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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762 vote 0 2010.06.10 (15:20:52)


    구조론의 일원성

    존재론과 인식론은 동일한 하나를 바라보는 두 관점이다. 존재론은 전체에서 부분을 바라보고 인식론은 부분에서 전체를 바라본다. 존재론은 질에서 양을 바라보고 인식론은 양에서 질을 바라본다. 조직의 성장은 인식론적인 귀납적 전개를 따르고 조직의 작동은 존재론적인 연역적 전개를 따른다. 그러나 이는 피상적인 관찰이고 본질에서는 다시 존재론 하나로 환원된다.

 

    ● 조직의 작동 - 존재론, 연역한다.(바른 판단)

    ● 조직의 성장 - 인식론, 귀납한다.(구조의 중첩에 따른 오류)

 

    구조의 중첩을 이해해야 한다. 구조 위에 구조가 덧씌워져 이중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상부구조의 작동이 하부구조의 성장으로 나타난다. 2층의 벽돌이 무너지면 1층에 벽돌이 저절로 쌓이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의 눈에는 조직의 성장과 조직의 작동이 공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질에서 양으로 내려오는 연역적 전개와 양에서 질로 올라가는 귀납적 전개가 겹쳐있는 것처럼 보인다. 양질전환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범주의 오류다. 존재론은 빛이고 인식론은 그림자다. 그림자는 논외다.

    구조가 존재론과 인식론, 연역법과 귀납법 두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절대경로와 상대경로 때문이다. 판단의 기준점은 둘이다. 절대경로는 탄생과정에서의 족보를 따르고 상대경로는 실행과정에서의 짝짓기를 따른다.

    위치를 물었을 때 자기 집 주소를 대면 절대경로가 되고 광화문 앞이라든가 혹은 우체국 옆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주변건물 이름을 대면 상대경로다. 절대경로는 탄생과정에서 절대적으로 결정되고 상대경로는 작동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누구 딸이라거나 누구 아들이라고 말하면 절대경로이고 누구 남편 혹은 누구 아내라고 하면 상대경로다. 누구 아들이거나 딸인 것은 결코 변할 수 없지만 남편이나 아내는 바뀔 수 있다. 이혼할 수 있고 재결합할 수도 있다. 이렇듯 기준이 둘이므로 존재론과 인식론이 있지만 실제로는 에너지의 유도라는 하나의 원리를 따른다.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

    각주구검 현상 때문이다. 구조의 중첩에 따라 상부구조에서 하부구조로 부단히 에너지가 이행한다. 흐르는 물과 같다.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배 위에 칼자국을 내서 위치를 표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주로 발사한 로켓이 다시 지구로 귀환할 때는 현재 지구가 있는 위치로 되돌아오면 안 된다. 로켓은 미래의 지구가 있는 위치로 가야 한다.

    인식론인 전개가 단기적으로 사실판단에 도움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오류를 낳는다. 뉴튼역학과 상대성이론의 차이와 같다. 귀납-인식론적 사고가 뉴튼역학이라면 연역-존재론적 사고는 상대성이론이다. 귀납-인식론이 부분적인 지식을 전하지만 더 큰 오류를 유발한다.

    버스안의 파리가 제 자리에 가만이 있는데도 버스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옮겨갔다면 파리는 어디에 있을까? 파리는 부산에 있다. 그 점을 무시하고 그냥 파리는 버스 안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편의일 뿐 과학적 사실이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사실이지만 근본적인 오류를 낳는다.

    마르크스의 토대-상부구조 개념은 전형적인 인식론의 오류다. 구조원리에 따르면 언제라도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를 지배하므로 하부구조에 속하는 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은 한 마디로 넌센스다. 진실로 말하면 상부구조의 하부구조가 하부구조의 상부구조를 결정한다. 아래 그림과 같다.

 

 

      구조 위에 구조가 덧 씌워져 구조의 중첩을 이루고 있다. 존재론은 위에서 아래로 가고 인식론은 아래에서 위로 간다. 그러나 외견상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는 모두 위에서 아래로 가고 아래에서 위로 가는 것은 전혀 없다. 단지 위에서 떨어진 모래가 아래에 쌓이는 모습이 마치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모래 시계 바닥에 모래의 탑이 점점 높아지지만 아래에서 모래가 솟구쳐 오르는 것은 전혀 아니다.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1) 큰 모래시계(상부구조)가 작은 모래시계(하부구조)를 결정한다.

    2) 두 모래시계 각각의 위(상부구조)가 아래(하부구조)를 결정한다.

    3) 별도의 두 사건인 1)번과 2)번을 뒤섞어 말하면 범주의 오류다.

   

    바깥에 있는 큰 모래시계의 바닥부분이 민중의 바다를 이루었다. 곧 마르크스가 말한 토대이다. 안에 있는 작은 모래시계의 윗부분이 상부구조다. 곧 집권세력이다. 바깥에 있는 큰 모래시계가 안에 있는 작은 모래시계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일견 큰 모래시계에 속하는 토대가 작은 모래시계의 상부구조를 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차피 바깥이 안을 결정하므로. 그러나 이는 범주의 오류다. 바깥의 큰 모래시계와 안의 작은 모래시계는 별도의 두 사건으로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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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오세

2010.06.10 (23:14:10)

음.. 이제야 이해했소. 범주의 오류라..

[레벨:2]주유천하

2010.06.11 (09:46:20)

모래시계를 보니 머리에 쏙 들어오네요. (대단한 그림)
깨달음을 공유해 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꾸-벅^^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6.11 (11:27:06)

후련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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