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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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750 vote 1 2017.08.25 (18:32:07)

     

    이재용을 처단하라


    우리는 법을 인과응보로 안다. 틀렸다. 죄지은 자는 처벌하고 공이 있는 자에게는 상을 준다는 신상필벌의 논리는 봉건시대의 잘못된 논리다. 이는 상대방을 타자로 보는 관점이다. 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다. 사회는 가족이다. 가족이 잘못하면 처벌하고 잘하면 상 주는가? 아니다. 가족은 컨트롤한다. 통제한다.


    법의 핵심은 사회의 통제에 있다. 부모가 가족을 신상필벌의 원칙대로 공정하게 대접하면 그 가정은 붕괴한다. 백점을 맞은 형은 상을 주고 빵점을 맞은 동생은 처벌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 빵점짜리 아버지라고 두들겨 팰 건가? 백점 맞은 형은 교만해지지 않게 경계하고 빵점 맞은 동생은 격려해야 가족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아구분이다.


    백점짜리 형은 오른팔이고 빵점짜리 동생은 왼팔이다. 오른팔이 왼팔을 때리면 죽는다. 힘들어도 백점짜리 형이 빵점짜리 동생을 도와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이것이 피아구분의 원리다. 만약 당신이 왼발을 다쳤다면 못난 왼발을 두들겨 팰 것인가? 오히려 다친 왼발을 정성껏 보살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불공평하다. 왜 못난 왼발이 상을 받는가?


    불공평해야 정의다. 이는 법의 작동원리다. 공평하면 사회는 통제되지 않는다. 인과응보는 말하자면 복수논리다. 복수하면 해결되나? 고려시대에 복수법을 만들었다가 난리 난 일이 있다. 5대 경종이 저지른 삽질이다. 광종의 개혁을 무르고 탄압받은 호족을 돕는답시고 대형사고를 쳤다. 헬게이트가 열렸다. 만인이 만인을 살해하는 지경이었다.


    1년 만에 법을 폐지하고 없던 일로 했다. 임금은 크게 체면을 깎인 것이다. 살인자를 사형시키면 공정한가? 천만에. 피해자의 손실은 절대 복구되지 않는다. 성폭행범이 피해자에게 너도 나를 강간하면 되잖아 하고 엉덩이를 들이대면 말이 되는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범죄자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 죄가 만회되어 사라졌다고 여긴다. 천만에.


    죄는 영원하다. 그래서 구조론에는 용서가 없다. 한 번 엎질러진 물은 죽을 때까지 지고 갈 밖에. 잡범들이 중형을 받고 경제사범은 가벼운 형을 받는다.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틀렸다. 잡범은 중형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기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끝내 모르기 때문이다. 소매치기가 10만 원을 훔친 것은 사실이지 큰 죄가 아니다.


    문제는 소매치기 짓을 계속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계속 가둬놓을 수밖에 없다. 죄의 경중 문제가 아니다. 통제가 안 되는 게 문제다. 경제사범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은 죄의 의미를 알고 맞게 처신한다. 전과 6범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이 대표적이다. 전과 14범 이명박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은 죄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은 거다.


    죄대로 벌 받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처벌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피아구분이다. 우리편이냐 적이냐다. 우리편이면 굳이 처벌하지 않는다. 반면 반사회적인 행동을 계속한다면 우리편이 아니므로 계속 가둬놓을 수밖에 없다. 김유식은 일부 공도 있고 죄도 있다. 공이 있으므로 죄를 굳이 묻지 않는다. 이재용은? 이재용도 공은 있다?


    공과의 문제가 아니다. 통제가능성의 문제다. 문제는 이재용이 자기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여전히 모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소매치기를 계속 가둬놓듯이 계속 가둬놓을 수밖에 없다. 재범을 저지르는 자는 사회의 편이 아니다. 어떻게든 사회가 거기에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교도의 본질은 정치적 맞대응이다. 이는 기계적인 메커니즘이다.


