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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507 vote 0 2016.10.03 (10:38:39)

      

    구조론은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방대한 학문체계다. 근대과학의 학문체계를 뿌리부터 뒤집어버리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하겠다.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 서구 구조주의 철학에 대해서는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구조론과 유사한 데가 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구조주의 안에 구조가 없다. 구조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는 하나 구조 그 자체를 논하지는 않는다. 구조라는 단어조차 잘 언급되지 않는다. 과학적인 태도와 과학 그 자체는 다른 것이다. 비과학인 주술도 얼마든지 과학적으로 보여질 수는 있다. 구조적에서 적的을 떼고 구조 그 자체를 논해야 한다. 구構는 얽힘이고 조造는 지음이니 얽힘은 대칭이고 지음은 호응이라 세상은 대칭과 호응의 원리로 조직되어 있다. 구조는 곧 의사결정구조이니 만물은 대칭과 호응으로 의사결정한다. 대칭의 종류에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이 있으니 매개변수라 다섯 매개변수가 하나의 사건을 조직하니 세상은 알갱이의 집합이 아니라 사건의 복제와 연결로 되어 있다. 대칭은 짝지어 복제하고 호응은 연결하여 전달하니 곧 상호작용이다. 만물이 어떻게 짝짓고 또 어떻게 따르며 또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이는 구조주의를 채우는 구체적인 콘텐츠다. 구조의 콘텐츠를 채우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구조주의를 논할 수 있는 것이다. 주술사도 나름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는 하나 사물들의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모르면 그것이 과학은 아니다. 과학은 수학에 근거하나 오늘날의 수학은 대칭과 호응을 논하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이 몇 개의 매개변수로 구성되는지를 논하는 수학자는 아직 없다. 주술사도 나름 문제해결에 성공하곤 하나 그것이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구조론 없이도 과학이 기능하나 그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 그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주술사의 태도에서 과학가의 태도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세상을 알갱이의 집합으로 본다. 원자론으로 보고 집합론으로 본다. 틀렸다. 콩깍지를 까면 콩알이 나오고 밤송이를 까면 밤톨이 나온다는 식이니 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주어진 대상 내부에서 답을 찾고자 하니 이는 주술사의 관점이다. 과학은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것이다. 양파껍질을 계속 까면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다. 찾고자 하는 답은 껍질의 순서에 있다. 답은 안쪽에 없고 바깥에 있다. 내부의 의미에 없고 바깥의 맥락에 있다. 근본적으로 세상은 요소가 집합된 것이 아니라 원본이 복제된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의 요소를 봐서는 알 수 없고 바깥의 원본을 봐야 답을 찾는다. 학문의 첫 단추를 꿰는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 숫자 2라면 2를 집합으로 보고 그 집합의 원소를 찾는 식이다. 틀렸다. 2는 3과 1이 만나는 접점일 뿐 2 안에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다. 그 속은 텅 비어 있으며 마땅히 비어있어야 한다. 어떤 것을 규정하는 것은 그 자체에 내재하는 고유한 속성이 아니라 바깥과 연결되는 상호작용 관계다. 그렇다면 그 관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구조론이 이를 규명한다. 바깥에는 사건과 그 사건의 완전성이 있고 이를 성립시키는 에너지의 입출력이 있고 그 짝짓기의 방향과 거기에 연동되는 순서가 있다. 방향을 알아 짝지을 수 있고 순서를 알아 실마리를 풀어가면 문제가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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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 안에서 밖으로 나가기는 어려우나 미로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기는 쉽습니다. 근대과학의 방법론은 미로 안에서 출구를 찾는 격이라 혹은 성공하기도 하고 혹은 실패하기도 합니다. 구조론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격이라 매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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