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왜 존재하는가? 기적이 일어나는 이유는 세상이 입자의 집합이 아니라 에너지의 연결이기 때문이다. 입자는 쌓지만 에너지는 몰아준다. 입자가 적금이라면 에너지는 낙찰계다. 한 사람이 다 가져간다. 기도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행위가 작위적인 계획이나 의도와 같은 의식이 아니라 생존본능과 같은 무의식에 지배되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수십 년간의 체험이 켜켜이 쌓여서 퇴적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기도를 해야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기적이라는 단어가 불편하다면 적的을 붙이면 된다. ‘기적적’이라고 하자.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식을 뛰어넘는 확률로 일어나는 것이다. 노무현의 등장은 기적이었다. 촛불혁명도 기적이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회담도 작년 가을 분위기로 보면 기적이다. 이거 뭐야? 기적이 너무 흔하잖아. 아니 기적이 아닌게 오히려 드물잖아. 죄다 기적이다. 그렇다. 세상은 기적에 의해 작동한다.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가는게 아니라 갈듯 말듯 애태우다 갑자기 간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특히 지식인들은 냉소하고 비웃는다.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 노력해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해야 하는 거야.' 천만에. 연애해도 단박에 성공하지 조금씩 잘 안 된다. 찬스를 기다려야 한다. 10년간 매일 꽃다발을 보내기보다는 단 한 번 합격증을 보여주는게 빠르다. 갑자기 해야 성공한다. 봄꽃은 갑자기 피어나고 가을 낙엽은 갑자기 진다. 일주일 만에 온 산이 붉게 물들지만 다음 주에 가보면 단풍은 하나도 없다. 뭐든 타이밍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소에 기적을 학습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티끌 모아 태산 안 된다. 안철수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된다. 사실 안철수는 대단한 노력파다. 윤여준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기획한게 언제든가? 안철수의 청춘콘서트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은 젊은이들은 문재인을 찍었다. 문재인 입장에서는 기적이다. 가만있어도 안철수가 젊은 표를 몰아오네. 이게 기적이 아니고 뭔가? 그게 에너지의 속성이다. 에너지는 가속도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다. 안철수가 불을 붙였다. 정의 상태에서 동의 상태로 만들었다. 그러나 등속운동은 정지상태와 같다. 에너지의 세계는 가속운동만 유의미하다. 그러므로 에너지를 다루는 사람은 계속 에너지를 추가하든가 아니면 각운동량을 조직하여 에너지를 숨겨야 한다. 적절히 휴식을 취하며 멈췄다가 몰아붙였다가 해야 한다. 문재인은 쉬었다가 나섰다. 안철수도 대선 직후 해외유학을 가는 형태로 쉬어줘야 각운동량이 조직되는데 그는 불안해서 쉬지 못했다. 휴가 가면 책상을 빼버릴까봐 계속 출근하는 직장인처럼. 쉬면 잊힐까 불안해서 계속 TV에 나오려고 한다. 식상해진다. 안철수는 국민의당을 만들었다가 깨부수고 바미당을 만들고 하며 부지런히 노력을 했다. 그런 식으로 노력하면 오던 기적도 도망간다. 가만히 있다가 지갑 주워 대통령 되는 수는 경우는 있어도 노력해서 대통령 되는 일은 없다. 정의당도 노력하기 때문에 절대 집권을 못 하는 것이다. 마카롱처럼 슬그머니 대통령을 주워 먹은 다음 정당을 창당하면 된다. 정당활동을 열심히 해서 집권하는 것은 노력파다. 지갑 주워 집권한 후에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기적파다. 기적으로는 되는데 노력으로는 안 된다. 놀아본 사람은 찬스를 잡을 줄 안다. 노력만 한 사람은 찬스를 놓친다. 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에 기적에 투자하라. 절대 안 될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되는게 인생이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듯이 말이다. 인간의 행동은 상당 부분 무의식에 지배된다. 이성도 아니고 감성도 아닌 호르몬이다. 호르몬을 격발하는 것은 환경과의 관계다. 평소 환경과 어떤 관계를 맺어두었는가에 따라 어떤 호르몬이 분비되는지가 결정된다. 그것이 당신의 행위를 지배한다. 환경과의 관계는 상당 부분 유전자에 의해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관계가 바뀐다. 여기에는 전략이 작용한다. 세력전략과 생존전략이 있다. 환경과의 관계가 우호적인 관계인지 아니면 적대적인 관계인지다. 우호적인 환경에서는 세력전략이 작용하고 적대적인 환경에서는 생존전략이 작동한다. 우호적 환경이 진보고 적대적 환경이 보수다. 우리는 도덕을 논하고 선악을 논하며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하려 하지만 그런 짓은 대개 부질없는 노릇이다. 무의식은 그런 언어 따위에 반응하지 않는다. 호르몬에 반응할 뿐이다. 생존본능 차원에서 환경을 읽고 반응할 뿐이다. 범죄자들은 대부분 반사회적인 포지셔닝을 취한다. 나쁜 환경에서의 생존전략이다. 가난해도 우호적인 환경이 있고 부유해도 적대적인 환경이 있다. 대한항공의 조현아와 조현민은 폭력적인 아버지와 욕설하는 어머니라는 아주 나쁜 환경에서 자란 것이다. 생존전략이 세팅되어 비열해졌다. 저거 한 번 세팅되면 죽을 때까지 간다. 반사회적인 범죄자가 교화되었다는건 거짓말이고 사실은 제압된 것이다. 환경과의 관계는 유년기에 정해지는 것이며 늦어도 청년기에 세팅이 끝나버린다. 프로이드는 잠재의식이니 트라우마이니 했지만 대개 허튼소리고 환경과의 관계설정이 진실이다. 그것은 성장기를 거치며 켜켜이 쌓여서 퇴적된 것이며 임의로 바꿀 수 없다. 철부지 진보들이 맞는 말로 설법해봤자 인간은 안 바뀐다. 물리적으로 제압해서 호르몬을 바꿔야 인간이 바뀌는 거다. 물론 진보의 논리가 먹힐 때도 있다. 정의당 말빨은 소년에게 먹히는 것이다. 소년기는 환경과의 관계가 세팅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로 백날 떠들어봤자 의미 없고 환경이 자신에게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생물학적 본능 차원에서 납득시켜줘야 한다. 인간은 누구도 자기 행동의 진짜 이유를 모른다. 누가 물으면 적당히 꾸며대는 것이 욕망이니 쾌락이니 사랑이니 하는 것이다.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자본가의 탐욕 때문에 혹은 징기스칸의 야망 때문에 혹은 예수가 인류를 사랑해서 어쩌고 하는건 그냥 개소리다. 에너지가 결정한다. 에너지는 저축보다 기적이다. 흥부가 흥해도 기적처럼 흥하고 놀부가 망해도 기적처럼 망하며 그 안에 드라마가 있고 에너지를 다룰 줄 아는 자는 기적을 연출하고 호르몬을 다룰 줄 아는 자는 무의식을 조율한다. 환경과의 관계설정이 정답이다. 우호적인 환경에서 세력전략이 정답이다. 적대적 환경에서 생존전략으로 가면 안철수처럼 망하는 거다. 지금 환경이 나빠도 장차 좋은 환경이 올 것으로 믿고 마음의 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이 기도이다. 환경은 계절이 바뀌듯이 순식간에 바뀐다. 철옹성 같은 박정희 독재도 김재규 한 방에 무너지고, 동서냉전도 고르바초프 한 방에 무너지고, 핵대결도 끝났다. 기적을 믿고 기도한 자만이 그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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