    교통정리와 같다. 교통순경은 운전을 잘한다고 먼저 보내주지 않는다. 난폭하게 운전한다고 징벌하지 않는다. 교통순경의 목적은 원활하게 교통이 소통되게 하는 것이지 상을 주거나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어떻든 결과적으로 교통이 원활해지게 해야 한다. 법도 마찬가지다.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 경범도 죽을 때까지 가둬놓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재용이 사회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봐야 한다. 사회를 적으로 본다면 처단하고 사회의 통제에 복종하면 공을 세울 기회를 줘야 한다. 문민통제를 따르는가다. 이재용의 최선은 뇌물죄를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용은 멍청해서 그런지 아직도 제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변호사를 사서 사회에 대항했다.


    대항했으므로 적군이다. 적군이면 계속 가둬놓는 수밖에. 죄지은 만큼 처벌받으면 된다는 식은 초딩생각이다. 사회에 반하면 죽을 때까지 가둬놔야 한다. 반면 사회의 편으로 돌아오면 처벌할 이유가 없다. 친일파에 대한 대응이라도 마찬가지다. 99번 친일해도 회개하면 불문에 붙인다. 반대로 99번 공을 세웠다가 한번 삐끗하면 영원히 친일파다.


    미당 서정주 같은 사람이다. 이 양반은 죽을 때까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몰랐다. 모르는 게 죄다. 알면 용서한다. 박근혜는 자기 행동이 죄가 된다는 걸 몰랐으니까 무죄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모르는 게 유죄의 이유다. 정치인은 책임지는 자리고 책임진다는 것은 모르는 게 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모르면 정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사람을 위해서는 사회가 악착같이 계몽을 베풀어야 한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도 끝까지 간다. 박정희 친일행각이 크냐 작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모르면 알려주고, 개기면 조지고, 맞서면 처단한다. 맹렬하게 사회화를 베풀어준다. 사회의 본질이다. 법은 상황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것이 본질이다. 누구든 공도 있고 죄도 있다. 


    재용의 죄는 크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통제권을 행사하여 계몽을 베풀어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재용은 재판과정에서 전혀 통제가 안 되는 문제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통제되면 굳이 통제하지 않는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한국을 흔들려고 했다. 감히 대한민국에 맞선 거다. 죽었다고 봐야 한다. 그는 재판전략을 잘못 세웠다.


    무죄를 주장할 게 아니라 일단 자진해서 유죄를 인정하고 대신 그 죄를 상당히 박근혜 쪽으로 돌려서 슬그머니 묻어가는 전략을 선택했어야 했다. 내시균형을 써서 관심을 박근혜에게로 돌려놓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에는 바보밖에 없는지 몰라도 그는 대한민국에 대드는 치명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멍청하고 우둔하다는 사실을 들켜버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재용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모르면 중형을 때려서 깨우쳐줘야 한다. 같은 판사가 1심을 선고한 진경준도 2심에서 3년을 더하여 7년을 받았는데 이재용도 열심히 재판받아 항소심은 8년으로 받기 바란다. 죽은 애비를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반평짜리 육신에 가둬 학대하는데 그 정도 처분이 맞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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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Nomad

2017.08.25 (19:41:29)

3만원 짜리 램을 9만원으로 올려서 돈을 쓸어담으니 세상이 만만해 보였나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사발

2017.08.25 (23:47:35)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명쾌한 해설 감사드리오.

이재용이가 빵에 오래있으면 있을수록 삼성이 잘되고 따라서 한국도 더 잘나가는 이치이니 내가 판사라면 법정최고형량인 무기징역 때리겠소.

진짜 빡도는게 마지막 최후진술인가에서 "(이렇게 돈 많은)내가 (고작)서민들 (코묻은 돈인) 국민연금을 건드렸겠냐? 천부당만부당하다" 했던거요.

육두문자 차마 여기에 쓸수는 없고 "서민" 완전 뚜껑열렸소.

제가 한 짓 때문에 피같은 국민들 노후자금이 무려 6천억원이 날아갔는데 국민들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지 말도 안 되는 궤변을 계속 늘어놓다니...

16억원 상속세 내고 7조원(알려진 것만) 상속 받으니 세상이 돈짝만해 보이는 모냥....

프로필 이미지 [레벨:19]id: 배태현배태현

2017.08.26 (00:21:14)

말씀대로 재용이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근혜,최순실에게 묻어가는 전략을 취해야 하는데

오히려 판사가 판결을 통해 그렇게 수습을 해주네요.. 재용이는 판사에게 감사편지라도 보내야.

[레벨:2]제리

2017.08.28 (08:04:21)

이해가 쏙쏙 가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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