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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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6810 vote 0 2012.10.21 (17:44:24)

진짜진보 이야기

 

- 자유게시판 이상우님 글과 관련이 있습니다. -

 

“개인의 희생없이 사회가 진보하는 길을 찾는 것이 가능한가?”

 

문제는 진보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데 있다. 자칭 진보 중에서 진보를 아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진보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진보주의자가 아니라 진보교 신도들이었다.

 

진보는 진화고, 진화는 자연의 법칙이며 그것을 사회에 대입하면 공동체 안에서 다수가 참여하는 게임의 룰을 진화시켜 가는 것이다.

 

‘의하여’가 정답이고 ‘위하여’ 나오면 일단 가짜다.

 

미리 답을 정해놓고 말을 짜맞추면 안 된다. 감상 빼고 건조하게 구조를 봐야 한다. 진보는 과학이고 수학이다. 진보는 우리편, 착한편, 도덕편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룰을 진화시켜 가는 것이다.

 

다마고치를 키우는 것과 같다. 이것과 저것 중에서 한 번 선택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매일 다마고치 밥을 줘야 한다. 우일신해야 한다. 끝없는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대개 의사결정을 회피한다.

 

북한은 50년 동안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일본 역시 당내 인물교체만 반복하면서 결정을 회피했다. 일본은 여전히 정상국가 아니다. 부단한 결정을 통해서 결정능력을 향상시켜가야 한다.

 

진보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인류집단지능의 집단아이큐를 올리고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반면 진보교 신도들의 진보는? 일단 진화라는 개념이 없다. 진화에서 진보가 나오는데 일단 진화를 모른다. 자연에서 인간의 사회가 나오는데 자연을 모른다. 출발점이 틀렸다.

 

공동체는 아는데 게임의 룰은 모른다. 게임 자체도 모른다. 그 사람들이 말하는 진보는 심리적인 것이며 경험적인 것이다. 아픈 사람을 보면 치료해주고 싶다. 이런거다. 약자를 보면 동정심이 든다. 따위다.

 

그렇다면 아침마다 고기를 먹으면서 그 고기를 제공한 동물에게는 미안하지 않나? 고기를 안 먹는게 진보인가? 채식주의가 진보냐? 영양불균형은 어쩌고? 이런 식이면 논의가 산으로 간다.

 

감상이나 경험에서 근거를 찾으려 한다면 유치하다. 진보는 심리적인 감상에서 비롯된 도덕적 당위를 따르는게 아니라 게임의 룰을 합리적으로 세팅하여 게임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것이다.

 

그것은 간단히 이길 사람이 이기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팀플레이다. 약팀이 강팀을 이기면 곤란하다. 강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보다. 인류는 강팀이어야 한다. 그것이 진보다.

 

◎ 강자와 약자가 대결할 때는 강자가 이기는게 정답이다.
◎ 소수와 다수가 대결할 때는 다수가 이기는게 정답이다.
◎ 바보와 천재가 대결할 때는 천재가 이기는게 정답이다.

 

게임은 이러한 기본원칙 하에서 소수의 강자와 다수의 약자 사이의 팀플레이 대결로 가게 되며 이때 내시균형과 같은 일정한 게임의 균형에 도달한다. 진보게임의 균형은?

 

◎ 강약대결은 강승, 소다대결은 다승, 둔천대결은 천승의 구조에서

 

팀대결이 장기화되고 심화되면, 곧 내부적인 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여주면, 다시 말하여 구조론적으로 닫힌계의 외부에서 에너지를 투입해주면..

 

◎ 강한 소수 대 약한 다수의 대결로 치달아 일정한 균형을 이룬다.

 

여기에 시간방정식을 곱해서 약한 다수쪽에서 장기적으로 천재가 출현할 확률을 높여가는 것이 진보의 방향제시다. 이 방향을 따라가며 팀플레이를 통한 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여가는 것이 게임의 법칙이다.

 

사회를 강한소수와 약한다수로 나누어 대칭시킨 다음 약한 다수에서 역량있는 리더를 만들어내는 방법으로 사회가 길을 잡아간다. 약한다수가 리더를 만들어서 강한소수를 제압하며 이때 문제가 해결되면 게임은 해체되고 원위치가 된다. 이미 약다가 강소를 제압한 상황에서 리더는 존재이유가 없다.

 

이때 약다가 강소를 제압한 성과는 사회의 제도, 시스템, 법률 등으로 고착화 된다. 가족, 민족, 국가, 조합, 집단, 단체, 기업, 체제, 동아리, 언론, 그룹, 모임 따위는 그 결과물이다.

 

인류는 끝없이 그룹, 단체, 조합 따위를 만들어 일정한 내적균형상태를 만들어온 것이며 그 균형상태를 통하여 통제가능한 구조를 이루어내고 그것을 진보라고 하는 것이다. 균형에 도달하였는가를 묻게 되며 도달할때까지 간다.

 

진보한 사회는 강자와 약자,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전방위적으로 통제가능한 균형구조를 달성하려 한다. 수레의 바퀴축이 바퀴살을 장악한 상태를 이루고자 한다. 그 방향으로 계속간다.

