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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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334 vote 0 2008.12.30 (23:17:39)

 

한국의 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가장 위험한 교육정책은 하나의 획일적인 교육방법을 국가 전체가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선수가 골키퍼가 되거나 아니면 모든 선수가 공격수가 되려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평준화 교육이든 엘리트 교육이든 어느 하나에 올인하면 실패한다. 포지션이 나누어져야 하듯이 사교육도 있어야 하고 공교육도 있어야 한다. 일부의 주입식 교육도 있어야 하고 창의적인 대안교육도 있어야 한다.

다양한 교육방법의 역할분담에 의해 인류의 집단지능은 완성된다. 만약 모든 한국인들이 같은 교과서로 같은 내용을 학습한다면 이상적인 포지션의 조합에 실패하게 되므로 한국형 집단지능 모델의 완성은 실패로 된다.

조중동식 교육은 모방에 능한 후진국형 하급 기술자를 양성하고 전교조식 교육은 선진국형 창의적인 지도자를 양성한다. 조중동식 교육이든 전교조식 교육이든 어느 하나로 획일화 되는 것이 가장 나쁘다.

가장 좋은 교육은 동료를 양성하는 것이다. 천재는 천재풀에서 확률적으로 나타난다. 열 명의 좋은 동료가 한 명의 천재를 키운다. 그러므로 역사의 많은 시기에 인재는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거나 아니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선조 때 가장 많은 인재가 나타났다. 이순신에서 권율, 유성룡,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등 무수한 인재들이 한꺼번에 무리지어 쏟아졌다. 그 이후로는 인재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 초만 해도 유교주의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었다. 왕조의 창업과정에서 공을 세운 훈구 귀족이 벼슬을 세습했던 것이다. 사림계급에 대한 동기부여도 성과보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중종 때 조광조가 뿌린 씨앗이 선조 대에 꽃을 피웠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상승효과로 인재의 붐이 일어났다. 그러나 한번 시스템이 구축되고 기성의 학맥이 권위를 갖게 되자 인재가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권위적인 유교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스승과 제자가 있을 뿐 동료가 없어진 것이다. 창의적인 교육은 유교시스템이 건설되는 과정에 일시적으로 성립했을 뿐 그 시스템이 건설된 이후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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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기봉씨는 불행해졌는가? 주변에 고등교육을 받은 친구 한 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향에서도 불행했고 철원으로 이주했어도 역시 불행해졌다. 왜 모두들 그를 속이고 이용했을까?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한 명의 지성인이 엄기봉씨 주변에 있었다면 불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 어느 공장, 어느 구석을 가더라도 반드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어떤 집단, 어느 지역, 어떤 그룹에 지성인이 한 명도 없다면 반드시 문제가 생겨난다. 그 사회는 위험에 처하고 만다. 지성인은 시골에도, 공장에도, 도시에도, 정부에도 고루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교육은 이상적인 포지션의 조합이다. 그것은 바깥을 감시하고 방향을 판단하는 리더와, 안을 감시하고 조직을 통제하는 총무와, 과제를 수행하는 기술자가 제각기 역할을 분담하고 조화롭게 팀을 유지하는 것이다.

강남식 교육은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교육포기로 이끈다. 동기부여에서 배제되고 성과보상에서도 밀려난다. 그 경우 어떤 지역이나 집단에서는 엄기봉씨를 도와줄 지식인이 한 명도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 공간이 고립된 섬이나 집창촌과 같이 단절된 공간이라면 인권유린이 일어나도 사회가 모르게 된다. 사회는 대단히 위험해진다. 유영철과 같은 사이코 패스가 나타난다. 그 경우 사회는 몇 배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 뉴욕타임스는 인구 1만3천에 불과한 수족 보호구역 내에서 지난해 193건의 자살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공중위생국 집계에 따르면 대평원 지역에 산재한 인디언 보호구역 청소년 자살률이 미국 전체 평균에 비해 10배나 높았다고 한다.(중략) 2003~2006년 알래스카 원주민의 자살률은 미국 평균보다 5배나 높았다고 한다. 특히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원주민 전통 사회가 붕괴되면서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절망감 때문이라는 분석을 전하고 있다.(연합)

교육의 완성은 인류의 집단지능과 접속하는데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고등교육을 받은 친구와 동료를 가지고, 그 동료로부터 동기를 얻고 성과를 공유하는 사회화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강남식 교육이 한국사회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면 미국 인디언 사회의 붕괴에서 보듯이 국가로부터 유리되어 동기를 상실하고 성과보상에서 배제되어 삶을 포기하는 예가 속출하게 된다.

한국인이 금메달을 따고 한국팀이 월드컵 우승을 하고 한국사람이 노벨상을 받고 한국의 GDP가 두 배로 상승해도 그것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되기 때문이다. 참된 교육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상관있게 만드는 것이다.

동기부여를 하려면 성과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것이 나와 상관있어야 한다. 한 사람의 성공이 모두의 성공으로 될 때 우리는 서로 상관있는 존재가 된다.

인류의 집단지능과 접속함으로써 가능하다. 모든 한국인이 주변에 고등교육을 받은 동료를 한 명 이상 가지게 하는 방법으로 인류문명과의 접속은 가능하다. 성과의 공유에 의한 동기유발은 가능하다.

한국의 지정학적 구도에 맞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미국처럼 땅이 넓고 인구가 많다면 인적자원이 풍부하므로 어떻게든 집단지능이 형성되어 소수의 천재가 다수의 범인을 이끌어 갈 수 있으나 한국은 결코 그렇지 않다.

주변에 비교될 나라가 없어 가치판단이 어려운 고립된 반도국가인 한국은 모든 국민이 고르게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작은 내부갈등에도 사회전체가 동요하게 되어 개인의 삶이 극도로 피곤해진다.

한국은 한 명의 전여옥급 사이코 패스가 국가 전체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나라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특성에 맞는 교육제도가 창안되어야 한다. 모든 한국인이 주위에 지식인 친구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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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인간으로 하여금 스테이지 A에서 스테이지 B로 상승하게 하는 것이다. 참된 교육은 A와 B 사이를 연결하는 장비를 제공한다. 나는 남들이 쓰지 않는 특별한 장비를 고안하고 있다. 그것은 구조론이라는 장비다.

구조론은 존재의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어떤 과제의 수행에 있어서 다음 단계의 진행을 예측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물론 예측은 빗나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검증이 가능한 객관적인 장비를 사용하는가이다.

장비를 사용한다면 예측이 빗나가도 보완할 수 있다. 자(尺)를 사용하여 건축한다면 그 자의 운용에 오류가 있더라도, 그 자의 원리 자체에 오류가 없는 이상 운용상의 오류를 시정하여 마침내 그 건축을 완성시킬 수 있다.

우리가 완성해야 하는 것은 인류의 집단지능 시스템이라는 장비다. 그 장비를 건설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게 하려는 것이다. 완성된 개인이 서로 막힘없이 소통할 때 그 장비의 스위치는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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