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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326 vote 1 2018.01.06 (20:11:01)

    유사품에 주의하자.


    인간은 진보와 보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하면 무조건 보수를 선택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하게 하면 무조건 나쁜 것을 선택한다. 정품과 유사품 중에서 선택하게 하면 무조건 유사품을 선택한다. 구조론의 에너지 낙차를 따라가는 원리다. 만만한 것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갑이 되니까.


    그렇다면 드물게 올바른 선택을 하는 사람은 뭔가? 그 경우는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이기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건 엄밀하게 말하면 선택한게 아니다. 이겨야 하는 상황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선택권이 없는 거다. 두 번째는 누가 시켜서다.


    스승이 시켜서 혹은 진리가 시켜서 혹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바른 선택을 하는 경우다. 지도자는 집단을 책임져야 하므로 나쁜 선택을 할 수 없다. 아기를 챙겨야 하는 부모는 나쁜 선택을 할 수 없다. 즉 인간은 특정한 상황에 올바른 선택을 강요당한다. 그 경우에는 옳은 선택을 한다.


    그런 사정이 없이 순수한 상황에서 인간은 엔트로피를 따라 무조건 나쁜 선택을 한다. 멀리 있는 금보다 가까이 있는 은을 선택한다. 구조론에서도 마찬가지다. '구조론을 공부했더니 성경말씀이 더 잘 이해가 되었어요.' 이런 소리나 할 사람은 다시는 이 사이트에 방문하지 마시라. 누누이 말했지 않았던가?


    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이지만, '구조론을 배웠더니 불교이론이 잘 이해가 되었어요. 역시 진리는 통한다니깐.' 이런 수작은 허용되지 않는다. 오지 마라. 왜 오냐? 적이다. 적과의 동침은 없다. '구조론을 배웠더니 노자의 도덕경이 잘 이해가 되더군요.' 가라. 배반이다. '정품을 보고 유사품을 베껴먹었어요.'


    이게 허용되는 사태인가? 구조론은 정품이다. 정품 놔두고 유사품 찾는다면 배반이다. 배반자는 이 사이트에 출입할 자격이 없다. 눈팅도 하지마라. 필자는 원래 공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구조론을 보급하다 보니 인간이 원래 당연히 배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공부 먼저 시켜야 되겠더라.


    인간공부 첫 번째 가르침은 '의리를 지켜라'다. 배반하지 마라. 당연히 '구조론을 배웠더니 성경책을 버리게 되더군요'가 되어야 한다. '구조론을 공부했더니 석가모니 개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게 되었어요'가 맞다. 구조론을 배웠는데도 여전히 노자가 이뻐 보인다면 배운게 아니다. 기본 인간이 안 된 사태다.


    왜 배반하는가? 왜 진보 놔두고 보수하는가? 왜 좋은거 놔두고 나쁜거 쓰는가? 왜 정품 놔두고 유사품 쓰는가? 왜 금 놔두고 은 찾는가? 왜 구조론이 있는데도 노자와 석가와 예수들을 버리지 않는가? 그거 아직 인간이 안 된 거다. 길을 보았다면 당연히 그 길을 가야만 한다. 길을 봤으니 안 가도 된다고?


    길을 본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인간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자문하라. 과연 인간인가? 화물교와 같다. 폴리네시아의 많은 섬에서 기독교를 선교하고 떠났다가 나중 와보니 이상한 화물숭배 신앙이 섬마다 만들어져 있더라. 40여 개 섬에서 카고 컬트가 발견되었는데 섬들 사이에 전파된 경우는 없다고.


    전부 독자적으로 화물교가 발생한 거다. 그들은 한결같이 하느님이 자동차와 통조림과 의복 따위를 인간들에게 내려준다고 믿는다. 혹은 미군이 구세주이며 미군이 언젠가 화물을 싣고 온다고 믿기도 한다. 성조기 걸어놓고 지푸라기로 비행기와 전함을 만들어놓았다. 조잡한 활주로와 부두도 만들었다.


