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그것이다. 법관들도 고역인게 엄청나게 많은 문건을 읽어야 된다. 박스로 수십 박스가 된다. 법관들이 과연 그것을 다 읽을까? 다 읽는다는 게 이 바닥을 좀 안다는 사람의 전언이다. 어떻게 읽지? 김유식의 ‘개드립 파라다이스’에 나오는 변론문만 봐도 허벌나게 복잡해서 당췌 먼 소린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법관들은 이쪽으로 훈련된 사람들이다. 평생 이짓만 하다 보면 그게 된다는 거다. 문화재 환수로 유명한 혜문 대표로부터 들은 말이다. 혜문은 무수히 많은 소송을 해서 거의 다 이겼는데 소송의 달인이라 하겠다. 흥룡사 주지를 맡은 적이 있는데 조계종에서 특별히 혜문을 보낸 거다. 흥룡사는 토지문제로 복잡한 소송이 붙었는데 서류만 수십 박스다. 누군가 그걸 읽어야 소송을 이겨 토지를 되찾을 텐데 조계종에서 그것을 읽을 사람은 소송의 달인 혜문 대표밖에 없다고 본 것. 소송이 잘 되자 주지에서 해임. 토사구팽. 하여간 혜문 주장으로는 어느날 영안이 열렸다고. 사건이 아무리 복잡해도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거. 보통은 뇌가 꼬여서 망하는데 말이다. 뇌가 반응하는 지점이 있다. 어느 비구니 스님과의 대화 중에 흘려들은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몇 년 후에 다른 절에서 탱화를 보던 중에 이상한 점을 포착한다. 전광석화같이 떠오른다. 그때 그 비구니 스님의 말. 그리고 지금 이 탱화. 이 둘이 딱 링크된다. 그것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자동반응이다. 이것이 그것이다. <- 밀줄쫙. 보통은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이라 두 사건이 연결되지 않는다. 필자도 그런게 있다. 광해군이 박근혜다. 둘 다 찌질한 뇌물사건으로 엮였다. 최근 언론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광해군의 뇌물사건을 조명하고 있지만 필자는 오래전부터 그 문제를 지적해왔다. 그게 중요한 사건이다. 이명박이 20조원 해먹은 것은 공동으로 한 짓이지만 박근혜의 300억은 혼자 뒷구멍으로 한 짓이다. 공동의 잘못은 비판과정에서 해결된다. 언론이 꾸준히 이명박의 삽질을 비판해서 국민이 다시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박근혜는? 이건 뭐 건물의 대들보 밑을 쥐새끼가 파먹는 것과 같아서 어느 순간에 건물이 와장창 무너진다. 한방에 가버리는 것이다. 액수가 중요한게 아니다. 이것이 그것이다. 그게 링크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패턴을 기억한다. 광해군은 김치정승, 잡채정승, 국수정승으로 백성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저자거리의 꼬마들도 아무개는요 국수말아서 판서됐대요 아무개는요 잡채바쳐서 정승땄대요. 이러면 망하는 거. 지지율 폭락이다. 통치근간이 무너진다. 박근혜도 마찬가지. 초딩이 비웃는다. 혜문은 패턴을 기억한 것이다. 이것이 그것이다 하고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이는 두 사건을 연결시켜낸 것이다. 패턴인식 능력이 있으면 판결문이 아무리 복잡해도 핵심을 단박에 추출한다. 그러므로 30박스나 되는 서류더미를 인내심있게 읽고 소송에 성공한다. 박근혜 변호사는 안읽었다. 어떻게 패턴을 읽는가? 되는 사람은 자동으로 된다. 혜문 대표의 말처럼 안 되다가 어느날 갑자기 영안이 열려서 그게 되기도 한다. 점쟁이들은 아마 신내림을 받고 특별한 호르몬이 나와주면 뇌에 변화가 일어나서 그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도의 집중상태에서 패턴읽기가 되는 것이다. 사건의 매개변수는 다섯이다. 구조론은 사건의 다음 단계를 추적하는 기술이다. 주변과 맞물린 것이 매개변수다. 이미 맞물려 있는 것은 더 맞물릴 수 없다. 기어와 같다. A 톱니바퀴에 맞물렸다면 B 톱니바퀴에 맞물릴 수 없다. 자동차의 기어가 전진에 있다면 후진이나 중립에 들 수 없다. 그러므로 매개변수가 추가되려면 차원의 도약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다섯 가지 기어가 들 수 있다. 그 방법은 중첩이다. 중첩과 중첩의 중첩, 중첩의 중첩의 중첩으로 매개변수를 늘린다. 기어박스 전체가 또다른 기어에 물리는 것이다. 이렇게 매개변수를 단위사건에서 5까지 증가시킨다. 5에서 중첩의 중첩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매개변수가 중첩되는 것이다. A와 B의 중첩이 아니라 그 사이를 매개하는 매개가 중첩된다. 