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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187 vote 0 2017.04.03 (15:12:29)

    

    프레임을 발견하라


    “모든 관성좌표계에서 관측자에 대해 물리법칙은 동일하다.” 상대성이론을 한 방에 설명하는 말이다. 광속이 어떻고 공간이 어떻고 시간이 어떻고 하면 듣는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이 강력한 말 앞에서는 모두 ‘쑤그리’ 될 수 밖에 없다. 차이는 열려있느냐 닫혀 있느냐다. 닫아 걸어야 한다. 프레임이다.


    프레임이 걸려있어야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전에 말한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도 같다. '세력≫인물≫정책'이라는 프레임에 가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내가 실행하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국민을 시켜 하는게 정치다. 무엇인가? 사건의 주체인 ‘국민의’에 가둔다. 정책노선은?


    사건 안에서 작동하는 변수다. 사건이라는 프레임이 걸려 있으며 누구도 그 사건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보통은 정책경쟁 한다. 정책은 선택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건은 선택되지 않는다. 사건은 물에 빠지듯이 풍덩 빠져버리는 것이다.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떠한 선택의 여지도 없다.


    이 정책과 저 정책 사이에서 저울질하지 않는다. 사건으로 보면 모두 한 줄에 꿰어진다. 프레임 안에서 이게 이렇게 되면 저게 저렇게 된다. 그 구조로 가두는게 중요하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고, 물가가 내리면 소비가 늘어난다. 시장원리에 갇혀 있다.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라는 프레임에 잡혀 있다.


    이렇듯 프레임을 걸어 가둬버리는게 이론이며, 이론은 반드시 사건을 제시해야 한다. 사건으로 잡아가두어야 한다. 지난번에 말한 에너지냐 행복이냐도 마찬가지다. 행복은 선택된다. 돼지의 행복이냐 노숙자의 행복이냐는 선택된다. 그러나 에너지는 선택되지 않는다. 에너지 총량은 물리적으로 정해져 있다.


    행복은 내가 약해도 상대가 더 약하면 내가 이긴다. 상대적이다. 에너지는 절대평가다. 에너지가 없으면 사건을 격발할 수 없다. 상대성이냐 절대성이냐다. 애초에 계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 안에서 이쪽이 커지면 저쪽이 작아진다. 결국 같다. 다르다는 논리는 입증되기 어렵다. 같다는 논리는 강력하다.


    다른 방법은 무한대이나 같은 방법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통제된다는 것이다. 계는 곧 frame이다. 프레임에 갇혀 있다. 구조론은 프레임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관성좌표계라는 프레임을 걸어 가둬버린 것이다. 인간에게 관측되는 빛이 휘어지고 자빠지고 어쩌고는 중요하지 않다. 프레임으로 가두는게 중요하다.


    웨어러블이 안 되고 있다는 뉴스가 떴다. 누누이 말했지만 플러스는 안 된다. 그게 조잡한 악세서리 장사에 불과한 거다. VR, 드론, 웨어러블, 아이패드 다 안 된다. 일회적 관심으로 묻어가는 건데 언플이 심했다. 박원순도 반짝, 이재명도 반짝, 반기문도 반짝, 황교안도 반짝, 안희정도 반짝, 안철수도 반짝 뜬다!


    홍준표는 반의반짝이다. 그래도 반짝 한 철 장사는 되지만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열려있는 시장이다. 강력한 프레임이 걸려 있지 않다. 닫혀 있어야 돈이 된다. 어떤 frame을 걸어 소비자를 잡아가두어야 한다. 내가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는데 상대방이 집전화로 내 문자를 받을 수는 없다. 닫아거는 장치다.


    문재인은 비교되지 않는다. 박근혜와 문재인의 대결구도에서 박근혜가 아웃되었으므로 문재인이다. 하나의 관성좌표계 안에 박근혜와 문재인이 있었던 것이다. 갇혀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안희정과 비교된다. 황교안은 반기문과 비교된다. 이재명은 정의당과 비교된다. 열려 있다는 말이다. 관성좌표계가 없다.


    이런건 직관적으로 1초만에 알 수 있다. 사람이 시계를 쓰는 이유는 시간약속을 위한 것이다. 약속은 둘이서 한다. 둘은 하나가 아닌 것이며 상대방에 의해 의사결정이 갇혀있다. 왕년에는 시계가 히트상품이었다. 자동차는 좌석이 둘 이상이다. 자전거는 혼자다. 자전거는 갇히지 않는다. 그닥 잘 안 팔리는 거다.


    집도 혼자 쓰는 물건이 아니다. 텐트는 혼자 잘 수 있지만, 집은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써야 한다. 가두는 것이다. 가두는게 돈 된다. 옷도 마찬가지다. 옷을 입는 이유는 나를 위한게 아니라 상대방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다. 상대방의 시선에 갇혀버린다. 그래서 비싼 옷을 사는 거다. 계를 걸어 가둬버려야 한다.


    먹는 것과 배설하는 것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먹어야 한다. 화장실에 가지 않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3일치법을 주장한 것이다. 하나의 사건에 가둬버려야 한다. 프레임을 걸어 대상을 통제해야 한다. 그게 깨달음이다. 가두지 않으면 수호지나 서유기처럼 끝도 없이 늘어져서 작품성 망하는 거다.


    상대방이 하는 말에 가두는 프레임이 있는지를 보라. 없으면 가짜다. 길어도 3초 안에 판단된다. 왜 안희정은 망하는가? 대연정은 갇혀 있지 않다. 상대방이 응할수도 있고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잡아가두지 않으면 망한다. 왜 안철수는 망하는가? 사면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프레임을 못 거는 거다.


    유권자는 안희정을 통제할 수 없고 안철수를 통제할 수 없다. 정치인은 스스로 자기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자기 목에 고삐를 걸어 유권자에게 바쳐야 한다. 정치란 내가 원하는 것을 유권자를 시켜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of the people이다. 유권자가 의사결정의 주인이어야 한다. 그렇게 프레임에 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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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이 좀 아는 사람인지 개풀 뜯어먹는 소리 하는 사람인지는 3초 안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을 걸어 말하는지 열어놓고 말하는지 곧 절대어를 쓰는지 상대어를 쓰는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계의 발견, 밸런스의 발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민의'라는 저울축 위에 인물이라는 추로 정책이라는 물체를 계량하는 것입니다. 곧 '국민에 의한'과 '국민을 위한'입니다. 그 구조 안에 밸런스가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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