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576 vote 0 2016.11.03 (15:06:32)

     

    김진명의 박근혜


    박정희에 대한 환상을 부추겨 나라망치는 재미를 본 김진명이 이번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더라. 하여간 김진명이 선무당이라면 최태민은 왕무당이다. 선무당은 사람을 잡고 왕무당은 나라를 잡는다.


    김진명이 눈치를 챈 우리측의 전략은 박근혜 달고가기다. 인간이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는 전제로 우리측 입장에서 합리적인 기동은 박근혜를 당장 하야시키지 말고 일단은 달고가면서 우려먹는 거다.


    친박과 비박을 50 대 50 균형으로 만든다. 새누리당이 의사결정을 못하도록 한 쪽으로의 쏠림을 막는 것이다. 김진명이 새누리에 주는 힌트는 친박의 조기퇴장과 비박중심의 새누리 일대개혁이다.


    뒤에서 모사꾼 노릇 하고 싶은 모양이다. 간악한 자라 하겠다. 김진명 말대로 우리는 박근혜를 달고가는 것이 유리하지만 사실은 그게 함정이다. 달고가는척 하는 것은 떨어뜨리기 위한 사전장치다.


    우리측의 진짜 전략은 최후의 발악을 연출하여 진을 다 빼놓은 다음에 자연스럽게 소탕하는 것이다. 이런 게임이 쉽게 안 끝난다는 사실을 아는 거. 장기전을 대비하는 자가 단기전에도 강한 법이다.


    구조론은 에너지로 본다. 인간은 에너지의 결을 따라간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방향은 점차 좁아지는 방향이다. 에너지는 반드시 밖에서 안으로 좁혀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에너지는 또 상대적이다.


    밖을 닫아걸고 안에서 조여도 에너지가 생긴다. 이쪽이 높아야 에너지 낙차가 생기지만 반대로 저쪽이 낮아도 낙차가 생긴다. 자학이다. 단 그게 오래가지는 못한다. 최후에는 자학의 방법을 쓰게 된다.


    젊은 수컷에게 패배하여 권좌에서 쫓겨나게 된 늙은 침팬지는 친한 암컷들에게 하소연하며 데굴데굴 구르고 떼를 쓰며 생쇼를 하는데 그래봤자 약한 모습으로 비쳐져 하야하는 시점을 앞당길 뿐이다.


    그런데 늙은 침팬지는 왜 그런 미친 짓을 할까? 한 가지 분명한건 그 생쇼가 집단의 구성원 모두에게 정권교체 사실을 알리는 홍보효과가 있다는 거다. 대장 침팬지에게는 남성호르몬이 대거 분비된다.


    그런데 한 바탕 뒹굴고 나면 신체변화가 일어나 호르몬이 끊긴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모두들 그것을 눈치챈다. 즉 스스로 자신을 거세하는 절차다. 침팬지와 다르게보노보는 스킨십으로 우의를 다진다.


    밀려난 늙은 수컷 침팬지가 보노보 행동을 하는 것이다. 보통 그 장면에서 인정 많은 늙은 암컷 두어 마리가 와서 보듬어준다. 김병준과 한광옥처럼 그 상황에서도 돕겠다는 자가 한 두명은 꼭 나타난다.


    늙은 침팬지는 은밀히 힘을 기르며 암컷의 지지를 끌어내서 반격하는 길보다 한 두 마리 친한 암컷에게 의지하다가 결국 몰락한다. 젊은 수컷은 다르다. 대장 수컷과 싸우다 패배하면 일단 조용히 물러난다.


    은밀히 암컷 하나하나를 공략한다. 폭력을 써서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모든 암컷들이 젊은 수컷에게 힘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때 늙은 수컷에게 재도전한다. 이때 암컷들은 젊은 수컷 편을 들어준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따라다니며 자신을 괴롭힐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늙은 수컷이 자력으로 젊은 수컷을 퇴치하지 못하면 암컷들이 나서서 세대교체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정권교체가 일어난다.


    그런데 보노보는 모계사회이므로 그런 투쟁과정이 없다. 박근혜 행동은 늙은 침팬지의 떼쓰기 행동이며 친한 암컷의 동정을 구하는 것이며 이는 자신을 새누리당의 일원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개인은 임기만 채우면 그만이지만 새누리는 일단 물러나야 한다. 물러나서 다시 힘을 기르고 재도전하는 것이 정답이다. 박근혜는 늙은 침팬지이지만 새누리는 젊은 침팬지라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 젊은 수컷은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므로 뒤로 물러나 절치부심하며 다음 전투를 준비하지만 늙은 수컷이 타격을 입으면 호르몬이 분비가 끊겨 떼쓰기 행동을 하며 이는 보노보의 스킨십이다.