    그들은 하느님이 부족민에게 준 화물을 백인들이 중간에서 가로챈다고 믿는다. 그게 아니고 사실 상품들은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알려주기 위해 미국으로 데려와서 공장을 견학시켰더니 몇 년 후 화물교 신앙은 더 번성해 있었다. 이유를 캐물었다. 그때 당신이 공장에서 물건 만드는 과정 다 봤지 않아?


    대답이 걸작이다. '흥! 백인들이 나를 기만하기 위해 속임수를 썼더라고. 나는 퇴근시간에 공장 노동자들이 화물을 나눠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퇴근하는 걸 봤다고. 진짜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든다면 왜 그 물건을 가져가지 않지?' 나름 설득력 있다. 그러나 거짓이다. 애초에 화물교는 화물에 관심이 없다.


    부족민은 바보가 아니다. 일부러 그러는 거다. 그들은 화물을 고리로 삼아 부족 내부에 권력서열을 조직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이다. 부족민들이 본심을 숨기고 있으므로 애초에 대화는 성립되지 않는다. 면전에서는 '난 알아요. 화물의 진실을. 화물은 하느님이 주는게 아니라는 그 사실을' 이렇게 잘 말한다.


    그러나 섬으로 돌아가면 공장에서 받은 상품을 부족민들 앞에 꺼내놓고 '이게 다 내가 잘나서 하느님에게 받은 거야. 하느님이 나를 이 섬의 첫 번째 목자로 임명하셨어. 이게 그 증거지. 자 모두들 화물을 찬양하라 할렐루야.' 이런다. 이들이 바보라서 그러는게 아니다. 권력서열을 조직하려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인이 무슨 말을 하든 씨도 먹히지 않는다. 부족민이 원하는 것은 언제라도 권력구조다. 백인과 부족민 사이의 권력구조가 재조정되기 전에 대화는 불가다. 구조론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화 안 되는 사람 많다. 애초에 딴 맘을 먹은 사람은 추방하는 수밖에 없다. 자문하라. 여러분은 순수한가?


    무의식적으로 딴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구조론을 배워 기독교든 도교든 불교든 유교든 환빠교든 그런 이상한데 써먹으려는 자는 강퇴가 맞다. 필자가 공자만 특별히 우대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구조론을 유교선전에 써먹겠다는 사람을 한 명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공자를 숭배하는 자도 강퇴가 맞다.


    그 외에도 무슨 텔레파시를 한다거나 CIA가 특수제작한 투시기계가 있다거나 유태인이 세계정복음모를 꾸민다거나 외계인과 채널링을 한다거나 이런 소리 하는 분들도 제발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얼씬하지도 마라. 이런 분들은 쪽팔리는 것을 아니까 주로 이메일로 집적거린다. 좋은걸 남 주지 않는다. 


    그들은 적이다. 구조론은 좋기 때문에 안 된다. 생각하라.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대화가 되기 때문이다. 작정하고 딴맘 품은 자들은 대화가 안 되니 인간이 아니다. 인간인가 비인간인가? 본인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저 사람과 대화하면 안 되겠다. 지식을 주면 기어코 일을 낼 위인이다.' 싶은 사람 있다. 


    이렇게 되면 대화는 없다. 비인간이다. 인간이 되어야 한다. 본질은 역시 권력이다. 그들은 진리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고 그 진리의 사유화에 관심이 있다. 구조론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구조론을 사유화하여 사설권력을 창출하는데 관심이 있다. 그들은 사회에서 구조론이 얼마나 권력을 가지는지 본다.


    지켜보다가 구조론이 권력을 가지면 박수 치고 달려들 것이다. 구조론이 권력을 갖지 못하면 각자 자기만의 카고 컬트를 만들어 사설권력을 조직한다. 도중에 주저앉아 길가에 좌판 벌리고 장사하는 거다. 그렇다. 그래서 더욱 구조론이 권력을 가져야 한다. 인간공부를 시켜서 크게 동맹을 만들어야 한다. 


