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이 생선의 가시를 골라내고 살만 챙겨먹는 지혜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사실이지 옛날에는 정보가 부족했다. 인터넷시대가 되면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정보가 부족할 때는 독자들이 세부사항에 대해 정밀하게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대강의 큰 가닥을 잡아줄 수 있는 원칙가가 이득을 보았다. 강경한 자세로 원칙을 강조하는 논객이 대접받았던 것이다.
인터넷문화가 발달할수록 네티즌들은 점점 더 고급정보에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고급정보가 쏟아질수록 네티즌은 현실문제에 깊숙히 개입하여 세밀하게 판단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념에 편중되지 않고, 어느 한쪽의 주장에 극단적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감각을 발휘하며 최적화를 지향하게 된 것이다.
예컨데 촛불시위의 경우를 보자. 과거라면 미군철수 등 맹목적인 반미구호가 쏟아지거나 아니면 촛불시위를 반대하거나였다. 최근의 경향은 촛불시위는 촛불시위대로 하고, 맹목적인 미군철수 주장은 자제하는 지혜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대규모의 시위를 하면서도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리적충돌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 토요일 경찰의 폭력행사는 비판되어야 한다.) 시위문화가 한단계 더 성숙해진 것이다.
사실이지 노무현은 일정부분 원칙을 훼손했다. 몽과 해서는 안될 타협을 한 것이다. 그러나 네티즌은 성숙하다. 밀 때는 밀어주고 당길 때는 당겨주고, 노무현과 손발이 착착 맞는 것이다. 노무현이 복잡한 전술을 구사해도 비난받지 않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김근태처럼 몽에게의 완전항복을 주장하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투쟁을 벌이다가 자멸하거나였다. 그러나 노무현은 운영의 묘를 발휘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낸 협상술의 승리인 것이다.
네티즌은 영리해졌다. 진중권류의 원리주의가 더 이상 네티즌에 의해 수용되지 않게 된 것이다. 진중권은 점점 장기표가 되어가고 있다. 장기표는 참으로 기묘한 인물이다. 우선 이 인물에 대해 추적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장기표씨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이 사람이 최초로 네티즌을 정치에 이용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네티즌시대가 온다고 예언하면서 PC통신과 인터넷에 신문명연구소인지 뭔지를 차려놓고 네티즌과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기표는 철저하게 네티즌에 의해 외면되었다. 장기표씨는 5.3사태를 주도하고 서울대를 나온 재야의 엘리트이다. 어떤 면에서 그는 일관되게 원칙을 지켜왔다. 그는 수년동안 줄기차게 네티즌에게 구애를 했으나 네티즌들은 야박하게도 그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다.
왜 장기표씨의 짝사랑이 네티즌에 의해 거부되었을까? 장기표는 나름대로 원칙가이다.(필자는 장기표의 원칙주의가 한나라당 쪽으로 편향된 엉터리원칙이라고 보지만 - 그래도 막판에는 줄을 잘섰다. 차기 총선에서는 평생소원인 금빽지를 달지 않을까?) 그의 원칙주의가 왜 네티즌들에 어필되지 않았을까? 정답은 하나다. 네티즌들이 너무 영리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은 복잡 미묘하다. 네티즌들의 입장에서 볼 때 한나라당은 사실상 퇴출되었고 민주당도 퇴출이 진행중이다. 유시민대표의 개혁당이 대안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민노당이 이 빈틈을 찌르고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민노당에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민노당에 인터넷마인드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논법은 여전히 구시대의 그것에 머물러 있다. 그때는 고급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것이 먹혔던 것이다.
세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당만 보고 선택하라거나 혹은 인물만 보고 선택하라는 식의 윽박지르기가 먹히지 않는다. 네티즌은 생선의 가시는 골라내고 살만 챙겨먹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는 지자체 선거에서 민노당을 지지했다. 필자 역시 그러하다. 착각하지 말라!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다. 민노당에 기표하는 방법으로 민주당을 타격한 것이다. 필자가 이문옥을 지지한 것은 명백히 김민석을 미는 동교동을 타격하자는 구체적인 의도에 기초한 것이다.
과거라면 이런 식의 복잡한 판단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웠다. 이제는 다르다. 다수는 지지하는 정당을 돕기 위해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특정한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하여 다른 당에 투표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골 째비는 판단은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환경의 변화 덕분에 가능하다.
정신차려야 한다. 부지런히 진도를 따라와야 한다. 네티즌은 영리하다. 말로서 이기는 시대가 아니라 진실로서 이겨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네티즌들의 사람을 알아보는 눈은 점점 더 좋아져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진중권은 개혁당으로 가는 것이 옳았다. 그는 네티즌의 수준을 믿지 못하고 오판한 것이다. 처음 유시민대표가 개혁당을 창당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원내 제 1당이 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칠 때 나는 웃었다.
"마침내 유시민도 정치인들처럼 말하기 시작하는군. 물이 들었어."
필자의 오판이었다. 필자는 최근 이러다가 진짜로 개혁당이 원내 제 1당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검토하기 시작했다. 동교동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 전멸하는 수가 있다. 개혁당이 호남과 서울을 석권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필자의 오바인가? 오바라도 좋다. 꿈은 이루어지는 법, 낙관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기로 하자.