    스스로 자신을 거세하는 방법이다. 박근혜는 적의 동정과 자비를 구하는 늙은 수컷의 방법을 선택했다. 자신이 야당의 발목잡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보노보의 스킨십 전략을 선택한 것. 일시적 모면이다.


    그런 행동은 결국 정권교체를 앞당길 뿐이나 대신 집단 전체에 확실한 신호를 준다. 모두가 정권교체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즉 박근혜의 퇴행행동은 국민이 정권교체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행동이다.


    인간은 무의식에 의해 비합리적 행동을 하며 이는 자신을 희생시켜 집단 전체에 이익을 주는 행동이다. 대부분의 독재자들은 혁명기가 닥치면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퇴행행동을 했다. 동물의 본능이다.


    박근혜 퇴행행동은 한국인의 호르몬을 변화시킨다. 얌전한 사람도 분노하게 만든다. 모두가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인간 종의 유전자는 박근혜 하나를 희생시켜 한국을 구하라고 우리에게 명령한다.


    ###


    가폰신부와 김병준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이제부터는 인간의 시간이 다하고 신의 시간, 25시다. 러시아혁명을 촉발한 피의 금요일사태를 일으킨 가폰신부처럼 이쪽 저쪽에 양다리 걸치고 중재하려다가 오히려 파국을 앞당기는 결과를 내는 그런 인물이 꼭 한 명씩은 있다. 


    "1905년 1월 22일, 굶주린 노동자들은 니콜라이 2세에게 청원할 생각으로 차르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성가를 부르며 겨울 궁전으로 향했다. 행렬 선두에는 러시아 정교회의 가폰 신부가 있었다. 그는 비밀경찰의 스파이였다. 분노한 민심을 조금이라도 덜 위협적인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가폰 스스로도 과격한 혁명보다는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노동자의 이익과 당국의 선한 의지를 조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행렬은 오후 2시 광장에 집결했다. 대열 앞에는 '병사들이여, 인민들을 쏘지 말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들려있었다. 그러나 황제의 군대는 대열을 향해 일제사격을 했다. 1년 뒤 그는 동료에게 첩자임을 밝혔고 분노한 당원들에 의해 빨랫줄에 목메달려 죽었다. 혁명의 기로에서 반드시 출현하는 유형의 인물이다. [나무위키 발췌]


    이런 때 밑바닥 에너지를 보지 못하고 세치 혓바닥을 놀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바보들이 꼭 나타난다. 임진왜란을 중재한다고 나섰다가 정유재란을 일으킨 심유경이 그러하다. 프랑스 혁명기의 미라보도 비슷하다. 그런거 원래 잘 안 된다.


    역사는 에너지의 법칙에 의해 물리적으로 움직여갈 뿐 인간의 잔머리로 되는게 아니다. 



555.jpg


    영화 쇼생크 탈출의 모건 프리먼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가석방을 신청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죠. 그런데 마지막에는 성공합니다. 모건 프리먼은 자신이 교화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심사관은 눈빛을 봅니다. 내면에 에너지가 있는지를 봅니다. 완전히 기진맥진하게 되어 다시 재범을 저지를 능력조차 없는 폐인이 되었다는 확신이 들어야 가석방을 시켜주는 거죠. 인간의 작위적인 의도가 아니라 내면의 에너지가 결정합니다. 박근혜들은 완전히 진이 빠져야 물러날 악종들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9]id: 배태현배태현

2016.11.03 (15:20:40)

모든 퍼즐이 그야말로 한 줄에 싹 꿰어지는 요즘입니다. 벅차네요! ! !

[레벨:6]홍가레

2016.11.03 (19:32:05)

 심유경 언급했다가 이게 맞나 싶어서 지웠는데  비슷한 경우 맞군요.    그렇게 속여봐야 나중에 다 들통날게 뻔한데 한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11.04 (01:12:19)

가폰과 심유경에 왠지 뜨끔도 합니다
머리속에 정리안되는 모순이 하나 부딪히는데 오백방 맞기전에.좀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11.04 (07:44:30)

고대 중국의 치수가 떠올랐습니다.
우임금의 아버지는 물을 먹았다가 더 큰 재앙을 초래했고
우임금은 물의 흐름을 따라 잘 빠지게 치수해 결국 그 업적으로 임금이 되었다.

