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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506 vote 0 2017.05.31 (18:12:57)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했지만, 그래도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있는 분을 위해 언어를 추가하기로 한다. 이건 구조론 이야기다. 구조론의 관점에서 읽어주기를 당부한다. 여기서 물리학을 공부하려고 하면 곤란하다. 구조론은 언어를 바꾼다. 어떤 언어를 쓸 것이냐다. 물리학은 귀납어로 씌어서 어렵다. 과학을 연역어로 기술하면 쉽다.


    사건의 관점이냐 관측의 관점이냐다. 사건에는 에너지가 있고 관측에는 관측자가 있다. 사건을 지배하는 것은 에너지다. 에너지를 추적하면 바른 답이 얻어진다. 관측으로 얻는 것은 데이터고 데이터는 해석의 문제가 개입한다. 관측자의 사정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므로 헷갈리게 된다. 관측자를 배제하자는 말이다. 관성계라는 단어를 쓰니까 헷갈린다.


    사건이라는 단어를 쓰면 쉽다. 공간과 시간은 사건에 부속되어 있다. 사건이 절대적이며 공간과 시간은 사건에 대해 상대적이다. 이공계 애들이 쓰는 관성계라는 말에는 시간과 공간의 문제가 제기된다. 공간과 시간은 사건에 속하기 때문이다. 관측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색안경을 통해 데이터를 추출한다. 색깔이 묻었으므로 지워야 한다. 골치아프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당신은 버스를 타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서울까지 왔다. 이건 특수상대성이다. ‘특수’라는 말은 범위를 좁혔다는 말이다. 반대로 ‘일반’은 범위를 넓혔다는 말이다. 당신은 편하게 왔을지 모르나 버스는 상대적으로 힘들게 왔다. 이건 일반상대성이다. 관측자가 승객을 보느냐 버스를 보느냐다. 여기서 관측자 문제가 제기된다. 괴롭다.


    ◎ 특수상대성 – 좁은 영역, 승객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왔다.
    ◎ 일반상대성 – 넓은 영역, 버스는 상대적으로 힘들게 왔다.


    사건으로 본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색안경을 버리고 직접 관측한다는 말이다. 밖에서 보는 게 아니라 안에서 본다. 버스 밖에서 버스를 관측하거나 버스 안의 승객을 관측하는 게 아니라 직접 버스에 탄다. 관측자와 관측대상이 별도로 하나의 관성계를 조직한다. 곧 사건을 조직한다. 이때 제 3자는 모두 배척된다. 주변사정은 완전히 무시한다.


    우주공간에 갑과을 두 사람이 있다. 그 외에는 아무도 없다. 비교될 그 무엇도 없다. 외부의 간섭이 전혀 없다. 그럴 때 갑이 을의 왼쪽으로 움직이든 을이 갑의 오른쪽으로 가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비교될 제 3자가 있을 때 좌우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당신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그래도 사실은 별도 있고 공간도 있고 다 있잖아.’


    없다고 친 거지 실제로 없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미시세계라 치자. 작은 세계의 개미들은 이번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무시한다. 개미들은 문재인이 당선되었는지 홍준표가 되었는지 관심 끈다. 빛은 미시세계에서 작동한다. 왼쪽 오른쪽을 논하지 않는다. 빛은 제 3자가 주변에 있어도 보지 못한다. 빛은 바보다. 보면 빛이 죽는다.


    당신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속 300킬로 속도로 달린다고 치자. 당신의 시야는 극도로 좁아져서 터널효과를 일으킨다. 주변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빛은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지 못하므로 주변이 없는 것과 같다. 빛은 질량이 없으므로 외부에서의 간섭을 무시한다. 빛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빛은 다만 장에 지배된다.


    A와 B가 장을 이루고 있다. 이때 A가 B의 왼쪽으로 가든 B가 A의 오른쪽으로 가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우주 안에 춘향과 몽룡뿐인데 몽룡이 춘향 왼쪽으로 간다. 춘향은 자신이 몽룡의 오른쪽으로 왔다고 착각한다. 누가 움직였는지 모른다. 상대성의 의미는 누가 움직였는지는 무시한다는 거다. 장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존재는 엮여 있다.


    어느 쪽이 움직였던지는 상관없다. 둘은 완전히 같다. 이것이 특수상대성이다. 빛이 직진하든 관측자가 직진하든 완전히 같다. 빛은 빛 자신이 정지해 있는 데 관측자인 당신이 광속으로 자신에게 닥돌했다고 믿는다. 오직 빛과 관측자가 존재할 뿐이며 나머지는 무시된다. 빛과 관측자가 둘이서 계를 만들어 사건을 조직할 뿐이며 이때 그밖의 존재는 없다.


    만약 있다면 빛은 깨져서 열로 바뀐다. 광속으로 가는 우주선을 타고 광속으로 달리는 빛을 관측하면 자신이 우주선을 탔다는 사실을 온전히 무시하고 그 관측자와 관측대상인 빛은 별도의 관성계를 조직한다. 별도의 사건이 된다. 이는 특수상대성이론이다. 너무 쉽잖아. 우주선이든 주변공간이든 무시된다는 사실을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의 수축으로 표현한다.


    시공간이 졸아든 것이 아니라 무시된 것이다. 심야에 연인이 지하철역 구내에서 뽀뽀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 않다. 그들은 주변의 시선을 무시한다. 의사결정은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는게 특수상대성이고 그때 콩깍지가 씌워져 주변의 시선은 보이지 않는다는게 일반상대성이다.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보면 쉽다. 주변의 영향을 무시한다는 말이다.


