 별의 별 이상한 체험을 다 해보았다. 그 체험과 스토리는 매우 소중하기 때문에 바꾸지 않는다. 양보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그들은 자신에게 동기부여 하기 위하여 자신을 극단적인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그것을 두고 열등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실은 오만함이다. 그들은 오만할 자격이 있다.

 

    누구든 자기 인생의 스토리를 가지면 그렇게 된다. 그 스토리가 없는 빈곤한 자들이 그들을 질투하는 것이다. 그대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졌는가? 그렇다면 근사하게 오만해진다. 나무랄 수 없다.

 

    옛글을 다시 들여다본다.

 

    넘치고 모자람

 

    99가 적당한데 단 하나가 남아도는 사람이 있다면 그 남는 하나를 얻어먹으려는 자들이 꼬여들기 마련이다. 99가 적당한데 단 하나가 모자라서 할 일을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싶은 자들이 모여든다.

 

    이래저래 사람이 모여들기는 모여든다. 그런데 어느 쪽에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모여들겠는가?

 

    사람들은 하나가 모자라서 힘들어 하는 결함있는 사람을 비난하기 좋아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 방법으로 그 사람들을 그 자리에 불러 모았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그 하나를 마저 채우는 즉 모두가 떠나고 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컵에 손잡이를 달아 외부와 교통하게 하듯이 외부와 소통할 목적으로 일부러 그 하나를 비워놓았다는 사실을 그들은 끝끝내 모른다.

 

    골동품

 

    한국이 잘 안 되는 분야가 패션분야다. 왜 한국 사람들은 미술 분야에 능하지 못할까? 한국의 도공들이 부지런히 백자 항아리를 깨뜨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TV 진품명품에 출품된 명품 도자기의 최고 가격이 겨우 5억 원이나 1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려시대의 화려한 귀족문화가 쇠퇴하고 조선시대의 소박한 서민문화가 강조되면서 어떤 것이 멋진 것인지, 어떤 것이 고상한 것인지 알아보는 눈을 잃어버렸다. 심미안을 잃어버린 것이다. 골동품, 예술품, 명화들은 우리의 눈높이를 끌어올린다. 이런 때 명품의 가격은 더 비싸져야 한다. 진짜와 가짜를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인간 세계에도 골동은 있다. 천상병이나 이외수, 이상, 경허, 이중섭, 김기덕 같은 사람이다. 우리는 그들을 기인 혹은 괴짜라 부른다.

 

    과연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알아보고 있는 것일까?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을 벼룩시장에 팽개쳐 두고 있지는 않은가? 마땅히 주인공이어야 할 그들에게 조연을 맡기는 실패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가?

 

    어떤 것이 옳은가?

 

    빛은 어둠을 질투하지 않는다. 작은 촛불 하나로도 어둠을 완전히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매우 질투한다. 창을 꼭꼭 닫아걸고 커튼을 빈틈없이 쳐야 겨우 빛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은 악을 질투하지 않는다. 그러나 악은 선을 매우 질투한다. 선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악은 반드시 실패하기 때문이다. 악은 성공해도 실패이고 실패해도 역시 실패인 까닭이다.
사랑은 증오를 질투하지 않는다. 그러나 증오는 사랑을 매우 질투한다. 사랑은 증오를 따라다니지 않지만 증오는 스토커처럼 사랑을 쫓아다니기 때문이다.

 

    옳은 것은 그른 것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른 것은 옳은 것을 심히 질투한다. 계속 쫓아다니며 자꾸만 비교하고 논쟁을 건다. 한 번 촛불을 켜서 단번에 정리하지 않고 아까부터 치던 커튼을 아직까지 치고 있다.

 

    형제여. 그대는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왜 질투하는가? 왜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는가?

 

 

 

   ###

 

 미련없이 떠나는 사람 -  유시민, 강기갑, 노회찬, 심상정 등

 스토커처럼 붙잡는 사람 - 이석기, 김재연, 이정희, 이상규 기타등등 

 

    이쯤되면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자명하다. 질투하는 넘이 그른 거다. 상부구조는 떠나고 하부구조만 남았다. 커피의 잔은 떠나고 내용물만 남았다. 그 커피는 결국 못 먹게 된다. 그들은 조직의 약한 고리를 보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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