물을 에너지로 바꿔보면 에너지 흐름을 강요하지 않고 거기에 올라타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11.04 (09:30:50)

심유경과 가폰신부의 오류는

모든 사람이 각자 이익을 원한다는 즉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있는 것입니다.

이익과 이익의 충돌이라면 적당한 중재지점이 있고 

각자 원하는 것을 얻으면 되는 거지요.

풍신수길은 왜왕으로 인정받고 싶으니 

임금옷을 한 벌 하사하면 되고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며 이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어떤 힘에 끌려들어 수렁에 빠져 거기서 못 나오는 겁니다.

그것은 의사결정의 연결이라는 수렁입니다.

박근혜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자기 이익에 맞게

청와대에서 기어나오는 선택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는 교육받은 지성인만 할 수 있는 것.

버티면 욕만 더 쳐먹지 이익이 없어요.

그럼 박근혜는 왜 기어나오지 않는가?

나와서 뭐하지? 그 다음 단계가 없어 에너지 낙차를 못 만드는 거죠.

이때는 밖에서 누가 끌어내주면 되는데 정은아 전화해바.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6.11.04 (10:16:24)

딱 영화 소재네요. 재밌을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19]id: 배태현배태현

2016.11.04 (12:10:06)

이 사건은 로맨스/호러/코믹/블랙코믹/정치스릴러... 모든 장르 가능함돠. 물론 각본이 탄탄해야지만.ㅎㅎ

이 사건을 메인으로 할 수도 있고, 살짝 곁들일 수도 있고. 픽션과 논픽션의 에너지낙차로 여러 방향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듯. 그리고 앞으로 자연스레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져 나올걸로 예상.

한국인 입장에서 이 게이트는 미국인이 느꼈을 9.11의 충격을 뛰어넘는 일로 남을 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11.04 (11:02:28)

감사히 읽었습니다.

1. 인류중 지성인들만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고, 그 수는 매우 적다.
2. 가폰과 심유경은 99.9% 인류를 지배하는 에너지, 합리가 아닌 대부분의 의사결정의 뿌리를 보지 못하였다.
[레벨:17]눈마

2016.11.04 (11:05:33)

노무현 옆에 해외파가 없었죠. 인문사회학 교수층인데 제가보기엔 루저들입미다. 김병준이 끝을 보이네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52 순진무구한 최장집 어린이 image 김동렬 2016-11-15 9366
751 박근혜는 천재다 image 5 김동렬 2016-11-15 12083
750 김종필이 중요한 힌트를 줬다 image 1 김동렬 2016-11-14 12709
749 트럼프 돌풍과 정치적 올바름 image 3 김동렬 2016-11-13 10093
748 박근혜, 하야하기 딱 좋은 날 image 1 김동렬 2016-11-11 12242
747 트럼프가 파괴하는 즐거운 미국 image 5 김동렬 2016-11-09 16835
746 박근혜를 처리하는 방법 image 김동렬 2016-11-08 9681
745 박근혜 결국 하야한다 image 3 김동렬 2016-11-07 9410
» 김진명과 박근혜 image 9 김동렬 2016-11-03 11576
743 박근혜의 정신병 증거 image 4 김동렬 2016-11-03 16627
742 대구가 박근혜를 쏘았다 image 김동렬 2016-11-02 13198
741 김종인, 김병준, 손학규 똥됐다. image 3 김동렬 2016-11-01 14583
740 최태민이 박정희를 죽였다. image 1 김동렬 2016-10-31 10233
739 최순실을 족쳐보자. image 1 김동렬 2016-10-29 9459
738 탄핵이냐 하야냐 재신임이냐? image 1 김동렬 2016-10-27 11638
737 박근혜의 라스푸틴 최순실 image 6 김동렬 2016-10-26 19357
736 박근혜, 버텨야 산다. image 9 김동렬 2016-10-26 12107
735 탄핵도 싫다. 자진하야가 답. image 5 김동렬 2016-10-25 13129
734 최순실개헌, 반기문만 망했다 image 2 김동렬 2016-10-24 10529
733 최순실 도망치고 박근혜 뒤봐주고 image 2 김동렬 2016-10-21 9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