사실이지 옛날에는 정보가 부족했다. 인터넷시대가 되면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정보가 부족할 때는 독자들이 세부사항에 대해 정밀하게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대강의 큰 가닥을 잡아줄 수 있는 원칙가가 이득을 보았다. 강경한 자세로 원칙을 강조하는 논객이 대접받았던 것이다.
인터넷문화가 발달할수록 네티즌들은 점점 더 고급정보에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고급정보가 쏟아질수록 네티즌은 현실문제에 깊숙히 개입하여 세밀하게 판단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념에 편중되지 않고, 어느 한쪽의 주장에 극단적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감각을 발휘하며 최적화를 지향하게 된 것이다.
예컨데 촛불시위의 경우를 보자. 과거라면 미군철수 등 맹목적인 반미구호가 쏟아지거나 아니면 촛불시위를 반대하거나였다. 최근의 경향은 촛불시위는 촛불시위대로 하고, 맹목적인 미군철수 주장은 자제하는 지혜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대규모의 시위를 하면서도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리적충돌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 토요일 경찰의 폭력행사는 비판되어야 한다.) 시위문화가 한단계 더 성숙해진 것이다.
사실이지 노무현은 일정부분 원칙을 훼손했다. 몽과 해서는 안될 타협을 한 것이다. 그러나 네티즌은 성숙하다. 밀 때는 밀어주고 당길 때는 당겨주고, 노무현과 손발이 착착 맞는 것이다. 노무현이 복잡한 전술을 구사해도 비난받지 않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김근태처럼 몽에게의 완전항복을 주장하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투쟁을 벌이다가 자멸하거나였다. 그러나 노무현은 운영의 묘를 발휘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낸 협상술의 승리인 것이다.
네티즌은 영리해졌다. 진중권류의 원리주의가 더 이상 네티즌에 의해 수용되지 않게 된 것이다. 진중권은 점점 장기표가 되어가고 있다. 장기표는 참으로 기묘한 인물이다. 우선 이 인물에 대해 추적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장기표씨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이 사람이 최초로 네티즌을 정치에 이용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네티즌시대가 온다고 예언하면서 PC통신과 인터넷에 신문명연구소인지 뭔지를 차려놓고 네티즌과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기표는 철저하게 네티즌에 의해 외면되었다. 장기표씨는 5.3사태를 주도하고 서울대를 나온 재야의 엘리트이다. 어떤 면에서 그는 일관되게 원칙을 지켜왔다. 그는 수년동안 줄기차게 네티즌에게 구애를 했으나 네티즌들은 야박하게도 그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다.
왜 장기표씨의 짝사랑이 네티즌에 의해 거부되었을까? 장기표는 나름대로 원칙가이다.(필자는 장기표의 원칙주의가 한나라당 쪽으로 편향된 엉터리원칙이라고 보지만 - 그래도 막판에는 줄을 잘섰다. 차기 총선에서는 평생소원인 금빽지를 달지 않을까?) 그의 원칙주의가 왜 네티즌들에 어필되지 않았을까? 정답은 하나다. 네티즌들이 너무 영리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은 복잡 미묘하다. 네티즌들의 입장에서 볼 때 한나라당은 사실상 퇴출되었고 민주당도 퇴출이 진행중이다. 유시민대표의 개혁당이 대안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민노당이 이 빈틈을 찌르고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민노당에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민노당에 인터넷마인드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논법은 여전히 구시대의 그것에 머물러 있다. 그때는 고급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것이 먹혔던 것이다.
세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당만 보고 선택하라거나 혹은 인물만 보고 선택하라는 식의 윽박지르기가 먹히지 않는다. 네티즌은 생선의 가시는 골라내고 살만 챙겨먹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는 지자체 선거에서 민노당을 지지했다. 필자 역시 그러하다. 착각하지 말라!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다. 민노당에 기표하는 방법으로 민주당을 타격한 것이다. 필자가 이문옥을 지지한 것은 명백히 김민석을 미는 동교동을 타격하자는 구체적인 의도에 기초한 것이다.
과거라면 이런 식의 복잡한 판단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웠다. 이제는 다르다. 다수는 지지하는 정당을 돕기 위해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특정한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하여 다른 당에 투표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골 째비는 판단은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환경의 변화 덕분에 가능하다.
정신차려야 한다. 부지런히 진도를 따라와야 한다. 네티즌은 영리하다. 말로서 이기는 시대가 아니라 진실로서 이겨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네티즌들의 사람을 알아보는 눈은 점점 더 좋아져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진중권은 개혁당으로 가는 것이 옳았다. 그는 네티즌의 수준을 믿지 못하고 오판한 것이다. 처음 유시민대표가 개혁당을 창당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원내 제 1당이 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칠 때 나는 웃었다.
"마침내 유시민도 정치인들처럼 말하기 시작하는군. 물이 들었어."
필자의 오판이었다. 필자는 최근 이러다가 진짜로 개혁당이 원내 제 1당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검토하기 시작했다. 동교동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 전멸하는 수가 있다. 개혁당이 호남과 서울을 석권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필자의 오바인가? 오바라도 좋다. 꿈은 이루어지는 법, 낙관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