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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솔숲길
read 22506 vote 0 2010.05.24 (09:07:13)

사진 003-0.jpg

감자꽃 필 무렵이구려.

[레벨:30]솔숲길

2010.05.24 (09:10:04)

사진 020-0.jpg

건들면 다리를 접어버리고 죽은척한다오.
땅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대략 난감.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0.05.24 (09:14:24)

3박4일 스카우트 훈련갔다 왔소.
이제 정신이 좀 드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5.24 (10:07:44)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05.24 (11:51:39)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영화'시'(이창동 감독)중에서 '아네스의 시'

------------

슬픔에 젖어 있던 연휴가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05.25 (00:53:12)

그러잖아도 묵직하게 슬픈데....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면서 이창동 감독의 '시'까지 보고 나니
완젼 맛이 가버렸었다.
연휴의 나를 감싸고 후비고 있던  그런 감상들을 주절주절 적은 것을 들여다보노라니
정말 한심한 생각이 든다.
쓰길 잘했다. 내가 어떤 수준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 연민의 역사를 줄줄이 꿰어 보고 싶었던지... 꽤 의미부여를 하며 애썼네.

연민과 감상.
어쩌면 나를 휩싸고 있던 이 코드는 질기고 질긴 것이라.
좀 잠잠한가 싶더니....
드디어 나를 찾아온 것이다.
마음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같이 그 애잔함 속에 풍덩빠져 허우적거릴 필요까지야.


이창동 감독이 칸느 영화제에서 '시'로 각본상을 받은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내심 그가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솔직히 황금종려상 감은 아니다.
각본상. 정말 잘 짜여진 각본이었고 '시'였고 수준높고 정교한 신파였다.
그리고 난 거기에 낚여서 허우적 거렸고 감독은 싹 빠져나갔다.


내 옆에 있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감상
그것이 애정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이런 감상은 참 미안한 것이다. 스스로를 욕보이는 것이다.
자격이 없다. 정신차려야 한다.
그런 것으로는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동정과 연민은 금물이다. 모두 다 프로가 되어야 한다.
그게 진짜다.
누가 누구를 이뻐해서 더 봐주는 것도 없고, 봐달라고 이쁘게 보일 필요도 없다.
철저히 능력대로 구조대로 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되면 내가 정신차리면 된다.
누가 누굴 지켜주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내가 지키는 거다.
어차피 그런 게 가능한 판이 아니고 적당히 넘어가고 아부하고 최면걸고 하는 곳이라면 
좋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눈물따위로 우릴 모욕하면 안된다.
그건 밸런스를 위한 잠시의 이완이면 된다.


세상을 향해 메롱과 펀치를 날릴 힘이 없다면 애초에 때려치우는게 좋다.
어차피 세상은 싸움터이고 험난한 강물이고 재미있는 곳이다.


장미는 시들고 다시 핀다.
내가 축복을 하던 안하던 기도를 하던 안하던 세상은 제 갈길로 돌아간다.
그냥 사춘기 소녀의 립서비스면 안된다.
나는 '부치지 못한 편지' 따윈 없다.  수습하기 힘든 일을 안 벌이는 것 뿐이다.
'오지 않는 약속'은 걷어차버리고 '비밀이었던 사랑'은 까발려 판정하고 태워버린다. 


약자의 정서를 동정하는가...
자기보다 약자와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괜히 들어주는 척은 존중이 아니라 동정이다.
정신차리라고 후려치든가 어울리는 곳으로 보내버린다. 스스로 떠난다.
그게 인생이다.


내가 미자였다면 우선 손자녀석을 죽도록 패놨을 것이다.
딸년도 불러 올려서 제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다.
미자처럼 무기력하게 은근슬쩍 넘어가고 용서하고 그러면 안된다.


내가 그런 것에 말려들어 10년을 허비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차렸단 말인가.
3일로 그만두었으니 조금 면은 세웠다.


알았다. 알겠다. 우리 삶이 부조리한줄 알았으니 지루하게 그만 좀 까발리시길...인생이 쪽팔리다. 
예술영화거나 상업적인 영화거나 주인공은 모두 가엾고 찌질하고 멍청하고 하녀고 노예고...
고수라고 설치는 것들은 모두 깡패, 도박꾼, 조폭,...

진짜 화끈하게 치고 나가는 고수의 이야기가 보고 싶다.
속시원한거 보고 냉수먹고 정신차리자.
그래야 들국화를 살려줄 수 있고...어린 것들과 이쁜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을 수 있다.


'시' 각본은 훌륭했다. 완젼 넘어갔었다. 인촌이 같은 쥐부류는 인간이 아니니 넘어갈리도 없었던거고.
'각본상'이 제격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5.24 (12:28:26)

비와 오월.

출하오.

[레벨:15]오세

2010.05.24 (14:03:56)

조낸 우울한 하루요 출석이오

[레벨:5]굿길

2010.05.24 (17:00:59)

몸 무거운 날..하늘은 맑군요..출석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0.05.24 (17:34:58)

여기는 내내
마치 참았던 눈물이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남모르게 흐르듯이
그렇게 비가 내리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0.05.24 (20:22:17)

P2160334.jpg 
감자순 위에 무당벌레도 따고, 포도방울도 따고...

P2160374.jpg 
함박꽃(작약) 빗방울도 따고...

P2160376.jpg 
여름을 넉넉히 떠받고 있는 옥잠화 빗방울도 따고...

P2140267.jpg 
할 말 잃게하는, 주목나무 빗방울도 따고 따고, 또 따고....

P2160398.jpg 
빗방울 긁어 모아모아.... 당구를 치고....

소리없이 비만 내립니다. 굳이 뭐라 빗소리를 표현하고 싶지 않습니다.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0.05.25 (00:40:44)

비맞은 사진들 정말 멋지네요.
[레벨:0]언제나후수

2010.05.25 (05:41:14)

청개구리 한마리 살짝 얹어놓으면 제맛일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28]오리

2010.05.24 (22:37:59)


올해는 정말 우산 장사좀 되걸같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5.24 (23:20:32)

오월은 홀로 우는 밤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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