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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174 vote 0 2010.04.08 (15:53:35)


 

이심전심의 의미

 

심(心)은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사람의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핵심, 중심, 나무의 심재, 연필심, 센터, core, 핵(核)이다. 심은 대칭의 축이다. 바퀴의 굴대(axl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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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의 작심은 ‘심을 짓는다’는 뜻이다. 일편단심, 불변의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연구센터를 중국에서 연구중심으로 쓰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심은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다.

 

밸런스 원리로 이심전심의 의미를 바르게 설명할 수 있다. 이심전심은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다. 곧 상부구조의 개입이다. 하부구조에서의 밸런스 변화가 상부구조의 밸런스를 붕괴시키려 할 때, 상부구조가 개입해서 하부구조에서의 성과를 무효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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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 위에 남녀 각 1인이 있다. 남자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 여자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나야 한다. 둘이 공유하는 토대에 의해 연동되어 있어서 밸런스가 무너지면 위태롭기 때문이다.

 

이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통한다. 요는 하부구조의 밸런스가 개인의 이윤동기에 따라 성립하는데 반해, 상부구조의 밸런스는 공동체의 세력동기에 따라 성립한다는 점이다.

 

하부구조의 밸런스는 저울 위에 올라선 여자 혹은 남자가 이리저리 위치를 옮겨서 상대방이 그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하여 상대방을 자신의 뜻대로 조정하고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상부구조의 밸런스는 그러다가 밸런스가 무너져서 자신도 같이 죽는 상황에 몰리는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저울 위에 더 많은 사람이 올라서도록 상황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다.

 

저울 안에 더 많은 사람이 올라서 있을수록 안전하다. 공동체의 세력을 키울수록 안전하다. 사람은 저울 위에서 자리를 옮기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조정하여 이익을 취하는 한편 그러한 방법이 지속가능한 방법이 되기를 원한다.

 

여기에 모순이 있다. 이익을 취하려는 포지션 이동은 공유한 기반을 파괴하여 더 이상의 이익실현이 불가능하게 한다. 이 모순을 해소하기 위하여 세력을 늘리는 방법을 쓴다.

 

흥부가 많은 자녀를 두거나, 예술가로 명성을 얻거나, 정치적 권력자로 성공하거나 많은 부를 이루어 공유한 기반을 안정시키려고 한다.

 

 

 

 

하부구조에서의 이윤동기는 사전에 개인의 계획과 목표가 분명히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그 목표를 달성하려는 욕망이다. 상부구조의 세력동기는 계획과 목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목표를 정하려는 욕망이다.

 

천칭 위에 있는 존재는 천칭이 기울면 자기 일을 할 수가 없으므로 욕망을 달성하기 전에 먼저 저울을 수평으로 만들어 토대를 안정시키고자 한다. 그것이 정치에서는 유권자의 균형감각으로 나타난다.

 

시장에서는 시장원리로 나타난다. 구조적 완전성는 일방향성으로 나타난다. 세불리기는 계 전체가 하나의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어야 내부모순에 따른 자가당착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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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저울 위에서 꽃을 가꾸려 하고, 여자는 저울 위에서 자동차를 타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은 저울의 평형을 무너뜨리기 십상이다. 저울이 평형을 유지해야 각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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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이 늘어날수록 그 저울이 평형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남자든 여자든 자기 세력을 늘리려고 한다.

 

저울 위에 혼자 있다면 전혀 움직일 수 없다. 어떻게 움직여도 저울은 기울어진다. 저울 위에 두 사람이 있을 때는 하나가 움직여도 저울이 기울지만, 저울 위에 백명의 자손이 있을 때는 그 중의 하나가 움직여도 저울이 평형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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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세력을 만들고자 한다. 다만 세력을 만들 뿐 아니라 전체가 하나의 방향성에 따라 통제될 수 있도록 입체적 모듈을 구축하려 한다. 그래야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밸런스의 원리, 이심전심의 원리다.

