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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692 vote 0 2017.02.12 (22:27:00)

     

    포지션을 얻은 다음 버려라


    집단과의 관계가 긴밀해질 때 인간의 마음은 안정된다. 집단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는 방법은 취직이나, 결혼이나, 공부나, 역할얻기다. 패거리에 들거나 가족을 꾸리는 것이다. 공부하여 세상을 잘 알게 되어도 긴밀해진다. 집단 안에서 역할을 얻고 포지션을 굳히면 안정된다.


    이것을 강조하는게 보수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각자 자신의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라는 거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하란다. 보수꼴통들이 되게 좋아한다. 그러면서 점차 인간을 구석으로 몰아간다. 이는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다.


    양들은 무리에 끼어 있으면 안정감을 느낀다. 소는 판자 사이에 몸을 끼어놓으면 안정감을 느낀다. 사람도 작은 공간에 꽉 끼어 있으면 안정감을 느끼는 수가 있는데 이 방법을 정신과 치료에 쓴다고 한다. 좁은 공간으로 갈수록 환경과 상호작용이 긴밀해져 호르몬이 해결된다.


    자영업자가 보수꼴통이 되는 원리도 같다. 난 이것 하나만 붙잡고 죽도록 노력하면 돼 하는 심보다. 언젠가는 노력을 보상받을거야 하면서 턱도 없이 통닭집 옆에 치킨집을 낸다. 노력해봤자 문어 제 살 깎아먹기다. 개인택시 모는 택시기사들이 특히 그러하다. 배짱은 편한 거다. 


    남들 8시간 근무할 때 나는 열여섯시간 운전하면 돼 하는 식이다. 선택지를 줄이고 좁은 공간에서 밀어붙이기로 답을 내려고 한다. 철밥통 공무원들도 나름 좁은 공간에 꽉 끼어서 지낸다. 그런데 거기서 빠져나오지를 못한다. 택시기사가 다른 직업으로 업종을 바꾸지 못한다. 


    공무원이 사표내고 창업하지 못한다. 공무원이나 군인은 사회생활 경험이 없거나 편중되어 있기에 공무원 특유의 오만한 자세를 못버리므로 치킨집을 하면서도 선착순으로 완전군장 매고 집합시킬 기세다. 자영업자가 일반회사에는 못 간다. 유전적 다양성을 잃어버린 거다.


    좁은 공간에 낄수록 환경과 상호작용이 긴밀해져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역으로 선택지가 좁아져서 다양성을 잃고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없게 된다. 기린처럼 목을 길게 늘려놨는데 환경변화로 키가 큰 나무가 죄다 죽어버리면? 멸종한다. 개는 어떤 경우에도 멸종하지 않는다.


    유전적 다양성이 크기 때문이다. 너구리나 자칼부터 리카온에 늑대까지 온갖 유전자를 다 가지고 있으니 멸종위기가 되면 교잡하여 환경에 적응하는 아종을 만들어낸다. 이는 질의 포지션이라 하겠다. 반대로 순종을 만든다며 근친교잡을 강제하면 열성인자만 남아서 죽는다.


    1) 보수주의 - 개인이 외부의 자극에 따라 호르몬의 분비로 흔들릴 때 집단과 긴밀하게 결합하고 구석에 고유한 입자 포지션을 얻어 독립하면 안정된다.


    2) 진보주의 – 보수로 안정될 때 환경변화로 집단이 흔들리게 되며 이때 질의 포지션으로 올라서서 모든 포지션을 다 소화하는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


    환경변화에 의해 집단이 흔들리므로 보수주의는 멸망하게 된다. 자기 포지션만 찾다가 조선왕조가 망하니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다. 전쟁이 터지면 여자도 남자의 일을 해야 한다. 선진국이 되면 디자인으로 밥을 먹으니 남자도 여자의 일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주차장 관리원도 여성이 많아졌다. 주차장에는 억지 쓰고 행패부리는 사람이 있으니 당연히 남자가 해야 하지 않겠나 싶지만 옛날 이야기다. 컴퓨터 시대에 여성이 못할 일은 없다. 점차 여성에게 유리해진다. 남자 여자 사이에 칸을 나누고 역할을 나누면 멸망한다. 


    그래서 두 집단을 매개할 동성애자가 필요하다. 역할에 의지하다 역할을 잃고, 집단에 의지하다 집단이 망하고, 가정에 의지하다 가정이 깨지고, 직장에 의지하다 직장에서 해고되고, 공부하면 사회부조리를 알게되어 멸망한다. 구석진 곳에서 안주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진보는 질을 세팅해야 한다. 질은 모든 가능성을 균일하게 갖춘 것이다. 임금답거나 신하답지 말아야 한다. 국회답고, 공론답고, 광장답고, 선비다워야 하며 팀플레이를 해야한다.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 모든 포지션을 다 소화해야 한다. 지식인은 비판만 하면 된다? 위태롭다.


