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909 vote 0 2010.03.04 (00:05:37)


님은 이미 구조론 안에 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구조로 되어 있다. 아니 완전히 전부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가 없는 것은 없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유령이나 허깨비와 같이 꾸며낸 가짜다.

 

구조는 갖춤이다. 갖춤이 없는 것은 없다.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존재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살펴야 할 바는 살아있는 완전한 갖춤과 죽어가는 불완전한 갖춤의 차이 뿐이다.

 

구조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안다는 것은 곧 구조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를 모른다면 집은 아는데 주소를 모르는 격이다. 파트너는 있는데 정작 상대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모르는 격이다.

 

구조를 모르면 ‘왜 구조를 알아야 하지?’ 하고 질문할 자격도 없다. 무언가 말한다는 것은 곧 구조를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질문은 구조를 물음이며, 모든 답변 또한 구조를 답합이다.

 

인간의 언어가 구조다. 구조를 모른다면 언어를 모르는 셈이다. 손짓발짓으로도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말이 아니라 헛소리가 되기 쉽다. 언어도 모르는 주제에 말을 걸어올 자격이나 있겠는가?

 

인간의 언어는 한국어 아니면 중국어지만 존재의 언어는 구조다. 인간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존재는 구조의 완전성으로 소통한다. 인간의 언어는 그 구조에 사람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다.

 

구조를 몰라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불완전하다. 나침반 없는 항해와 같고, 자물쇠 없는 문단속과 같고, 아이디 없는 접속과 같다.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다른 것에 빌붙어 종속된다.

 

구조론은 완전성을 주장한다. 갖출 구조를 갖출 때 완전해진다. 완전할 때 통한다. 통할 때 증폭한다. 진보하고 발전한다. 창의하고 혁신한다. 생명성을 얻는다. 나아가 자기 자신을 완성한다.

 

왜 구조론이 아니면 안 되는가? 님은 이미 구조론 안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방아쇠는 진작에 격발되었다. 님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구조론이라는 큰 나무의 한 가지로 님은 태어난 것이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794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967
4799 준표와 중권의 삽질대전 1 김동렬 2020-05-17 3545
4798 교육이냐 반교육이냐 1 김동렬 2020-05-15 3436
4797 진정한 교육으로 갈아타자 1 김동렬 2020-05-14 3264
4796 철학의 탄생 1 김동렬 2020-05-13 2780
4795 철학의 실패 2 김동렬 2020-05-13 2866
4794 유물론 유심론 구조론 1 김동렬 2020-05-12 2963
4793 철학은 죽었다. 그리고 부활한다. 9 김동렬 2020-05-12 3878
4792 실용과 경험의 위험 1 김동렬 2020-05-11 3065
4791 회원가입 및 등업요건 변경안내 4 김동렬 2020-05-11 2987
4790 문제는 가방끈이 아니라 방향이다 1 김동렬 2020-05-08 3525
4789 구조론 제자의 의미 2 김동렬 2020-05-06 3129
4788 관계 중심의 세계관 1 김동렬 2020-05-05 3021
4787 데카르트의 우상 1 김동렬 2020-05-04 2899
4786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1 김동렬 2020-05-03 3089
4785 철학은 잔인하다 김동렬 2020-05-02 3330
4784 참 나쁜 존 듀이 1 김동렬 2020-05-01 3491
4783 석가탄신일에 2 김동렬 2020-04-30 3289
4782 당신은 교육되었는가? 1 김동렬 2020-04-30 3020
4781 참교육으로 갈아타자 1 김동렬 2020-04-29 3027
4780 토끼그림의 의미 image 2 김동렬 2020-04-29 3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