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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920 vote 0 2010.01.28 (00:34:17)

구조론을 알아야 하는 이유


당신이 구조론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첫째 남들이 다 아는 구조론을 혼자만 모르게 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모두가 모르는데 혼자만 구조론을 알게 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학문이다. 그러나 수학 몰라도 살아가는데 별 지장은 없다. 마찬가지다. 구조론을 몰라도 살아갈 수는 있다. 그러나 다 아는데 혼자 모른다면 곤란한 일이 일어난다.


구조론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판이 나눠지는 수가 있다. 그것으로 차별화가 일어난다. 그럴 때 타겟이 되는 수가 있다. 편견의 희생양이 된다. 그룹에서 배제되는 구실이 될 수가 있다.


반대로 모두가 모르는데 혼자 안다면 유익하다. 그럴때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구조론은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해결이 필요한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구조론을 알아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당신이 지금 구조론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모르는가? 완전성을 모른다. 주도권을 모른다. 역설을 모른다. 대칭을 모른다. 단서를 모른다.


이는 포지션들이다. 당신은 포지션들이 모여서 이루는 시스템을 모른다. 포지션들의 출발점이 되는 패턴을 모른다. 패턴들 사이에서 성립하는 밸런스를 모른다. 밸런스의 축과 대칭을 모른다.


포지션들 사이에서 성립하는 에너지의 입구와 출구를 모른다. 에너지가 치고나가는 방향성을 모른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를 모른다. 인과법칙을 성립시키는 일의적 결정원리를 모른다.


존재론과 인식론의 차이를 모른다. 어떤 일의 전체과정을 모른다. 우선순위를 모르고 접근경로를 모른다. 상대경로와 절대경로를 모른다. 거의 모든 것을 모른다. 공부하여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존재는 물질에 앞선다. 물질은 존재에 에너지를 태워 얻어지는 이차생성물이다. 에너지가 조직되어 물질을 만드는 것이 원자 개념이라면, 질서가 조직되어 존재를 만드는 것은 인자 개념이다.


● 질 서 - 인자≫ 존재

● 에너지- 원자≫ 물질


인자는 질≫입자≫힘≫운동≫량이 있다. 질은 완전하다. 입자는 주도한다. 힘은 역설이다. 운동은 대칭된다. 양은 단서가 된다. 구조론을 안다는 것은 이 다섯 포지션들 사이의 질서를 아는 것이다.



[질은 완전하다]


시스템의 완전성을 알아야 한다. -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가는 것이 완전하다. 자동차는 불완전하다. 운전자가 있어야 움직인다. 그러나 씨앗은 들판에서 저절로 싹튼다.


완전한 것은 생명의 성질을 가진다. 자기를 복제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우주의 팽창, 생물의 성장, 역사의 진보, 문명의 발전, 예술의 성취에는 완전성이 있어서 작품의 완성도를 이룬다.


완전성은 낳음이다. - 진정한 가치는 낳음에 의해 얻어진다. 모든 창조하는 것에 낳음이 있다. 가치를 창출하고 질적인 비약을 이룬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온다.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깨달음, 소통, 공명, 증폭, 전파, 생장, 생명, 진보, 발전, 성공, 완성 등 모든 살아서 숨쉬고, 호흡하고, 맥박이 뛰고, 피가 돌고, 사랑하고,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에 완전성이 숨어 있다.



[입자는 주도한다]


조직의 주도권을 알아야 한다. - 성장하고 발전하여 점점 커지는 조직의 내부에는 반드시 주도권이 숨어 있다. 주도권이 깨지면 조직 전체가 죽기 때문에 조직은 주도권을 보호하려는 속성이 있다.


주도권이 붕괴하면 전체가 다 죽는다는 점을 내세워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이기도록 판을 설계할 수 있다. 잘못은 남에게 미루고 성과는 내것으로 할 수 있다.


점점 커지는 것에 주도권이 있다. - 운동이라면 가속도가 있을 때, 정치라면 점점 세력이 불어날 때, 자본이라면 이윤이 점점 증가할 때 점점 불어나는 기세를 타고 흐름을 탔을 때 주도권이 있다.


흐름을 잃고 가속도를 잃고 기세를 잃으면 주도권은 사라져 버린다. 그러므로 나쁜 정치인은 고의로 외교마찰을 일으켜 일을 크게 벌인다. 사업가는 어려울수록 오히려 더 큰 사업을 벌이려든다.  



[힘은 역설이다]


싸움의 역설을 알아야 한다. - 역설은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가 얻어지는 것이다. 모든 싸움은 역설의 원리에 지배된다. 이기는게 결과적으로 지는 것이고 지는 것이 오히려 이기는 것이다.


싸우는 양측의 대칭성 위에 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축의 밸런스 원리가 작용하여 역설을 일으킨다. 정치판에서 흔히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축인 유권자가 대칭되는 여야의 승부를 뒤집는다.


연인사이의 사랑싸움이라도 그러하다. 사랑이라는 축이 여자와 남자의 대칭을 제어하여 밸런스를 회복하므로 승부가 뒤바뀐다. 싸움은 축을 해체하려 하고 축은 자신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형제가 싸우면 가정이 해체된다. 이때 축 역할의 부모가 개입하여 대칭되는 형제의 승부를 뒤집어 놓는다. 패자에게 승리를 주고 승자에게 패배를 준다. 그래야 가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종속된 것에 역설이 있다. - 역설은 주도권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흐름을 탔을 때 모든 것이 유리하게 되는 것이 주도권이라면, 반대로 흐름을 놓쳤을 때 모든 것이 불리하게 나타나는 것이 역설이다.


힘이 있는 쪽이 주도권을 쥐면 힘이 없는 쪽이 역설에 지배된다. 엔진이 없이, 에너지가 없이, 돈이 없이, 다른 어떤 힘센 것에 빌붙어 있으면 항상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를 얻게 된다.