사랑하는 남자 A와 여자 B의 중첩은 두 남녀가 같은 건물을 함께 쓰는 것이다. 그런데 둘 사이의 사랑 그 자체가 중첩된다면? 복제된다. 복제로 완성된다. 남자 A가 여자 B를 사랑하면서 또다른 여자 C를 사랑할 수 없다. 자동차의 기어가 D에 있다면 N이나 R이나 P에 물려있지 않은 거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중첩이다. 어떻게 가능하지? 여자 B는 자식 E를 사랑한다. 남자 A가 여자 B를 사랑한다면 그 자식 E도 사랑하는 셈이다. 남자 A가 여자 B를 사랑하면서 또다른 여자 C를 사랑할 수 없지만 사랑하는 여자 B가 사랑하는 자식 E를 사랑할 수는 있다. 이렇게 층위가 올라갈 수는 있다. 수평적으로 늘려갈 수는 없다. 이것이 구조의 집적이다. 이런 것에 달통하게 되면 패턴이 뻔히 보인다. 안희정 삽질이 뻔히 보인다. 문재인과 안희정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문재인은 이 사람을 사랑하면서 이 사람의 자식까지 덤으로 사랑한다는 것이고 안희정은 이 사람도 사랑하고 저 사람도 사랑하겠다는 거다. 그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누가 거짓말 하는지 1초만에 판단된다. 층위로 가면 맞고 대칭은 틀렸다. 구조론은 이런 점에서 매개변수를 읽는다. 많이 셀 것은 없다. 단위사건에는 매개변수가 다섯뿐이다. 넷이 눈에 보이면 하나가 없는 거다. 그 하나를 찾으면 된다. 룸미러로 보이던 뒷차가 안 보인다면 사각지대에 있는 거다. 여기에 없으면 저기에 있다. 그런 판단은 자동으로 되어야 한다. 어느 분야든 자기 분야의 고수들은 이것이 그것이다가 된다. 척 보고 안다. 장인들은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고장났는지 안다. 맞물린 매개변수의 수를 세어보고 아는 것이다. 변수는 다섯뿐이므로 쉽게 압축이 된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다. 여기가 고장나지 않았다면 저기가 고장인 것이다. 단, 구조론은 일반화한다. 아인슈타인도 특수상대성이론은 쉽다. 일반상대성이 어렵다. 로런츠변환을 푸앙카레가 알아챘고 아인슈타인이 써먹은게 특수상대성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엄청난 직관력을 동원한다. 모형을 만들고 조립해봐야 한다. 구조론 몰라도 자기분야에서는 다들 안다. 아인슈타인 없었어도 특수상대성이론은 나오게 되어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과학자들을 탄식하게 한다. 깊은 신음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만만치 않다. 답을 정해놓고 거꾸로 조립하는 방법을 쓰면 쉽게 도달한다. 고수들은 그런 방법을 쓴다. 문제를 풀어내는게 아니라 답에다 맞춰내는 것이다. 처음부터 모형이 머리 속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뇌가 자동반응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필자가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면 답은 있다. 답이 있다치고 그 답은 어떤 형식이어야 하는가? 그걸 정해놓고 역으로 맞춰들어간다. 구조론의 답은 5다. 입자는 4다. 나머지 1은? 아무리 봐도 안 보이니까 외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이 질이다. 여기에 없으므로 저기에 있다. 보통은 여기에 없으니까 에라 모르겠다 그런다. 틀렸다. 여기에 아무리 찾아봐도 없으면 모르겠다가 아니라 저기에 있는 거다. 여기가 아니면 저기가 튀어나와야 된다. 그게 되는 사람만 된다. ### 헌재 재판관들이 읽은 증거자료는 48,000여쪽에 달하며, 당사자 이외의 분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의 자료들도 40박스의 분량에 이릅니다.[판결문] <- 서석구, 김평우 등은 이거 안읽었다는데 100만원 건다.
대칭과 호응이라는 방향을 정해놓고 추적하면 쉽게 핵심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와 밸런스와 대칭과 호응과 데이터가 있는 것이며 여기서 하나가 없으면 다른 것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씩 맞춰가면 답이 나옵니다. 단 연역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답의 매개변수를 정해놓고 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