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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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550 vote 0 2018.04.02 (13:34:28)

 

    구조론은 진보다


    '구조론이 진보인가 하는 회원의 질문에 대한 답글로 썼습니다.'


    모든 이론은 진보이론이다. 보수는 원래 이론이 없다. 보수는 현상유지를 주장하는데 현상유지에 무슨 이론이 필요하겠는가? 그냥 가만히 있으면 현상유지가 된다. 그러므로 무슨 이론이든 론論이 붙으면 진보다. 구조론이 진보인가 하는 물음은 한국사람이 사람인가 하는 물음과 같다. 질문 안에 답이 있다. 당연히 사람이다. 구조론은 당연히 진보다.


    보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존본능이다. 그러므로 보수는 자연스럽다. 가만있는데 누가 와서 툭 건드린다. 거기에 발끈하면 이미 보수가 되어 있다. 보수는 특별히 이론이 필요 없고 그냥 보수가 되는 거다. 남들이 열심히 진보하는데 제자리에 가만있으면 자동으로 보수가 되어 있다. 정치에는 관심을 끊고 그냥 평범하게 살면? 그게 바로 보수이다. 


    보수는 몰린다. 진보는 이념이 선택되는 것이고 보수는 다른 사람이 '넌 보수야' 하고 보수로 몰아서 몰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는 절대 대등하지 않다. 진보가 갑이고 보수는 을이다. 진보는 끊임없이 보수를 몰아댄다. 물이 낮은 곳으로 몰리듯 보수는 자연히 몰리는 거다. 그러므로 이런 보수 저런 보수 필요 없고 그냥 죽이 맞으면 보수가 된다. 


    필자가 보수의 노선으로 반공당, 마초당, 재벌당, 지역당, 할배당을 말했지만, 그냥 할 줄 아는 것을 하는 것이 보수다. 그들은 하던 대로 한다. 이들은 낮은 곳에 몰려 있다. 진보가 워낙 사납게 몰아대니 찐따들이 그쪽으로 몰린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나 받아들인다. 괴짜 트럼프도 받고 한때 진보였던 이재오, 김문수도 받아들인다. 반면 진보는 걸러낸다.


    진보는 시스템이며 치열한 내부경쟁에서 밀려난 자들이 보수인 것이다. 진보는 이론이며 이론은 새로운 것이어야 하며 새로운 것은 검증되지 않은 것이므로 같은 진보 간에 경쟁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는 종파투쟁이 필연적이다. 노선갈등 일어난다. 같은 진보들끼리 서로 ‘넌 진보가 아냐! 내가 진짜 진보라니까.’ 하고 물어뜯는 것이다.


    그래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쟁이 옳듯이 진보도 내부경쟁을 해야 한다. 새로운 것은 항상 위험하니까 경쟁을 거쳐 검증하는 것이다. 구조론은 원론적으로 진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리 간단치 않다. 진보는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변해왔다. 한때는 인종주의가 진보였다. 극우 중에 극우인 KKK단 찬양영화 '국가의 탄생'을 레닌이 극찬했을 정도이다. 


    그때는 독립운동 하던 진보인사들이 대거 인종주의 친일로 돌아섰다. 민족개량주의자 춘원 이광수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손문도 한때 친일행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30년대에 와서 진보가 일제히 사회주의로 돌아섰다. 소련의 약진을 보고 태도를 바꾼 것이다. 춘원 이광수는 시류에 둔감해서 계속 친일파로 남았고. 그때는 김구도 사회주의였다.


    한때는 자유주의가 진보였는데 지금은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당명에 자유를 박아놓은 것이 그렇다. 독재정권 시절에 자유를 말하면 급진으로 몰렸지만 지금은 반대다. 이런 식으로 진보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종잡을 수 없는 거다. 그렇다면 진짜 진보는 무엇인가?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좌파들은 지식, 우파는 돈이다.


    지식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건설하는 것이 좌파이고 돈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건설하는 것이 우파다. 이는 어쩌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고 원래 그런게 아니다. 조선시대 양반은 지식으로 시스템을 지배한 보수다. 물론 양반의 탄생 때는 양반이 신흥사대부 진보였다. 현재는 돈과 지식의 대결인데 경제중심 시스템이냐 지식중심 시스템이냐다.