기업이라면 하청업체, 부잣집이라면 하인, 계약서라면 갑이 아니라 을이 되는 사람은 역설에 의해 지위가 불안정해진다. 잘하면 시기를 당하고, 앞으로 나서면 미움받고, 가만 있으면 내쫓긴다.




[운동은 대칭된다]


움직이는 것의 대칭을 알아야 한다. - 상부구조에 일원론적인 주도권이 있다면 하부구조에는 2원론적인 대칭성이 있다. 모든 흑백논리, 이분법, 이항대립적 사고, 이원론적 사고, 선형사고의 출발점이다.


야구공이 있다면 앞도 없고 뒤도 없다. 야구공이 움직이는 순간 앞과 뒤, 진보와 보수, 주인과 하인, 임금과 신하, 음과 양, 여자와 남자로 쪼개진다. 이때 그 이원적 질서는 야구공 자체에 있지 않다.


야구공과 주변환경과의 만남에서 앞과 뒤가 성립한다. 모든 흑백논리, 이원론, 이분법적 사고는 운동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운동이 정지할 때 음양도, 남녀도, 군신도, 장유도, 앞뒤도, 전후도 사라진다.


더 많이, 더 길게, 더 넓게, 더 크게, 더 높이, 더 빠르게 하려는 것에 운동의 대칭이 있다. 전후좌우, 고저장단, 주류와 비주류, 리듬과 템포, 4계절, 모든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 것에 대칭이 있다.


모든 비교판정되는 것에 대칭이 있다. 승자와 패자, 일등과 꼴찌, 합격과 불합격, 흑인과 백인, 여성과 남성, 강자와 약자, 빈자와 부자로 분별하여 나누는 것에 대칭이 있다. 그 대칭은 모두 허상이다.


대칭을 알면 시합에 이긴다. - 모든 스포츠맨은 들숨과 날숨을 알아야 한다. 그 들고 나는 호흡의 대칭성에 집착할게 아니라, 그 대칭되는 양자를 동시에 통제하는 축으로서의 밸런스를 알아야 한다.


와인드업을 하는 투수라면 치켜드는 발과 뒤로 젖히는 팔 사이의 밸런스를 알아야 한다. 그 대칭되는 둘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인체의 축을 찾아내야 한다. 그럴 때 무너진 투구폼은 바로잡힌다.


먼저 내 안의 대칭이 있다. 왼발과 오른발의 대칭이 존재한다. 이 내부대칭을 피아간의 외부대칭과 연동시킨다. 오른발과 왼발의 대칭원리를 상대선수와 나의 대칭과 연계시킬 때 힘을 발휘한다.


더 나아가 피아간의 대칭을 선수와 관객사이의 근원적인 대칭으로 확대시킬 때 진정한 힘을 얻는다. 야구감독이라면 시합전에 선수단 내부의 대칭이 존재한다. 시합중에 우리팀과 상대팀의 대칭이 있다.


시합이 끝나면 관객과 리그 사이의 대칭이 있다. 이 세 가지 대칭을 한 줄에 꿰어 연동시킬 때 힘은 극대화 된다. 골퍼라면 공과 퍼터의 대칭, 퍼터와 몸의 대칭, 몸과 대지의 대칭이 한줄에 꿰어져야 한다.



[양은 단서다]


사건의 단서를 알아야 한다. - 사건은 항상 작고 사소하고 엉뚱한 것에서 촉발된다.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점점 커진다. 거기에 필연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조짐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단서들에 민감해야 한다. 단서는 반드시 외부에서 이질적인 것의 침투 형태로 나타난다. 어딘가 뚫렸다면 아주 작은 일이라도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그것이 조짐이기 때문이다. 가장 작은 힘으로 가장 큰 것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처음 사건이 시작되는 말단부, 첨단부, 변방의 파수보는 뾰족한 지점들을 미리 확보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주변부에 단서가 있다. - 사건은 반드시 주변부에서 시작된다. 중심부의 사건은 큰 일이라도 조정하여 숨길 수 있다.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은 작은 일이라도 바람을 타면 갑자기 훅 옮겨붙는다.


중심부는 가운데 끼어있어서 활동이 제약되므로 자유롭게 사건을 진행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위대한 역사의 변혁은 언제나 그렇듯이 주변부에서 아웃사이더에 의해 촉발되곤 한다.


어떤 큰 사건도 사소한, 일상적인, 주변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범죄사건이라면 작은 담배꽁초 하나가 추적의 단서가 된다. 왜냐하면 중요한 증거인 흉기는 범죄자가 꽁꽁 숨겨놓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이 질적으로 수준이 높은, 우월한, 고상한 것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질이 낮은 데서, 아무런 생각없이 웃고 떠드는 대중들 틈바구니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지식인이 변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중이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질≫입자≫힘≫운동≫량 중에서 가장 낮은 것은 양이다. 그러므로 사건은 양적 변화로부터 촉발되곤 한다.


내가 양으로 작업하면 상대방은 더 많은 양으로 공세를 취할 것이다. 이때 운동으로 옮겨가면 승리한다. 상대가 더 센 운동으로 나오면 힘으로 옮기고, 상대가 더 센 힘으로 나오면 입자로 옮겨서 이긴다.


상대가 더 센 입자로 나오면 질로 제압한다. 그 반대로 가서 처음부터 뛰어난 질로 승부를 시작하면 애초에 싸움이 촉발되지 않아 실패한다. 상대가 질것이 뻔한 승부를 피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고수는 낮은 곳에 거하며 대중들과 호흡을 같이 한다. 그러나 거기에 빠져들지는 않는다. 대중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알았거든 대중을 이끌어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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