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한 번 바보짓을 하더니 멈추지 못하고 더 많은 바보짓을 하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자체 관성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구조론으로 보면 에너지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관성력의 힘으로 가는 게 진보이고 작용반작용의 힘으로 가는 게 보수다. 진보는 관성력에 의지하므로 방향을 바꿀 수 없지만, 보수는 언제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진보가 합리주의라면 보수는 실용주의다. 보수의 장점은 실용주의라서 언제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거다. 진보는 원칙과 상식이 있지만, 보수는 원칙도 상식도 없으니 좋잖아. 보수는 임기응변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트럼프다. 전통적인 공화당의 이념과 노선을 단칼에 잘라버렸다. 그렇게 해야 보수다. 그래서 보통사람들이 보수를 지지하는 것이다. 복지제도를 도입한 비스마르크부터 시작해서 군비를 감축한 레이건까지 많은 보수정치인은 기득권세력에 아부하는 보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융통성 있는 정책으로 중도표와 농민표를 잡는 기술을 발휘했다. 박정희에 김영삼에 노태우도 원칙 없이 편한 대로 대처했을 뿐 극우일변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유권자들이 이명박근혜를 찍었다가 배신당했다. 보수는 원칙도 없고 상식도 없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하여 얼마든지 중도표를 잡을 수 있는데도 이명박근혜가 당선 전에는 중도적인 제스처를 취하다가 당선 후에 극우로 돌변했다. 이유는 이들이 본래 보수가 아닐 뿐 아니라 보수 안에서 소수파이기 때문이다. 소수파이므로 진보 보수 양쪽으로부터 협공당해 탄핵당할 수 있으므로 극우로 돌변하여 살아남기 전술을 쓴 것이다. 이명박 개인은 그 수법으로 살아남았지만 대신 보수진영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박근혜는 임기도 제대로 찾아 먹지 못했다. 그들은 노무현을 탄핵해놓고 자기들이 탄핵당할까 두려워 실용주의를 버리고 우파 기득권에 아부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보수진영 안에 보수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짜 보수는 없다. 노무현 역시 지역기반 없는 소수파 정권으로 출발부터 위태위태했다. 그 경우 급진으로 가서 개인은 진보 안에서 이쁨받아 살아남지만 중도를 잃고 진보의 미래를 말아먹는게 보통인데 노무현은 반대로 개인을 희생시키는 대신 중도를 잡아 진보를 다수파로 만들었다. 빌어먹을 유시민은 그때 노무현이 내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급진세력에게 아부했으면 안 죽었을 텐데 하고 변명하는 중이다. 진보 보수 이전에 다수파냐 소수파냐가 있는 거다. 우리는 곧 죽어도 다수파를 지향해야 한다. 민주당을 문빠일색으로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이다. 중심의 코어는 확실히 친문이 장악해야 하지만 대신 저변은 폭넓게 벌려 중도파를 끌어들여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노무현의 길을 가는 것이다. 하여간 자유한국당은 지금 꼴이 우습게 되었다. 그들은 지금 노무현보다 더 강고하게 보수의 원칙을 외치고 있다. 원칙주의도 아니면서.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유승민과 안철수의 경쟁 때문이다. 둘 다 경제는 융통성 있게 진보로 가되 안보는 강고하게 원칙주의로 간다는 얄궂은 노선을 만들었다. 얼핏 진보의 원칙과 보수의 실용을 접목한 융복합정책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 벗어나 있다. 현실은 안보는 융통성 있게 절충하고 대신 경제는 보수의 원칙주의를 따라 시장경제로 밀어야 선거에 먹힐 정치환경이다. 그런데 왜 자유한국당은 방향을 틀지 못할까? 홍준표가 대단한 원칙주의자도 아닌데 말이다. 경쟁심리 때문이다. 사실은 방향을 바꾸고 싶은데 승민 철수 준표 셋이서 경쟁하다가 말린 것이다.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왜? 만약 셋 중의 하나가 현실감각을 발휘하여 안보는 융통성 있게 가자고 하면 나머지 둘이서 짜고 되통수를 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보수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셋은 안정을 뜻한다. 둘이면 반드시 틀어진다. 변화가 일어난다. 한 사람이 YES 하면 다른 사람은 NO를 한다. 그런데 지금 셋이 솥발처럼 균형을 맞추었다. 셋 중 하나가 YES를 하는 순간 다른 둘이 연합하여 몰매를 주므로 누구도 YES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게 안철수 효과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안철수만 진보에 붙어있었어도 홍준표가 상당히 정신을 차렸을 텐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