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한나라당의 패인은 인터넷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중동에 있다-

[수구꼴통들의 인터넷사이트가 약진하고 있다?]
대선 후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움직임이 흥미롭다. 97년의 경우 PC통신 커뮤니티들에서 허탈감에 빠진 이회창지지자들이 일제히 접속을 끊어버려 치열했던 논전이 사라지고 한동안 게시판이 썰렁해진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거꾸로 노무현지지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 하고 이회창지지자들이 곳곳에서 기세를 올리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어리석은 무리들은 패배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재검표를 주장하며 소동을 벌이고 있다. 또 몇몇 네티즌들은 이번 대선의 패인을 인터넷을 선점당한 때문이라 분석하고 100만 인터넷결사대(?)를 양성하여 한나라당을 부활시키겠다는 야심만만한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필자는 요 며칠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독립신문(?) 등 몇몇 우파 사이트를 방문해 보았다. 썰렁해졌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개발새발 약진(?)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모의가 긴밀하고 제법 수작이 정교한 것이었다. 일단은 흥미를 가져볼만 하다.

[김형오의원의 버스 지나간 뒤에 손흔들기]
한나라당 김형오의원이 오마이뉴스에 기고를 하여 메인에 기사가 올랐다. 황당한 일이다. 마침내 한나라당 메인개트림들도 오마이뉴스의 힘을 인정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까 아니면 노무현지지자들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어서 볼만한 기사가 없어진 때문일까?

김형오의원의 주장에 의하면 한나라당의 패인은 인터넷 대책의 부재에 있단다. 과연 그럴까? 천만에! 오늘날 인터넷을 키워준건 8할이 조.중.동이다. 알아야 한다. 한나라당의 패인은 인터넷대책의 부재가 아니라 조.중.동 대책의 부재에 있다.

김형오의원의 시각은 여전히 인터넷을 홍보의 수단 쯤으로 보는 것이다. 그들은 미디어전에서 완패했다. 다음에는 좀 더 잘나가는 광고회사와 계약을 맺으면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을까? 다음에는 이회창이 복귀해서 아쉬운대로 하모니카라도 한 번 불어본다면 승리할 수 있을까? 천만에!

정신차려야 한다. 한나라당은 홍보에서 패배한 것이 아니라 정보에서 패배한 것이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다. 정치도 정보전이다. 재검표소동은 그들이 여전히 정보라인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정보라인에서 이탈된 집단에게 승리의 기회는 영원히 없다.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유는 창사모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고 창프라이즈가 없었기 때문도 아니고 창마이뉴스가 없었기 때문도 아니다. 이회창이 기타를 안쳤기 때문도 아니고 이현세의 만화가 후졌기 때문도 아니다.

조.중.동을 통하여 왜곡된 정보를 입수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조갑제와 김대중편집인 둘이서 한나라당을 망친 것이다. 한나라당사에 조선일보가 꾸준히 보급되는 한 한나라당의 승리가능성은 영원히 없다.

[한나라당은 홍보가 아니라 정보에서 졌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데일리메일의 정직한 보도로 영국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조.중.동은 데일리메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들은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조.중.동은 명백히 정보를 왜곡하고 있다. 그들은 여론조사에서 명백히 뒤지고 있어도 믿지 않았다. 조중동이 허위보도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백히 지지도에서 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선가능성이라는 허깨비에 집착하고 있었다. 그 당선가능성이라는 허깨비가 조중동이 만들어낸 유령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말이다.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조.중.동을 찢지 않는 한 승리의 가능성은 영원히 없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은 홍보에서 진 것이 아니라 정보에서 졌다는 사실을! 그들은 여전히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를 구입하고 회선을 깔기는 쉽다. 그런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논객을 양성하고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념무장을 강화하기도 쉽다. 그런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진실이다. 진리의 편에 서지 않는 한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서프라이저들의 노비어천가?]
일각의 분석에 의하면 노무현이 패배했다면 인터넷게시판문화가 더 발전하고 서프라이즈의 영향력도 확대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어쨌거나 놀랍게도 수구세력 일부는 인터넷으로 재결집하고 있다. 이회창 패배의 덕을 보고 있다.

허접좌파 일각에서도 서프라이즈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모양이다. 서프라이즈는 어용논객이 되어서 노비어천가나 부르고 있다는 식이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은 노무현을 비판하고자 해도 돌 날아올까 두려울 정도이다.(양념으로 허풍 약간 -.-;) 어쩌면 노무현의 승리로 서프라이즈는 손해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건 진실이다. 좌파들이 진보넷이니 참세상이니 하며 열심히 했는데도 인터넷을 선점하지 못한 이유를 자문해봐야 한다. 장기표씨가 인터넷신문명 운운하며 열렬히 네티즌들에게 구애를 하고도 딱지를 맞은 데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정답은 하나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노당도 그러하고 한나라당도 그러하다. 진리의 편에 서지 않는 한 희망은 영원히 없다. 우리의 무기는 첫째도 진실이요 두 번째도 진실이다.

어떤 집단이든 내부에 극소수의 실세가 포진해 있다. 난상토론으로 당론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범답안을 강요하는 성골집단이 기득권세력으로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굴러온 돌 노무현이 박힌 돌 동교동을 빼는 것과 같다. 정치는 민심과의 결혼이다. 누구를 가르치겠다는 망상을 버리고 민심이라는 굴러온 돌이 시집을 오도록 안방을 내주고 겸손한 자세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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