 

단순히 저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피라밋 구조로 있어야 안전하다. 그리고 자신은 그 피라밋의 꼭지점에 있어야 더욱 안전하다. 저울의 양 극단에 있을 경우 조금만 움직여도 저울은 흔들린다.

 

어린이는 엄마가 곁에 없으면 불안해서 놀지 못한다. 그러나 정작 엄마가 곁에 있으면 어린이에게는 엄마가 필요없다. 어린이의 목적은 엄마의 존재가 아니라 즐겁게 노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딜렘마다.

 

여자는 남자를 필요로 하지만 정작 남자를 얻고 난 다음에는 남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남자 그 자체가 아니라, 남자가 없을 때 생기는 피곤한 여러 현상(귀찮게 집적거리는 별 볼일없는 것들에 의한)으로 인한 불안감으로부터 탈피하여 안정된 자기 세계를 가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에게는 남자가 필요하지만 정작 남자는 그 여자의 세계에 초대받지 못하는 것이다. 여자는 먼저 남자를 획득한 다음 남자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자기 세계를 꾸려가려 한다. 특히 아줌마들이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남자도 자꾸만 여자가 생각나서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피곤한 상태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여자 그 자체가 아니며, 여자를 필요로 하는 구차한 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역시 아저씨다.

 

그들은 준비된 자기 계획을 실현하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필요한 안정감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세력동기다. 일단 세력을 얻은 다음 그 안정된 상태에서 자기 이익을 취하는 것이 이윤동기다.

 

한중록을 쓴 혜경궁 홍씨가 남편인 사도세자보다 자기 가문이 소속한 당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이 그러하다. 당파가 자신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준 것이며 그 안정감 위에서 할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이렇듯이 눈앞의 이윤이 아니라 그 이윤을 얻기 위한 장기계획을 세울수 있는 안정된 환경을 원하는 것이며, 이런 경향은 젊을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노인들은 이미 일생의 계획을 분명하게 세웠고 그들은 남자 그 자체보다 남자를 필요로 하는 피곤한 상태로부터의 탈출을 꾀하는 아줌마처럼 눈앞의 이익만 달설하려고 한다.

 

아담 스미스의 견해는 틀렸다.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이익을 꾀하는 행동이 밸런스를 이루어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익은 최종적인 결과일 뿐이고 그 이전에 인간은 투자하려고 하며, 사전에 계획을 세우려고 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믿을 만한 안전판을 원하는 것이며, 그것이 시장의 상부구조가 되어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입한다.

 

그것은 개인이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세력이다. 인간은 공동체의 안정감을 위해선 얼마든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그런 존재이다. 평화시에 젊은이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면 70퍼센트의 젊은이들이 전쟁이 일어나면 도망치겠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도망치는 자는 소수다.

 

전쟁이 자신의 모든 계획을 무산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먼저 적을 퇴치하여 다시 인생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태로 복구하려고 한다. 이러한 심리 때문에 양차세계대전이 일어나 무수한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죽어간 것이다.


전쟁이라는 외부에서의 환경변화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휘둘리고 지속적으로 침해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심전심에 의한 밸런스 감각이다. 밸런스 감각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공통적으로 저울 위에 올라선 존재임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이 저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알고, 저울이 무너지면 다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저울을 기울여 이익을 취하면서도 동시에 상대방이 저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하며, 저울이 넘어지지 않는 한도 안에서 지속가능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제행동을 취하지만 동시에 그 경제행동이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간다. 이는 장기적인 전략, 장기적인 계획으로 나타나며 단기적으로는 역시 인간은 눈앞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다. 공동체의 위기시에 세력을 추구하는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http://gujoron.com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4.09 (00:10:02)

'아담 스미스'에 대한 이론을 극복한 최초의 이론. 사례는 있었지만, 정리와 공리는 없었던 판국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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