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서는 동시성립의 원리
이누이트(에스키모)인들은 셈을 몰랐다. 고작 하나와 둘을 알 뿐이다. 백인 모피상인들과 거래를 할 때는 모피
한 장 앞에 지폐 한장을 나열하는 방법으로 셈을 치른다. 이는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 되므로 백인 모피상인들은
이누이트들을 곧잘 속여넘기곤 했다고 한다.
가격을 뜻하는 cost의 어원은 함께(com)+서다(stand)이다. 파는 사람이 모피를 쌓으면 사는 사람이 그 만큼
지폐를 쌓는 것이다. 이때 한쪽의 쌓인 높이가 증가하면 다른 쪽도 증가하고 한쪽이 감소하면 다른 쪽도 감소
하게 된다. 천칭저울의 두 접시와도 같다.
여기에 ‘맞서기’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도 같이 증가하므로 양쪽이
‘50 대 50’으로 팽팽해져서 정보의 흐름이 막히는 것이다. 곧 정보의 저장이 된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이러한 정보의 저장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모든 변화는 정보를 잃는 형태로 일어나며
변화의 유발은 곧 정보의 손실을 초래하므로 본래대로 환원되지 않는다. 환원시키기 위해서는 열린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