    언론인은 까기만 하면 된다? 위태롭다. 그게 보수꼴통의 마인드다. 한겨레 김종구처럼 이명박도 까고 노무현도 깐다는 식의 역할놀이 위험하다. 진중권처럼 이넘저넘 다 깐다는게 비겁하기 짝이 없는 소인배 행동이다. 이넘저넘 다 까면 트럼프가 된다.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20170108_234810.jpg


    지성은 역할이 아닙니다. 집단 안에서 주어지는 역할이 안정감을 주지만 환경이 변할 때는 그 안정감이 사람을 죽이는 독입니다.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그게 안정감을 원하는 것이며 곧 사람을 죽이는 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위태롭게 네거리 한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교통정리하여 오히려 집단을 안정시킵니다. 질의 포지션에 드는 사람은 중간에서 교통정리하는 우리 패권세력입니다. 중간정산 해먹은 놈은 이익배당 안 주는게 정리방법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덴마크달마

2017.02.13 (11:08:43)

 선생님의 문법체계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집단에서 '안정감'을 얻고자 하는 것을, 


'인간은, 본래, 개인적으로는, '평안함'이나  '평안함' 을 얻고자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로 해석한다면,


동렬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여쭈어보고자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2.13 (11:28:12)

질문의 요지를 모르겠소.

호칭은 '동렬님'이 맞습니다.


'안녕'하냐고 인사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편안함을 추구하지 불편을 바라겠습니까?


뭘 얻고자 한다기 보다는 원래상태 그 자체지요.

최초의 상태는 어떤 상태입니다. 


안락의자에 편안하게 오래 앉아있으면 좀이 쑤셔서

가만있지 못하고 돌아다니게 되는데 어떻든 


인간은 어떤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거기서 외부자극이 가해지면 반응하게 되는데


좀이 쑤시는 것도 뇌 입장에서는 외부자극이지요.

즉 가만있어도 이미 가만있지 않는 것입니다.


평안하다는 말은 이미 인간의 해석이 들어간 말이므로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꼭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용어선택을 하면 문장이 길어지므로 대략 갑시다. 


인간은 그냥 어떤 상태에 있고 거기서 외부개입이 일어나는데

아무런 개입이 없어도 무료함, 심심함, 짜증남 등으로 개입이 일어납니다.


즉 꼭 누가 와서 해코지를 해야 평안이 깨지는게 아니고

평안해도 평안하지 않은게 인간의 뇌구조입니다.


특히 에너지가 넘치는 어린이라면 

절대 가만있지 못하고 오분 안에 다섯건 사고를 치지요.


고양이도 가만있지 않고 뭔가를 물어뜯어놓는 판에.

그러므로 평안이라는 사회학적 용어보다 그냥 어떤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그것도 사회적 의미를 제거하고 

순수하게 뇌의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상태를 인간은 추구합니다.


가만있어도 좀이 쑤셔서 부자연스러워지는데 

다시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밥을 먹으면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는데 

말하자면 화장지를 쓰고 난 다음의 현자타임이라는 거지요.


그러나 조금 시간이 흐르면 배가 고파지고

다시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고딩은 야동을 찾게 되는데


뇌의 입장에서는 외부개입으로 자연스러운 평형상태가 깨진 거지요.

사회적 의미로 보면 외부에서 전혀 누가 건들지 않았는데도 그렇습니다. 


하여간 인간은 가만있는 평안한 상태를 추구하지만

혼자 조용히 가만있어도 평안하지 않고 뭔가 불안정합니다.


그래서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혹은 무언가를 만들며 작업을 하거나 등등 

사회적 행위를 통해 자연스러움에 도달하고자 하며


그 사회적 행위가 반드시 대인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인관계가 자연스러움을 주지만 히키고모리는 대인관계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인간의 뇌는 동적균형을 추구하며 

환경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평안함에 이르며 


그 평안함이 계속되면 다시 불편해집니다.

그러므로 끝없이 무언가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냥 인간의 뇌가 그런 거에요.

침팬지는 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하고 오랑우탄은 적게 하고


남자는 지랄견처럼 무언가를 파괴하거나 뜯어놓고

여자는 비교적 조용하지만 한편으로는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리트리버는 어릴 때는 지랄견 행동을 하는데 크면 조용합니다.

지랄견들은 지랄할 때가 평안한 거지요. 


가만있으면 이빨이 간지럽기 때문에 신발을 물어뜯습니다.

즉 가만있는게 평안한게 아니라는 거지요.


1) 인간은 자연스러운 상태를 추구한다.

2) 어떤 상태에 도달하면 그 상태에 머무를때 자연스럽다.

3) 뇌 입장에서는 가만있어도 불안정해져서 자연스럽지 않다. 

4) 편안히 잠을 자도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자연스럽지 않다.

5) 뇌 입장에서는 무료함도 대응해야 할 외부자극으로 여긴다.

6) 외부자극에 대응하여 상호작용하면 자연스럽다. 

7) 상호작용을 추구하다보면 집단의 일원이 된다. 

8) 집단 속에서 안정적인 자기 포지션을 얻어 자연스러우려 한다.

9) 그 집단이 붕괴하므로 결국 다시 불안정해진다.

10) 개인이 집단을 대표하는 권력의지를 통해 안정을 추구한다. 

11) 안정에 목을 매면 보수꼴통, 그게 원래 인간의 모습임을 간파하면 진보다.

12) 인간은 부단히 안정을 향해 나아갈 뿐 안정에 도달은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13) 로또만 되면, 승진만 되면, 결혼만 하면 안정될거 같지만 절대 그렇게 안 된다.

14) 사회의 불안정을 들추는 촛불과 광장과 개혁을 받아들여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덴마크달마

2017.02.13 (11:59:33)

 질문을 작성하던 과정에서 주눅이 들었었네요.

잠시 쫄아서 동렬님의 고견을 먼저 들어보고자하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자신있게 질문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x 100 동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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