    당신이 빛이라고 생각해보자. 1초에 30만 킬로를 가는데 주변에서 누가 뭐라든 귀에 들어오기나 하겠는가? 구조론은 말한다. A에서 B로 하나가 갈 때 B에서도 A로 하나가 와서 둘이서 장場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런데 미시영역에서는 A가 B로 가든 B가 A로 가든 어차피 상관없는 것이다. 동서남북 따위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장이 결정한다는 말이다.


    ◎ 미시세계에서 외부영향은 배제된다.
    ◎ 장 안에서 위치와 시간은 원천적으로 무시된다.
    ◎ 빛이 내게 오는 것과 내가 빛으로 달려가는 것은 같다.
    ◎ 빛은 자신이 정지해 있고 내가 광속으로 빛에게 달려가는줄 안다.
    ◎ 광속인만큼 다른 것은 못하므로 그만큼 시간이 느려진다.


    장場은 시공간이 무시된 영역이며 무시되는 이유는 그게 원래 없기 때문이다. 시공간은 운동이 연출한 2차적 부산물이다. 운동이 일어난 다음에 시공간이 결정된다. 시공간을 만들어내는 공장이 어디엔가 있어야 한다. 누가 그것을 만들었을까? 장場이 만들었다. 각자 다른 사건에 속해 있으면 다른 시공간이 만들어지므로 서로 약속을 잡을 수 없다.


    블랙홀 속에 있는 사람과 내일 어디서 만나자는 약속은 불가능하다. 광속으로 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약속장소와 시간을 잡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잠들어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수 없는 것과 같다. 죽은 사람에게 전화해서 약속을 잡을 수 없는 것과 같다. 광속으로 달리면 외부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정지해서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20170108_234810.jpg


   


[레벨:6]Nomad

2017.05.31 (19:07:11)

감사합니다.


A와 B 사이에 장이 형성되었고

A가 B로 가는 것인지 B가 A로 가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으며 

다만, A는 B가 자신에게 온다고 여기며 B는 A가 자신에게 오고 있다고 여길 뿐이다.


이것이 A와 B에게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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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1 (19:19:57)

외부의 영향을 안받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신 서로가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며 거기서 대칭과 호응의 규칙을 만들어내는 거지요.

[레벨:6]Nomad

2017.05.31 (19:34:56)

답변 감사드립니다.



과학에서 상대성이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과학에서 A와 B 중 한 쪽을 고정시켜 놓고 다른 쪽을 설명하려 해서입니까?


아니면 A와 B를 동시에 관찰하는 제 3자를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까?


제가 학교에서 배운 과학 지식의 수준에서는 첫 번째 질문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만, 확신이 없어 다시 질문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5.31 (20:03:09)

과학자들은 잘 설명하고 있는데

대중들이 과학의 언어를 못알아먹는 거지요.


과학의 언어를 바꿔야 한다는게 저의 주장입니다.


[레벨:6]Nomad

2017.05.31 (20:06:41)

네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드립니다.


동렬님이 말씀하신 사건에서는


A와 B가 만난다는 것이 중요하지, 


A와 B가 어디에 있는지는 고려할 문제가 아니며 이는 관측자의 관점이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측자의 관점을 배제해야 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5.31 (20:12:14)

관측자가 사건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건을 옳게 정의해야 하는데 

A와 B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만 사건에 해당되고

나머지는 사건에서 배제되어야 합니다. 


보통은 관측대상인 빛과 그 빛을 보는 관측자와 

그 관측자를 지켜보는 관측자까지 세 명을 머리에 떠올리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헷갈리는 거지요. 


정치판도 보면 여당과 야당 그리고 언론이 있는데

한경오들은 자신을 세번째에 두므로 거짓말에서 탈출하지 못합니다.


[레벨:6]Nomad

2017.05.31 (20:16:40)

A 와 B가 각각 빛과 관측자


그리고 제가 마지막 질문에서 언급한 관측자는 관측자를 지켜보는 관측자이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이제 정리가 되었습니다.



[레벨:3]가이고

2017.05.31 (23:32:24)

503 박씨가 순실한테 속은것인지, 순실이 박씨 부탁받고 그런것인지 

기춘이 블랙리스트 지시를 한것인지,  윤선이가 기춘의 지시를 받은 것인지

국가시스템을 파괴한 위법의 장에서는 그놈이 그놈이고 그년이 그년인것입니다.  

모두 범죄자이고, 범죄행동입니다.


여기서 국가시스템 (장)을 안 보고, 사건만을 안 보고, 사건 외적인 것은 배제를 안하면

박근혜가 부모잃은 고아라서 불쌍하다느니,  박근혜가 여자인데 너무 가혹하다느니, 그만한 일이 무슨 범죄가 되냐느니...

이런 개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학교 다니기 싫은데 엄마가 강제로 이대 입학시켜줬던지,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삼성 협박해서 말을 가져와서 줬던지,

입시비리 부정입학 범죄의 장에서는 엄마나 딸이나 다 범죄자이고, 범죄로 특혜를 받은것입니다.  


학사시스템, 입시 패러다임, 에너지의 장을 못보고 구조론을 모르면

정유라는 엄마 때문에 좀 억울할수도 있겠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게 되는 것이지요.


"진리의 장에서 구조론으로 세상을 바로 보고, 바로 말하고, 바로 행동하는게 정답입니다"


오늘도 좋은 글 올려주신 동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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