 

수레바퀴는 굴러야 바퀴축이 바퀴축을 통제한다. 팽이는 돌아야 바로 선다. 집단은 부단한 의사결정을 통해 그러한 게임의 균형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부단히 ‘의사결정을 했는가?’ ‘과연 의사결정이 가능한가?’를 물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난맥상을 보면 그들은 일단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이 가능하지 않다. 우물쭈물 한다. 일본 사회당과 공산당의 예로 보아도 80살 할배가 계속 나오다가 자민당 젊은 후보의 미남계-미인계에 깨진 역사의 반복이다. 반대로 통합진보당이 이정희-김재연의 미인계로 응전한 것은 그나마 기특하다.

 

진보는 부단히 사회 내부에 균형상태를 만들어내며 그것을 제도화 하고 사회가 발전하며 새롭게 문제가 제기되면 새로 리더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중요한 점은 균형이 이루어져야 리더가 뜬다는 거다. 이는 인류사 1만년간 반복되어온 진보의 절대법칙이다. 이 외에는 없다.

 

이때 강한소수는 빠른 의사결정으로 단기전을 이기며, 약한 다수는 합리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만들어서 장기전을 이긴다. 강소의 단기승에서 약다의 장기승으로 나아가는게 사회의 발전방향이다.

 

역사의 어떤 전환점에서 처음에는 강소가 이기고 나중에는 약다가 이기며 이 둘의 대결은 언제나 팽팽한 균형과 긴장을 유지해야한다. 팽팽해야 리더 1인의 방향제시가 힘을 얻게 된다. 시소의 축을 지배하는 것이다. 균형이 깨지면 리더가 있어도 기능하지 못한다. 허수아비가 되고 화석화 되고 상징적 존재가 된다.

 

예컨대 애플이 치고나가는 것은 강한 소수의 단기전 승리다. 구글연합군이 이기는 것은 약한 다수의 장기전 승리다. 이 둘은 게임의 균형을 이루며 이 구조가 붕괴되면 또다른 균형점으로 넘어간다.

 

만약 애플이 밀리고 삼성이 강한 소수가 되면 또다른 다국적군이 삼성을 견제하기를 반복한다. 그러한 균형에의 도달에 실패하면 더 이상의 진보가 없고 사회는 정체된다. MS를 견제하지 못하자 윈도의 진보가 망한 것이 그 예다.

 

지금 인류는 MS제국을 파멸시켜 버리고, OS를 인류가 공유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MS가 더 이상 대단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미국이라는 강한 소수를 중국, EU, 러시아, 인도 등의 약한 다수가 견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견제하는데 성공하면 인류는 진보하고 견제하지 못하면 인류는 정체된다.

 

춘추전국시대라면 진나라가 강한 소수고 합종으로 맞선 6국이 약한 다수다. 이 양자간의 긴장이 팽팽하던 시대에 중국은 진보했다. 그러나 그 균형이 무너지고 제국이 등장한 후 중국은 정체했다. 진보가 깨졌다.

 

역사는 항상 이 구조를 찾아가며 이때 신무기가 등장하거나 발견, 발명으로 혁신이 일어나면 구조가 깨져서 독점 혹은 무질서 상태가 된다. 로마가 팽창하던 초기에는 균형과 긴장이 있었으나 무소불위의 팽창이 일어나자 문명은 죽었다. 게르만의 대이동으로 무질서한 암흑상태로 돌아가 버렸다.

 

인류는 그때마다 상황에 맞는 대결구도를 만들어오기를 반복해 왔다. 때로는 그러한 균형과 긴장과 진보를 성공시키기도 하고 붕괴하기도 했다. 이러한 구조 자체가 진보의 동력기관 역할을 한다. 그것이 역사의 엔진이다.

 

원리를 모르니까 진보가 안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진보교 신도들이 내심으로는 진보를 원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모여서 성토하고 울분을 토하고 부둥켜 안고 공감하며 한탄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존재 자체를 문학화 시키며 소설의 클라이막스 한 장면을 연출하려고 한다. 통합진보 애들 하는거 보면 알만하다. 그들은 단지 커피 한 잔도 나눠먹는 따뜻한 우정을 갈망할 뿐 진보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그들의 진보는 콩 한 쪽을 나눠먹으며 부둥켜 안고 행복해 하는 것이다. 근데 나는 원래 일단 사람 많은 장소에는 안 가므로 콩 한 쪽을 나눠먹지 않는다. 차라리 안 먹고 말지.

 

왜 진보는 사람들 많은데 가서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시시덕거리는 것이어야 하는가? 진보는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가? 비위가 좋아야 하는가? 성격문제인가? 그렇다고 말하는 자는 품성론 하는 주사파다. 걔네들 주장에 따르면 유시민은 커피를 혼자 마시므로 품성이 좋지 않다. 웃겼어.

 

나는 여럿 모여서 시시덕거리는 그 자체가 싫다. 시끄럽고 정신 사납다. 모여서 떠들고 있으면 짜증난다. 그런데 자칭진보는 일단 모이자고 한다. 나는 일단 안 모인다. 내향형 성격은 진보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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