    구조론의 정답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경제에서도 나오고 지식에서도 나온다. 엄밀히 따지면 선지식 후경제다. 그러므로 구조론은 51 대 49로 지식을 앞세운다. 구조론이 좌파와 다른 것은 경제를 반대하지 않는 것이다. 강단좌파가 경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약이 올라서다. 소인배 근성이다. ‘재용이 저 자슥 시답잖은 넘이 왜 저리 돈이 많어?’ 이런 거다. 


    소박한 감상에 빠지지 말고 냉정하게 가야 한다. 에너지가 답이다. 에너지는 지식에서도 나오고 돈에서도 나오지만 지식이 먼저 가고 돈이 뒤에 간다. 이 구조대로 실천하는 것이 구조론의 정답이다. 좌파들은 대중의 잠재적 에너지를 부정하고 그들을 지배하려고 한다. 강단진보의 오류다. 대중의 잠재력을 두려워하여 엘리트들이 좌절하고 있는 거다.


    점잖은 지식이 변덕스럽고 난폭한 대중을 이끌 수 없다는 좌절감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멋지게 대중을 이끌어 보였다. 대중과 함께 해봤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이 공부만 하지 말고 사회에 뛰어들어 밑바닥 대중과 함께 살아봐야 한다. 그들을 통제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노선이 올바르면 대중이 따른다는건 착각이고 에너지를 적극 끌어내야 한다.


    구조론은 지식의 에너지와 돈의 에너지를 동시에 잡는다. 둘의 절충도 아니고 중간도 아니고 우선순위다. 언제라도 지식이 먼저다. 유비가 관우나 장비보다 힘이 약하지만 지식이 있다. 유비가 형님이 되어야 맞지 장비가 형님이 되면 안 된다. 좌파 정의당은 유비만 있고 장비가 없다. 우파 자한당은 장비만 있고 유비가 없다. 중도 안철수는 둘 다 없다.


    민주당은 문재인이 유비가 되고 이재명이 장비가 된다. 왼쪽도 안 좋고 오른쪽도 안 좋고 중간은 더 고약하다. 정답은 선왼쪽 후오른쪽이다. 기관차는 좌파가 되고 객차는 우파가 된다. 지식의 진보가 아닌 에너지의 진보가 진짜다. 좌파의 지식도 우파의 돈도 에너지에 포함된다. 그런데 지식이 먼저다. 에너지를 운용하는 지식이 진짜 지식이 구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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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호흡

2018.04.03 (10:44:40)

진보=휴머니즘,보수=원칙으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다르군요.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4.03 (11:07:56)

그런 것은 각자 자기 진영에서 

만들어 퍼뜨리는 프로파간다에 불과합니다.


트럼프에게 무슨 원칙이 있고 일베충에게 무슨 원칙이 있겠습니까?

진보가 변화를 주장하면 보수가 원칙을 이용해서 방어를 하는 것이죠.


자기들이 집권하면 전혀 원칙을 안 지키는게 보수입니다.

진보와 보수 개념을 각 진영에서 선전하는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자연법칙으로 보고 생물의 진화법칙, 사회의 발전법칙, 

시스템의 진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가만 놔둬도 사회는 필연적으로 발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발전은 에너지에서 오는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지식과 자본입니다.


지식이 먼저 가고 자본이 따라가는데 

자연히 지식인은 진보로 가고 자본은 보수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론이고 자본이 보수여야 한다는 법칙은 없습니다.

지식은 빨리 보급되고 자본은 천천히 변하는 것 뿐.


지식과 자본을 동시에 아우르는 에너지로 봐야 진실을 알게 됩니다.

에너지로 보면 진보와 보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 판단의 문제임을 알게 됩니다.

진보는 내부경쟁을 하므로 같은 진보끼리 매일 싸웁니다.


보수는 하던대로 하니까 싸울 이유가 없지만

진보는 싸워서 어느 길이 옳은지 검증해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8.04.03 (13:10:48)

돌이켜보면... 구조론도 내부 경쟁 치열 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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