    구조론자의 결속된 힘을 보여야 그들이 제압된다. 이론학습은 할 만큼 했고 앞으로는 인간공부에 주력할 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사회화되어야 한다. 집단과 긴밀해지고 환경과도 긴밀해져야 한다. 지식만 빼먹으면 된다고 말하는 자는 적이니 퇴출이 맞다. 세력을 이루고 크게 어우러져야 한다. 


    집단과의 긴밀은 삿된 것을 배척하고 크게 의리를 이루는 것이며 이는 보수꼴통을 물리치고 무뇌진보를 제압하고 종교파와 초능력파를 소탕하는 것이다. 종교든 초능력이든 본질은 사설권력이다. 환경과의 긴밀은 미학적 감성을 연마하는 것이다. 좋은 맛과 좋은 이미지와 좋은 음악에 반응해야 한다. 


    좋은 맛에 관심이 없는 자는 먹던 음식만 먹는다. 그들은 비트코인이 나타나도 관심이 없다. 좋은 음악에 관심이 없는 자는 듣던 뽕짝만 듣는다. 좋은 그림에 관심이 없는 자는 디자인이 구린 차를 탄다. 그들은 트렌드에 관심이 없다. 기득권이 되어 고집을 부릴 뿐 스스로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가 되어야 인간이 된다. 동료와는 널리 의리를 이룰 것. 환경과는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 이게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 소다. 인간에게 에너지를 주는 원천은 이 두 가지다. 돈이나 벼슬이나 명성을 탐하는 것은 이렇게 조직된 집단의 에너지를 빼먹으려는 것이니 그다지 좋지 않다.


    에너지의 사유화가 아니라 집단의 에너지를 조직하는 그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식물은 햇볕을 먹고 살고 동물은 식물을 먹고 사는데 인간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다만 에너지를 먹고 사는 것이다. 과거에는 자식을 낳아 번성했다지만, 현대에는 동료와의 의리로 번성한다. 자식은 동물도 잘만 낳는다.


    인간이 크게 세를 이루면 환경을 변화시킨다. 환경변화가 피드백되어 다시 인간의 변화를 추동하는 것이 트렌드다. 그렇게 인간은 계속 간다. 에너지를 조직하는 자가 될 것인가 그 에너지를 빼먹는 자가 될 것인가다. 봄의 파종이 있으면 가을의 수확도 있지만, 여름에 설익은 과일을 따간다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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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Quantum

2018.01.06 (20:45:39)

제가 큰 실례를 했군요. 앞으로 언행에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구조론이 진리의 집성체이자 정수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1.06 (20:48:54)

실수는 아닙니다.

제가 인간공부를 시키려고 작정하고 일부러 그걸 문제삼는 거죠.

옛날에는 그런 이야기 안 했는데 이제는 그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사람은 기독교 이야기하는 다른 사람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18.01.06 (20:46:34)

뜨끔한 사람들 제법 있을 듯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systema

2018.01.06 (21:33:35)

인간은 다 배신한다는게 참 뭐라 표현하기 힘든 느낌입니다.

자기가 하는 행동이 배신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은것 같고.

구조론 인간공부 시리즈 부탁드립니다. 패거리 의리가 아니라 널리 천하와의 의리를 회복해야 합니다. 


인간은 사회와 긴밀해지길 원하고 긴밀해지기 위해서 패거리 문화에 당연하게 적응하는게 치명적

역할얻고 안심하고 긴밀해지고 천하를 배신하는게 다들 가는 길인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18.01.06 (21:47:12)

배신이라는 표현을 구조론적으로는 담백하게 '이어져야 할 맥락을 끊어버리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1.07 (09:22:29)

밑에 추가해 놨습니다.

에너지를 조달하는 것과 그 에너지를 빼먹는 것이 있습니다.

널리 의를 이루는 것과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에너지 조달이면 

벼슬하거나 사설권력 만드는 것은 빼먹는 것입니다.

뒤로 빼먹는게 배신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18.01.07 (09:37:52)

아하, 감사합니다. 

[레벨:30]이산

2018.01.07 (11:03:51)

인생의 방향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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