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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89 vote 1 2016.11.26 (12:46:04)

     

    합리적인 것이 이기적인 것이다. 인간이 각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사회가 찢어진다. 제갈량은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부인 황부인은 추녀로 유명했다. 대신 머리가 좋았다. 제갈량이 제작한 목우유마도 황부인의 작품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이다. 인간이 다들 제갈량처럼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우생학이 적용된다. 똑똑한 남자와 똑똑한 여자가 결합하므로 사회는 머리가 좋은 집단과 나쁜 집단으로 쪼개진다. 그들 사이에 왕래가 없어진다. 서로 등돌리게 되는 것이다. 강남의 부자들은 합리적이다. 그들은 빈자와 같은 공간을 쓰지 않는다. 그럴 때 인간사회는 침팬지가 아니라 오랑우탄이 된다. 이기적인 오랑우탄은 대집단을 이루지 않는다. 그 경우 사회는 약해진다. 인류는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왕래하지 않으며 문명은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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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르가 전쟁을 선포하자 1500만의 러시아 젊은이들이 자원입대하였다. 그들은 짜르를 사랑했다. 짜르를 위해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단지 짜르에게 1500만명을 먹이고 입힐 돈이 없어서 일이 꼬였을 뿐이다. 피의 일요일 사건만 해도 그렇다. 러시아 노동자들은 짜르를 사랑했기에 짜르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며 겨울궁전으로 행진했던 것이다. 그들을 학살한 알렉산드르 2세가 노동자들을 사랑하지 않았을 뿐이다. 노동자는 헌신적인데 짜르만 이기적인 인간이었던 것이다.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라면 1500만의 젊은이가 모이지 않았을 것이고 노동자들은 겨울궁전으로 행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책임지지 못할 사태는 애초에 촉발되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짝사랑이 문제가 된다. 헌신적인 인간이 짝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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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권력적 존재이지만 지배가 아닌 복종을 원할 때도 많다. 이정현이 박지원에게 보낸 충성충성충성 문자가 그러하다. 인간은 집단 내부에 권력이 존재하고 그리하여 서로가 긴밀한 상태에 있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권력적 지배를 원하는 만큼 권력자에게 아부하기도 좋아한다. 인간은 집단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기를 원하며 한편으로는 축제를 벌이고 난동을 일으켜 무질서해지기를 원한다. 권위를 추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권위에 대항하기를 원한다. 어느 쪽이든 본질은 같다. 일방적 권력은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에 따라 점차 상호작용을 감소시키므로 대항권력을 창출하여 상호작용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권력이 사라지고 없으면 권력에 대항할 수도 없다. 대중은 권력이라는 악기를 다양하게 연주한다. 엄격한 고전음악도 좋아하지만 자유분방한 즉흥연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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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는 인간의 심리적 동기 때문도 아니고 자본의 잉여 곧 이익 때문도 아니다. 심리적 동기나 이윤동기는 경제를 돕는 주변부 요소다. 경제의 본질은 결국 권력이다.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기에 선 선점자가 승과 전과 결로 따라오는 추종자를 지배하는 원리다. 권력의 1차시장이 2차시장을 지배한다. 도매시장이 소매시장을 지배한다. 그것이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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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픈 자에게 빵을 나눠주기보다는 빵굽는 기술을 가르쳐주라는 말이 있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그것도 먹힐 때나 먹힌다. 박근혜가 이재명, 박원순의 청년수당을 반대하고 젊은이들을 3D업종으로 몰아넣으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받은 사람이 준 사람에게 돌려줄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상호작용을 일으켜야 한다. 일방작용은 실패한다.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하여 기술을 전수했다면 이번에는 다시 베트남 상품을 사줘야 한다. 빵굽는 기술을 가르쳐 줬다면 그 빵가게의 빵을 소비해줘야 한다. 이건 쉽지 않다. 무언가를 주는 것은 내가 갑이 되는 것이니 권력의 행사다. 이는 일방작용이므로 구조가 붕괴된다. 쌍방작용이 되려면 준 만큼 되돌려받아야 한다. 이렇게 설계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헌 옷을 아프리카에 지원하자 아프리카 경제가 망했다. 나이지리아의 옷공장들은 모두 문을 닫게 되었다. 일방적으로 주는 것은 지배하는 것이며 상대방을 죽이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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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설은 자기 에너지를 쓴다. 잠시 성공하나 곧 에너지 고갈로 실패한다. 역설은 상대방의 에너지를 쓴다. 1회용으로 써먹을 수 있으나 위험한 방법이다. 거꾸로 되기 다반사다. 들배지기를 하려다가 되치기에 당하는 씨름판과 같다. 이중의 역설은 상호작용구조를 세팅하고 외부 에너지를 끌어들인다. 빵을 사고파는 구조를 설계한 다음 복제하여 전파한다.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어 바로잡는 것은 정설이고, 미운 자식 떡하나 더 주는 것은 역설이고, 팀에 넣어주는 것은 이중의 역설이다. 그러려면 일의 다음 단계가 있어야 한다. 한국이 베트남을 도왔다면 다음에는 베트남이 한국을 도울 차례다. 한국과 베트남이 힘을 합쳐 인도시장에 진출한다든가 하는 단계까지 가야 완전하다. 역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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