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하는 사람도 있겠는데 필자가 양자역학을 배워서 구조론을 만든게 아니다. 구조론의 탄생은 양자역학과 전혀 관련이 없다. 나는 처음부터 구조론적인 감각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언어감각이다. 사람들이 나와 다르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차이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단어와 개념을 찾아내는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것은 상식이다. 내게는 당연한 상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식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다들 나처럼 생각하는게 아니었어? 뻔하잖아. 이걸 말로 설명해야하는 거야? 본능적인 감각인데 왜 말이 필요하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 필자와 같은 음치를 만나면 환장할 거다.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에게는 당연한 상식이기 때문이다. 절대음감을 배워서 알겠느냐는 말이다. 양자역학의 여러 성과가 우리의 상식과 다르다고 말한다. 여기에 밑줄 쫙 그어야 한다. 그러한 상식의 전도는 흔히 있다. 천동설도 그렇고 창조설도 그렇다. 한때는 그게 당연한 상식이었다. 귀신설도 그렇다. 전염병이 돌면 누구나 그것을 귀신이 있다는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로 여긴다. 확실한 팩트가 나왔다고 믿는다. 그런데 사실은 바이러스다. 귀신은 없다. 상식은 흔히 뒤집어지곤 하는 것이다. 상식은 상식이 아니다. 과학의 역사는 상식을 뒤집어온 역사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태초에 어떤 것이 있다고 말하면 안 된다. 태초에 어떤 것을 말할 수 없다. 언어적으로 불성립이다. 이건 상식이다. 어떤 것이 있으려면 관측자도 있어야 한다. 태초에 어떤 것과 그 어떤 것에 반응하는 것의 쌍이 있었다고 말해야 한다. 태초에 어떤 것과 반응하는 것의 쌍이 있었으니 곧 상호작용이었다. 이렇게 말해야 바르다. 태초에 상호작용이 있었다. 이건 그냥 언어감각이다. 논리고 뭐고 필요없다. 언어는 주어와 동사다. 동사만 있거나 주어만 있는 경우는 없다. 만약 주어만 있다면 동사는 생략되어 있다. ‘야!’ 하고 부를 수 있지만 사실은 ‘야, 너 여기를 좀 봐!’라는 문장을 압축한 거다. 수학 계산 필요없고 언어감각으로 양자역학의 여러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애초에 모든 것은 대칭과 호응이다. 대칭이 없이 존재는 불성립이므로 모든 존재는 내부에 대칭을 갖춘 쌍의 형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게 에너지다. 그냥 어떤 것이 어떤 위치에 있다는 말은 언어적으로 불성립이므로 당연히 세상은 양자적이다. 태초에 흑돌과 백돌이 있었다. 바둑이다. 태초에 공격과 수비가 있었다. 축구다. 태초에 여자와 남자가 있었다. 인간이다. 뭐든 처음부터 쌍으로 시작한다. 당연하다.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은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알리려면 움직여야 한다. 그 어떤 반응도 없다면 그것은 없는 것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존재는 존재가 아니라 무無다. 움직임으로 존재를 안다. 움직이면 이미 쌍을 이루었다. 외부의 개입이 없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는 하나다. 어떤 둘이 꼬여서 서로 상대방을 공유한 채 밀어내는 상태다. 2인삼각으로 두 사람의 발이 묶여 있는데 팔로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 이 구조가 에너지의 모습이다. 이때 두 사람이 방향을 바꿔 같은 쪽을 밀면? 닫힌계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는 있어도 ▶▶는 없다. 작용반작용 법칙이다. 그렇다면? 똑같은 것이 외부에 하나 더 있어야 한다. 처음 ▶◁로 있다가 또 다른 ▶◁를 만나서 ▶◁+▶◁로 되어서 마침내 ▶▶◁◁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사건이다. 세상 모든 변화를 오직 이 하나의 공식이 만들어낸다. 다른 건 없다. 그 확률은 낮다.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다. ▶◁의 척력에서 ▶▶의 인력으로 바뀐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짝수다. 홀수는 불성립이다. 불연속성이 성립한다. 즉 ▶◁에 +▶로 3일 때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반응이 없다. 광전효과가 관측되지 않는다. ▶◁+▶◁이거나 혹은 이것이 변한 ▶▶◁◁만 있고 예외는 없다. 우리는 ▶◁+▶◁와 ▶▶◁◁의 중간지점에 겨우 붙어 산다. ▶◁+▶◁에도 살수 없고 ▶▶◁◁에도 살 수 없으며 오직 그 사이에만 겨우 산다. ▶◁+▶◁는 서로 밀어대니 낑겨서 죽을 맛이다. 1억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니 플라즈마다. 별에 있는 물질의 대부분은 이 상태다. ▶▶◁◁는 식어서 절대온도에 근접한다. 넓은 우주의 대부분에서 온도는 대략 ▶▶◁◁다. ▶◁+▶◁에도 인간은 살 수 없고 ▶▶◁◁에도 인간은 살 수 없다. ▶◁+▶◁에서 ▶▶◁◁로 변하는 중간지대에 인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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